묻지마 취업(就業)

입력 2016-02-15 09:31 수정 2016-08-05 04:11
수년 전 우리 사회를 약간은 더 들썩하게 하였던 '묻지 마 관광'이라는 말이 있었다. 이성적 가치관이 점점 사라져가는 한국 사회에서 인간의 본성을 꿈틀거리게 하였던 이른바 비정상적인 사회적 해방구였다.

'묻지 마 취업'이라는 말이 회자되는 사회가 되었다.

대학을 졸업하였지만 경기는 안 좋고 취업 또한 어려우니 일단은 직장 생활을 해서 돈을 벌어야 한다는 조급함과 따가운 주변의 시선이 어우러져 나온 용어이다.

문제는 취업 이후의 행태이다. 불과 몇 개월을 다니지 못하고 이런저런 이유로 직장을 그만두고 실업자로 백수로 전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학생활에서 고민하고 어느 정도는 정리되었어야 할 것들이 막상 직장이라는 현실의 벽 앞에서야 실감하게 되니 결국 또다른 인생의 기회비용을 지불해야 함은 당연지사가 되고 만다.

자신의 성격과 적성보다는 수능 점수의 결과로 대학을 들어가 취업 준비 공부를 해야만 하니 정작 직업과 적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 볼 기회가 적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 주는 딜레마이다.

 

필자의 인연 중 부모가 전문직 종사자인 아들이 있다.

길고도 길었던 중고등 학창시절을 보내고 우여곡절 끝에 지방에 있는 모 공대에 입학하였다. 가까스로 1년 대학 생활을 마치고 군 전역 후 부모와의 갈등도 불사한다며 자신이 원하는 요리 전문대학에 진학하였다.

하고 싶은 것을 하니 2년 내내 장학금을 받았고 급기야는 졸업 후 유명 호텔에 입사 제의까지 받게 되었다. 그러나 아들은 조금 더 전문적으로 요리 공부를 하고 싶다며 유학을 떠났다.

필자를 찾아와 시종 아들에 대한 원망과 불만을 토로하였던 어머니는 어느덧 변화된 아들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었다.

청소년들과의 상담에서 발견되는 아쉬운 점은 스스로가 이류라고 생각하며 좀처럼 자신감을 갖지를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자신의 진로가 수능등급이라는 성적의 줄로만 결정되는 현 제도의 영향이 크게 작용한 탓이라 생각된다.

일류만이 통용되는 세상에 살다 보니 어느 것 하나 일류 출신이 되지 않으면 이 세상을 살아가기가 그리 쉽지 많은 않다. 그러나 학교 성적 일등이 사회생활의 일등이 아니라는 사실을 아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우리 주위에서는 학창시절 흔들리고 방황하였지만 부모의 이해와 기다림으로 오히려 하고 싶은 것을 준비하고 찾아서 실행에 옮겼던 이들이 인생의 성공자였던 경우가 다수였기 때문이다.

 

운이라는 인생의 양념은 저마다 타고난 오행의 흐름으로 이어진다.

부족한 자신에게 필요한 운의 흐름이 올 때는 이른바 대운이라고 하여 모든 것이 행복하다. 반대로 나를 조이고 간섭하는 운의 흐름이 오면 모든 것이 짜증이 나고 심지어 나는 왜 이럴까라는 조바심에 괜히 불안해 지게 된다.

이러한 양념의 맛을 미리 알 수 있다면 인생을 살아가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겠지만, 설사 그 맛을 모른다고 하더라도 주위의 평판이 뭐라 하던지 현재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이 올바른 길이라고 생각되면 자신을 가지고 삶에 집중하게 되면 자연히 그 맛을 느끼게 된다. 결국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기 때문이다.

한정된 일자리는 매년 쏟아지는 대학 졸업생들을 모두 수용할 수가 없다. 사회의 줄을 오로지 성적만으로 세우기 때문이다.

인생의 줄을 단순히 학업 성적순으로 세운다면 한 줄밖에 만들 수 없지만 적성으로 줄을 세우면 몇 줄이라도 세울 수가 있다. 당연히 여러 가지 분야에 종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게 된다.

부모로서 내 아이의 영어 수학 점수를 올리기 위해 여러 학원을 전전하는 것도 좋지만, 혹시 아이의 성적의 줄이 너무 긴것 같다면 다른 짧은 줄을 찾아보는 용기도 필요하다.
동양철학의 비문(秘文)인 기문둔갑(奇門遁甲)을 연구하고 있으며 강의와 상담을 하고 있습니다. (저서 : 우리아이의 인생그릇은 타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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