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겨우내 먹을 생선을 요즘에 갈무리하고 있습니다.
수온이 낮아지는 늦가을부터 잡히는 생선들은 살이 단단해 맛이 좋기 때문입니다.
저장할 생선은 물을 대지 않고 손질하는 게 좋습니다. 비늘 치고 지느러미와 꼬리를 제거하여 마른 행주나 키친타올로 오물을 대충 닦아낸 후, 넓은 그릇에 담아 천일염으로 간합니다.
이때 간이 고루 배이도록 그릇을 들고 까불어 위아래를 뒤직여 줍니다.
소금의 양은 생선의 몸에 소금이 듬성듬성 보일 정도면 알맞습니다.

간을 한 지 4시간 정도 지나 소금이 녹았거든 채반에 건져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한나절 말리면 꾸덕해지는데
이것을 냉동시켜놓고 구이나 찌개로 만들어 먹습니다.
이 조기는 지난 봄 벚꽃 필 무렵에 한 상자를 사서 반은 먹고, 나머지는 생물 그대로 냉동시켜 둔 것인데 이번에 꺼내어 손질을 했습니다. 암조기는 알이 실하게 들어 있고 수조기도 육질이 단단해서 음식을 만들면 여간 맛이 있습니다.
말린 생선의 조리법은 기름에 튀기는 것보다 굽거나 조리거나 쪄서 드시는 게 좋습니다.
요즘이 제일 맛이 좋은 가을무와 함께 찌개로 만들면 밥반찬으로 그만이에요.
무를 도톰하게 썰어 건새우와 다시마 대파 양파로 우려 낸 육수에 간장과 고춧가루를 넣고 무가 반쯤 익을 때까지 끓입니다. 여기에 물에 씻은 간조기를 넣고 양념이 고루 배일 때까지 중불에 조리다 마지막에 다진 마늘과 대파채 넣고 한소끔 끓이면 완성입니다. 생선조림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두루 좋아하는 음식이니 병어나 갈치도 같은 방법으로 손질하여 냉동시켜 두면 겨울반찬 걱정은 안 하셔도 돼요.

올해의 농사도 이젠 마무리 되었고, 지난 한해 동안 안팎으로 수많은 일들이 일어났지만 이제는 과거 속으로 서서이 묻혀가고 있군요. 풍년이 애써 농사 지으신 농부님들께 보람으로 돌아가야 할 터인데 그렇게 되지 못한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사람과 삶, 세상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보다 따뜻하고 부드러워졌으면 싶은데...
어쨌든 지금이 추수감사의 시즌이니 만큼, 이때만이라도 우리네 이웃 모두가 사는 게 고통이 아닌, 넉넉하고 행복한 시절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세한추위라는데 요 며칠 정말 추웠지요.
해는 저무는데 갈 길은 멀다(日暮道遠)는 옛말씀을 올해도 여전히 되뇌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는 22일이 동지인데 팥죽 끓여 드실 계획 갖고 계시나요?
모든 곡식들이 풍년이라 팥과 찹쌀의 가격 품질 다 좋아요.
팥 삶고 새알심 만들어 동지죽 한 솥 끓여 이웃과 나누시면 어떨까요?
바깥 날씨는 춥지만 마음은 따뜻해질 거예요.

 

  

다산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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