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글로벌 리더의 마법

” 난 어떤 팀을 상대하는 것도 두렵지 않다, 그러나 어떤 팀도 쉽게 생각하지 않는다.”

얼마 전 전 세계 축구팬을 열광시켰던 유로 2008 에서 유럽 축구의 변방인 러시아를 일약 4강에 올려 놓은 히딩크 감독의 말이다. 히딩크 감독은 그 누구도 축구 강국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호주를 2006년 월드컵에서 16강에 진출시켜 호주 국민의 영웅으로 떠 올랐고, 우리가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생생히 기억하듯이, 언제나 2프로 부족해 보이는 한국 축구를 2002년 월드컵 준결승에 올라가게 함으로써 개최국의 자존심을 세운 것은 물론 아시아 축구의 가능성을 전세계인들에게 각인시켰다.  

우린 누구도 강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그의 팀이 좋은 성적을 낼 때마다 ‘ 히딩크의 마법 ‘이라는 말로 히딩크 감독의 능력을 비유하고 격찬한다. 마법을 걸지 않으면 결코 일어 날 수 없는 상황이어서 그런지 마법이라는 말이 그럴듯하게 들리지 않을 수 없다. 불가능한 상황이 가능하게 되는 경우를 마법에 의한 기적이라 여기는 것이 인지상정이기 때문에 히딩크라는 마법사의 주문에 의한 것이라고 믿는 것일 지도 모른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의 말을 곱씹어 보면 그는 기적이 이루어지길 바라며 주문을 외우는 마법사가 아니라 고도의 지략가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어떤 팀을 상대하는 것도 두려워 하지 않는다는 말은 자신감의 표출이고, 어떤 팀도 쉽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은 작은 자만심조차 용납하지 않는다는 강한 의지와 다름아니다.

자신감은 모든 일에 있어 필수사항이다. 자신감이 없는 사람은 리더가 될 수 없음을 우리는 잘 안다. 자신감 없이 치르는 경기의 결과는 대부분 뻔하다. 독일이나 브라질 같은 축구 강호와 경기를 할 때, 대부분의 약체팀은 경기가 시작되기 전부터 이기려는 의지를 상실하게 된다. 선수가 아닌 경기를 보는 사람부터 우리는 안돼라는 자포자기식의 말을 하기 일쑤다. 반면에, 오만이나 베트남 같은 약체팀과 경기를 할 때는 경기를 시작하기도 전에 승리를 확신하며, 4 대 0 이나 5 대 0 같이 큰 점수차로 이기는 것부터 상상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자만심에 가득차 허를 찔리고 만다.

자신감 상실과 자만심은 언제나 성공을 방해하는 동전의 양면같은 존재이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자신감을 상실하는 사람들이 자만심에도 잘 빠지게 된다. 자신감을 잃었던 괴로운 기억을 자기보다 약한 존재에게 투영하여 자만심으로 키워가기 때문이다. 즉 자신감 상실은 자만심을 잉태하는 존재가 된다.

히딩크 감독은 이런 동전의 양면 같은 실패 요소들을 자신감은 ‘ up ‘ 시키되, 자만심은 ‘ down ‘ 시키는 방식으로 팀과 조직을 운영한 결과 큰 성공을 거두었다. 실패의 두가지 요소을 성공의 두가지 요소로 방향을 바꾸는 리더의 역할을 수행한 것이다. 강자에게 비록 패한다 해도 배울 수 있다는 자신감과 약자에게도 질 수 있다는 단호한 마음가짐을 가지고 마법아닌 마법을 만들어 낸 것이다.

얼마 전 한국에 다시 온 히딩크 감독은 우리에게 아주 뼈있는 충고를 하고 돌아 갔다. 그는 말했다.

” 기본에 충실하면서 꿈을 가지고 노력하면 기적은 언제나 다시 일어날 수 있다.” 

비단 축구를 대상으로 말한 것이 아닌 한국 사회 전체를 대상으로 말한 것 같아 큰 의미로 다가 왔다.  기본에 약한 한국 사회, 원대한 꿈을 상실한 한국 사회에서 새로운 기적을 기대할 수 있을 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적이라는 것 자체가 스스로 준비하고 노력하지 않는 상황에서 다시 일어 날 수 있을 까라는 의문을 나에게 던져 보았다.

기본에 충실하여 자신감을 함양하고 상대방보다 한발짝 더 멀리 보는 안목과 약자도 결코 얕보지 않는 겸손을 갖춘다면 어떤 환경에서도 리더가 될 수 있다.  

히딩크의 마법이 자신감과 내실이 있는 겸손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우리에겐 성공의 마법을 걸 수 있는 사람이 많아야 한다. 마법을 넘어 스스로 강자가 되는 진정한 리더들이 많아야 한다. 그래야 우리는 다시 기적이라는 이름으로 다가와 더 큰 감동을 주는 성공을 맛볼 수 있다.

숭실대학교 글로벌통상학과에서 국제통상협상론과 무역경영론을 가르치고 있다. 해외파견 근무 및 55개국 300여개 도시를 여행한 경험을 토대로 글로벌 문화에 대한 글을 여러 매체에 기고하고 있으며 한류산업과 다문화시대의 협상 분야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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