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리더 - 겸손의 미덕은 더이상 필요없다.

입력 2006-09-06 13:12 수정 2006-09-07 01:42
“ 덴마크는 세계에서 정보통신 인프라가 제일 잘

구축되어 있습니다.”

 

“ 제일 좋은 것만 말하지 말고 다른 나라보다 뒤떨어

진 것도 말하자구요.”

 

“ 좋은 것을 말하는 것은 당연한 거 아닌가요,  

조국을 홍보하는데 남들보다 뒤떨어진 것을 말하는

사람이 어디있나요?”

 

“ 뒤떨어진 것을 말해야 우수한 것들이 더 돋보이는

거 아닌가요.?”

 

컨퍼런스 시간 내내 여러가지 의견이 오고간다.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말한다.

목소리에는 떨림도 없고 부끄러운 기색도 전혀 없다.

남의 의견을 정확히 듣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할 뿐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의견에 감정적으로 대응하거나

썰렁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약간 주제에 빗나간 의견을 말했다고 해서 창피를 주는

사람도 없고, 그럴듯한 새로운 의견을 말한 사람에게는

어디서 시작되었는 지 박수가 터져나온다.

한 사람도 빠짐없이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에 대해 코멘트를 한다.

 


 

 

 

 

 

 

 

 

 

 

 

 

 

 

 

 

 

 

덴마크 제 2의 도시인 Aarhus에서 4일 동안 열린 전세계

투자담당관 annual conference 중에 내가 직접 경험하고

본 광경들이다.  

 

한 사람도 빠짐이 없이 자신의 의견을 말하고

있는 데 유독, 일본, 대만, 중국에서 온 투자담당관들만이

침묵 아닌 침묵을 지키고 있다. 물론 나도 활발하게

컨퍼런스에 참여는 하고 있지만 미주와 유럽 각국에서

온 담당관들 보다는 의견의 수가 적다. 아니, 의견이

적다라기 보다는 내가 이런 의견을 개진하면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까라는 걱정이 조금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나의 의견이 분위기를 망치는 것은 아닐까, 또는, 

이런 의견을 말했다가 창피를 당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마음 속의 장벽이 성대를 통해 터져나가려는 머리 속의

의견을 가로막고 있는 것 같았다. 일본과 중국에서 온

투자담당관들도 나와 같은 느낌때문에 말을 안하고

있는 걸까. 아니면 정말 의견이 없는 것일까. 온갖 생각이

머리 속에 생긴다. 일본, 대만, 중국에서 온 담당관들도

미국의 명문대학에서 MBA를 딴 엘리트들이어서 영어로

의견을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은 분명히 아닐텐데 말이다.

 

한국이 아시아 지역을 대표해야 한다는 심정으로 나의

의견을 더 당당하게 말하고 싶은 오기마저 생기는

순간이었다. 물론 오기가 의견을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누가 말했던가. 동양의 문화를 수치의 문화라고. 당당히

자신을 표현하고 내보이는 것이 오히려 부끄러움이 되는

문화 속에서 우리는 여전히 살고 있는 지도 모른다.

언제나 알아도 모른척해야 한다는 지나친 겸손의 미덕

속에서 침묵하고 있는 것도 같았다.

 

몇년 전인가 미국대학의 공대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친구가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한국학생들은 필기 시험은

언제가 최우등인데 수업시간에 질문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한 말이 기억났다. 중동이나 남미에서 온 친구들도

영어가 서툰 것은 마찬가지임에도 많은 질문을 하는데,

특히 한국 학생들은 침묵한다고 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도 필기 시험은 언제나 남들보다 월등한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 이상하다는 뉘앙스였다. 그는

몰라서 질문을 안하는 지, 아니면 자기보다 더 많이

알아서 이미 질문할 필요가 없어서 안하는 지 전혀

알 수 없다고 했다. 우리의 현실을 보는 것 같았고

나의 현실을 보는 것 같았다.

 

당신이 세계 어느 곳에 가서 공부를 하던, 세미나에

참석하던, 회의를 하던, 어떤 의견이든지 머리 속에

생각났다면 이야기를 하라. 그것도 당당하게 큰 목소리로.

당신의 의견을 비난할 사람을 아무도 없으며 당신에게

무안을 줄 사람도 없다. 당신이 침묵을 지키고 있을 때 

그것을 겸손의 미덕이라고 생각해주는 사람은 더더욱

없다.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당신의 모습을

보고 사람들은 당신을 아이디어가 풍부한 사람이라고

그들의 마음 속에 포지셔닝 시킨다.

 


 

 

 

 

 

 

 

 

 

 

 

 

 

 

 

 

 

 

 

난 사회자에게 손을 높이 들어 발언권을 청하고 큰 소리로

말했다.

 

“ 사실 정보통신 최강국은 덴마크가 아니고 한국입니다.

한국 인터넷 속도가 덴마크보다 최소한 세배는 빠를 걸요.”

 

사회자가 나에게 미소를 지었고 동료 투자담당관들로부터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의견을 당당히 말하는 자, 그대의 이름은 이미 글로벌

리더다.  

 

 

 

 

 
숭실대학교 글로벌통상학과에서 국제통상협상론과 무역경영론을 가르치고 있다. 해외파견 근무 및 55개국 300여개 도시를 여행한 경험을 토대로 글로벌 문화에 대한 글을 여러 매체에 기고하고 있으며 한류산업과 다문화시대의 협상 분야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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