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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문화 블루칩 뽀로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자동차 회사가 국내외 시장에 일 년 동안 차를 판매하고 거둔 영업이익과 국산토종 캐릭터 뽀로로가 창출하는 경제적 효과 중 더 큰 것은 무엇일까. 정답은 당연히 뽀로로의 경제적 효과이다. 세계 굴지의 자동차 회사가 일 년 동안 수백만 대의 자동차를 정성을 다하여 생산하여 판매하고 만들어 낸 영업이익이 단 하나의 애니메이션 캐릭터가 창출하는 경제적 효과보다 작다는 것이 언뜻 보면 상상이 가지 않을 것이다. 굳이 특정 자동차 회사의 각종 실적 자료를 언급하지 않더라도 뽀로로가 만들어내는 여러 가지 관점의 영향력은 실로 대단한 것이 아닐 수 없다.




뽀로로의 경제적 효과를 돈으로 환산하면 5조 7천억 원에 달하고, 3만 6천명이 뽀로로 관련 산업에서 일하며 뽀로로 자체의 브랜드 가치는 무려 8천억 원에 달한다고 한다. 이쯤 되면 잘 키운 캐릭터 하나가 열 개의 자동차 회사가 안 부러울 정도라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그러나 이것은 현재의 가치이고 글로벌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고 난 후의 모습은 상상이 불가능할 정도다. 이러다 보니 세계 최대의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의 디즈니사에서 뽀로로를 인수하려는 제의를 해올 정도다. 물론 디즈니사의 제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뽀로로는 뽀통령이라고 불릴 정도다.

뽀통령이 만드는 세상은 재미있다. 뽀통령이 만드는 세상에는 권력을 쟁취하기 위한 투쟁도 없고 늘 뉴스를 장식하는 단골메뉴인 비리 사건도 없다. 늘 즐겁고 늘 박진감이 넘친다. 뽀통령은 어린이들에게 너무 인기가 좋아 그 중요성이 대통령에 필적한다는 순수 토종 캐릭터 뽀로로를 지칭하는 용어라고 한다. 어린이들 사이에서 뽀로로의 인기는 우리 사회의 어떤 유명인과도 비교되지 않는다. 스포츠 스타가 아무리 인기가 높아도 한류의 중심에 서있는 아이돌 그룹도 뽀로로의 인기에는 비견될 수 없다.

 

7월 20일부터 24일까지 코엑스에서 전시된 SICAF(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 가서 뽀로로의 인기를 실감하고 왔다. 뽀로로 모형과 함께 사진을 찍는 긴 행렬을 통해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아이들보다 오히려 아이를 데려온 보호자들이 더 좋아하는 것을 보고 아이들만 좋아하는 것이 아닌 토종 국민 캐릭터가 되어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마치 유년시절 미키마우스에 열광하고 톰과 제리를 보며 한없이 웃었던 때와 비슷했다.


 
어린이 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좋아하는 순수 토종 캐릭터 뽀로로

사실 만화와 캐릭터 산업을 말할 때 이웃나라 일본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만화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애니메이션에서 캐릭터 산업으로 발전하여 엄청난 경제적 효과를 일군 캐릭터들이 무수한 나라가 일본이다. 학교 체육대회 때마다 마징가 제트와 캔디 캔디의 주제가를 목청껏 노래 불렀던 세대들에게 있어서 마징가와 캔디는 지금 생각해도 한 시대를 풍미한 캐릭터였다.
일본 캐릭터의 특징은 각 분야별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로봇을 이야기할 때 건담시리즈를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모델로 제작이 되어 국내에서는 동호회 활동도 활발하다. 만드는 난이도를 보면 단순히 어린애가 장난삼아 조립하는 수준이 아닌 고도의 테크닉이 필요한 단계의 제품도 많고, 일본에서는 로봇 본체에 색칠을 하는 전문 과정이 있을 정도이다.

 
프라모델로 제작되어 많은 나라에서 마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일본의 건담


미국 또한 여러 가지 캐릭터를 확보하고 있는 나라이다. 디즈니사에서 제작한 만화영화는 전 세계 어린이들을 열광시켰다. 동물을 주제로 한 미키 마우스나 도널드 닥 이외에도 심슨가족(The Simpsons) 과 같은 경우는 가족 구성원 하나하나가 캐릭터가 되어 성인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다분히 익살스러운 가족이지만 각 에피소드마다 훈훈한 가족애를 보여준 심슨 가족은 미국의 FOX TV에서 약 8개월 정도 밖에 방영되지 않았지만 그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물론 심슨 가족에 나오는 각각의 캐릭터 상품이 각 국가별로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팔려나가고 있다. 미국은 몰락한 자동차 회사는 있을지라도 적어도 캐릭터 문화 산업에서 만큼은 그 명성이 쇠퇴하지 않았다.

 
가족 구성원 하나하나가 캐릭터 상품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미국의 심슨 가족


국내에서도 각 지자체마다 만화와 애니메이션 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신진 작가들에게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부천에 우리나라 최초의 만화규장각이 있는 것처럼 광주광역시도 GITCT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를 설립하여 문화 산업, 특히 뽀로로와 같은 대박 신화를 만들어내는 캐릭터 제작에 제작비 지원 등의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고 한다.

이제 유형의 재료를 넣고 실생활에 필요한 제품을 만들어 내는 것과 더불어 사람들에게 용기와 즐거움을 주는 문화 사업에 많은 투자를 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고무적인 변화라 아니할 수 없다.

 

이제 한 나라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잣대가 예전에는 확보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의 숫자였다면 앞으로는 그와 더불어 얼마나 많은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느냐로 판가름되는 시대가 올 것임에 틀림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현재의 뽀로로 열풍과 글로벌 시장 진출의 의미는 아주 크다고 할 수 있다. 만화 애니메이션산업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일본이나 미국 같은 인기 캐릭터 보유국보다 많이 늦었지만 K-POP이 유럽의 팬을 급속도로 확보해 나가는 것처럼 우리나라의 만화 애니메이션 캐릭터 산업도 그와 못지않게 새로운 한류를 확산시키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 그런 면에서 뽀로로는 진정한 글로벌 문화 블루칩이라 말하지 않을 수 없겠다.


– 이 글은 8월 8일 교과부 블로그에 본인이 기고한 글입니다.

숭실대학교 글로벌통상학과에서 국제통상협상론과 무역경영론을 가르치고 있다. 해외파견 근무 및 55개국 300여개 도시를 여행한 경험을 토대로 글로벌 문화에 대한 글을 여러 매체에 기고하고 있으며 한류산업과 다문화시대의 협상 분야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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