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칭화대에서 만난 한국 학생들 2

입력 2012-02-10 01:15 수정 2012-02-10 01:16
중국은 경제 규모 면에서 아시아의 맹주였던 일본을 이미 제쳤다. 중국은 13억에 달하는 인적 자원과 더불어 풍부한 천연 자원을 가지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경제 발전을 이룩할 것이라는 예상도 계속 나오고 있다. 물론 경제 성장의 속도와는 다르게 중국 국민의 질서의식은 아직도 갈 길이 멀다. 중요한 것은 중국과의 수교 이후 우리나라도 중국의 경제권에 들어가 무역 의존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이 중국으로 유학을 떠나는 한국 학생의 수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중국 출장 중 중국 최고 명문이라고 알려져 있는 칭화대에서 공부하고 한국인 유학생회에서도 열심히 활동하고 있는 한국 학생을 인터뷰하는 귀중한 기회를 가졌다.











1. 본인과 칭화대 한국 학생회에 대해 소개해 주시기 바랍니다.(학생회의 규모나 현지에서의 구체적 활동 등등 )







저는 칭화대학교 미대 4학년에 재학중인 김지영이라고합니다. 현재 한국인 유학생회 홍보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저희 학생회는 19대째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학생회가 주로 하는 일은 많은 한국 학생들이 모국을 떠나 중국이라는 큰 나라에 와서 문화적 차이, 미래에 대한 불안함 등의 문제로 고민이 많은 것이 사실인데, 보다 유익한 학교생활을 즐길 수 있도록 취업설명회, 초청강연회, 한국유학생 세미나 등을 통해 도움을 드리는 것입니다.

또한 중국학생들에게 한국의 문화를 알릴 수 있는 문화제를 열기도 합니다. 각 과의 학생들이 모여 학생회라는 봉사단체를 만들고 그 학생들이 힘을 모아 기획부터 홍보까지의 모든 업무를 맡아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부원에서 시작하여 부장이라는 학생회 간부 일을 지난 2년 동안 맡았는데 학생회 부원들, 간부들의 진실됨을 모아 학생들에게 봉사한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한국 학생들이 학생회를 통해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칭화대 한국인 유학생회 2009년도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기념 사진)










2. 중국으로 유학을 오게 된 가장 큰 요인은 무엇인지요.?







저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중국 청도 라는 곳에서 유학을 시작했습니다. 어린 나이여서 부모님의 권유로 유학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어렸을 땐 외국으로 간다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많았고 중국이라는 나라가 너무 싫었습니다. 나중에 와서 부모님 말씀을 들어보니 입시 위주의 한국의 교육시스템이 저에게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셨다고 합니다. 제가 보다 자유롭게 성장하기를 바라셨고, 또 중국이라는 나라가 앞으로 무한한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셨다고 합니다.






(칭화대 미대 4학년 김지영 학생)










3. 중국에서 공부하면서(혹은 살면서) 느꼈던 가장 큰 문화적 차이는 무엇인가요.?









우선 중국은 예전에 비해 경제적으로 많이 발전하였고 현재도 계속 발전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공부를 하는데 있어서는 문화적 차이는 쉽게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 이유는 한국 교육시스템은 입시 위주로 늘 친구들과 경쟁을 해야했었는데, 중국 또한 공부에 대해선 양보가 없을 정도로 정말 열심히 하는 것 같습니다.



제일 큰 문화적 차이는 생활에서 나타나는 것 같은데요. 한국은 다른 나라보다 예절을 중요시 하지만, 중국은 아직 예절에 대해선 많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서비스업이라고 하면 한국에선 고객의 불만이 접수되면 고객의 의견에 맞추어 가지만, 중국은 손님에게 돈을 던져주는 경우도 있고 있고 서비스에 대한 불만을 이야기해도 별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학생들이 나쁜 짓을 해도 개의치 않는 것을 보면서 처음 중국에 왔을땐 많은 충격을 받았었던 기억이 나네요.













4. 칭화대학은 베이징 대학과 더불어 중국 최고의 명문 대학으로 알고 있는데, 칭화대학에 다니고 있는 중국 학생들의 수준은 실제로 어떤가요.?







칭화대학은 세계 대학순위 47위에 진입했습니다. 우리나라의 명문대라고 하는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보다 수준이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 유학생들도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이 학교에 들어와 공부를 하고 있지만, 중국 친국들과 비교될 수 없을 정도로 중국 학생들의 수준은 높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칭화대는 중국의 MIT라고 불리는데 그만큼 이공계 분야가 유명합니다.

Wikipedia에 검색하면 나오는 유명한 교수님과 수준 높은 수업으로 외국의 수많은 교환학생들이 파견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유학생들은 중국학생들과 달리 유학생이라는 특혜를 받는 것이 사실이지만 중국 학생들은 높은 수준에 맞춰 공부한다는 것이 대단합니다. 중국 친구들은 밤을 새워가며 미친 듯이 공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중국인 기숙사는 정해진 시간 이후엔 다 소등이 되는데, 화장실 불빛을 이용하여 공부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입니다. 그만큼의 열정이 있기 때문에 수업을 따라 갈 수 있는 것이겠죠.





(칭화대 정문 근처에 있는 캠퍼스 지도: 캠퍼스가 상당히 크다)












5. 한국에는 연고전 같이 라이벌 관계에 있는 학교가 정기적으로 스포츠 대회를 여는데 중국에도 이와 비슷한 것이 있나요.? (꼭 칭화대와 베이징대가 아니어도 좋습니다.)







중국 학생들끼리 하는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의 연고전과 같이 북경대 한국 학생회측과 칭북전 기획을 같이 했었습니다. 하지만 모국이 아니기 때문에 몇 백 명의 유학생들이 중국이라는 나라에서 무언가를 한다는 것에 공안국 허가가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외국인이라는 신분인데 다른 나라에서 몇 백 명이 같이 움직인다는 것이 위험하다고 판단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너무 아쉬웠지만 힘들게 기획해 오던 칭북전 행사는 취소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소규모로 각 학교끼리 농구,축구, 야구 등의 시합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현재 북경에서 리그를 만들어 경기를 하고 있습니다.









6. 중국은 엄청난 속도로 경제 발전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에 못지 않게 많은 사회적 문제를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중국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요.?







중국은 실로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빈부격차와 공산주의라고 생각합니다. 여기 유학하면서 정말 크게 와 닿았던 것은 부유한 사람들은 정말 상상하지 못할 정도로 잘 살지만, 못사는 사람들은 밥을 먹지 못할 정도로 힘들게 사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린 아이가 담배를 피워도, 사람이 맞아 죽는 광경을 보아도 아무도 나서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살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규칙이 필요다고 생각하는데 돈이 되는 것이면 무엇이나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도덕 불감증이 사회에 팽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인이 보기에는 이해가 되지 않는 일들이 중국에서는 비일비재하게 일어납니다. 중국인들도 그게 옳지 않은 것이라는 것 쯤은 알겠지만 ‘ 나만 아니면 된다 ’ 라는 생각이 만연하고 있습니다.








(미대 수업 장면)










7. 중국에서 학교생활을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무엇인가요.?







한국처럼 느껴질 정도로 칭화대 주변은 거의 한국화가 되어있습니다. 한국인이 많기 때문에 같은 나라 친구들과 어울리는 게 대다수인데요. 저 또한 한국 친구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훨씬 많았습니다. 그래서 같은 반 친구들 조차도 많이 친해지지 못했는데, 같이 졸업을 앞둔 상황이 되니까 많은 얘기를 하게 되었습니다. 졸업하면 어디로 갈 건지, 무엇을 할건지, 정말 사소한 얘기들까지 많이 나누었습니다. 밤을 새워 이야기 한 적도 있습니다. 중국인이라고 하면 먼저 거부감이 들었던 게 사실이고 문화적 차이, 언어소통의 문제 등으로 항상 피하기만 했던 저인데 너무 아쉬웠습니다. 지금은 졸업논문과 작품을 서로 상의도하고 개인적인 상담도 주고받는 중국 친구가 많습니다. 더 많이 중국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기도 합니다.









8. 중국으로 유학 가려는 한국 학생들이 아주 많습니다. 이들에게 선배로서 해주고 싶은 말은?







이미 많은 한국학생들이 중국에서 유학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외국이라고 느쪄지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도, 길을 지나가도 한국말이 많이 들립니다. 중국어를 배우고 싶고, 중국에서의 공부라는 큰 꿈을 안고 오신다고 해도 많은 유혹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 유혹들을 뿌리치는 것이 가장 힘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조차도 어렸을 때부터 중국에 유학을 왔고 유혹에 빠지기도 하고, 막무가내로 부모님이 보내주신 생활비를 펑펑 써가며 놀아보기도 했습니다.

중국에서 공부하는 유학생으로써, 졸업을 앞 둔 선배로써 해 줄 수 있는 말은 ‘자기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만 살자’ 입니다. 뭐든지 열심히 하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 나는 운이 없어서 열심히 해도 안될거야 ’ 제가 항상 입에 달고 살았던 말 이었습니다. 지금 졸업을 앞둔 저는 생각이 180도 변했습니다. 정말 내가 부끄럽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했다면 그게 빠르든, 느리든 꼭 돌아온다는 사실을 사회에 나가기 전에 깨달았네요. 유학을 결심했다면, 그게 꼭 중국이어야 한다면 굳은 결심을 했으면 해요.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을 정도만 할 수 있다면 중국이라는 나라도 내 미래를 결정 짓기에 정말 좋은 나라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칭화대 캠퍼스는 고전과 현대가 잘 섞여있다.)






유학을 떠나기 전 굳은 결심을 하라는 김지영 학생의 말은 이미 유학 생활을 경험한 나에게도 새롭게 다가 왔다. 유학 초기에 현지인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문화적 차이 때문에 고민했던 예전의 기억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김지영 학생과의 인터뷰가 중국으로 유학을 떠나려는 많은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비단 중국으로의 유학이 아닐 지라도 외국에서 생활하는 삶의 자세를 잘 표현해준 것 같다. 눈이 오는 칭화대 캠퍼스는 조금은 우울하게 보였지만 그래도 많은 한국 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하는 열정이 느껴졌다.

- 이 글은 12월 20일 교과부 블로그에 본인이 기고한 글입니다.
숭실대학교 글로벌통상학과에서 국제통상협상론과 무역경영론을 가르치고 있다. 해외파견 근무 및 55개국 300여개 도시를 여행한 경험을 토대로 글로벌 문화에 대한 글을 여러 매체에 기고하고 있으며 한류산업과 다문화시대의 협상 분야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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