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고들빼기김치


 


학업중인 자녀가 과도한 학습량으로 인해 받는 중압감은 아마도 한국이 세계에서 수위를 다투지 않을까 싶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이런 자녀의 고충을 헤아려 지나치게 ‘공부해라’는 말씀을 하시지 않는 게 좋습니다. 대신 아이가 불안해하지 않고 학업에 전념할 수 있게끔 보살피면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자녀가 빤히 알고 있는 얘기를 시도때도 없이 되풀이 하시면, 아무리 좋은 말일지라도 듣지 않습니다. 대신 아이의 고충을 들어주고 아이가 학교에서 어떤 생활을 하고 있는지 늘 관심을 가지고 살피셔야 합니다. 부모의 역할은 자녀의 학업에 필요한 재정적인 뒷받침뿐만 아니라 건강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게끔 도와주시는 것입니다.

특히 또래의 꼬임에 빠져 급우를 집단으로 괴롭히는 행위에 가담하지는 않는지, 약한 친구를 괴롭히거나 폭행하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지는 않는지 세심하게 살피셔야 합니다. 혹여 잘못된 길로 빠진다 싶으면 즉시 선생님과 협조하여 바로 잡아주셔야 해요. 이때의 방법은 단호하되 반발하지 않게끔 채찍과 보상을 병행하면서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훈육하셔야 해요. 문제를 일으키는 아동의 대부분은 가정환경의 영향 때문인 경우가 허다하고, 이런 아이가 후일 성인이 되면 더 큰 사회악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찰음식 전문가인 선재스님의 경험담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가출 청소년들에 대한 선도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의 일이었다고 합니다.
집을 떠나 생활하자니 그들이 주로 먹는 음식은 거의가 인스탄트 음식들이더랍니다.
그들의 정서와 행동은 급하고 거칠었지요.

하여 스님이 직접 만드신 음식을 한동안 먹였더니 행동이 눈에 띄게 차분해지고 친구를 배려하는 마음이 생기는 것을 감지할 수 있더래요. 학부모님께서도 자녀들에게 기름지고 자극이 강한 음식보다 긴 시간을 두고 숙성 발효된 음식을 만들어 먹이시면 바른 인격 형성에 도움이 되지 싶습니다.

어머니와 함께 요리를 만드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아요. 학과공부에만 자녀를 가두시지 말고 공동체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체험들을 하게 하는 것이 지혜로운 자녀 교육법입니다. 음식이 우리의 입에 들어오기까지의 과정과 함께 식재료에 관한 이야기, 그리고 그것을 생산하시는 농부님들의 수고로움까지 얘기해 주신다면 床머리교육은 효과적일 것입니다.

가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11월 7일이 입동이니 서서히 김장준비도 하셔야겠지요.
김장 전에 배추김치 이외의 별미김치 마련해두시면 겨울나기가 수월합니다.
요즈음 고들빼기가 많이 납니다.

고들빼기김치는 뿌리 채 먹는 음식이라서 쌉쌀한 맛과 함께 몸에도 이롭습니다.
재배한 것 보다는 야생이 좋은데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고들빼기 구입하셔서 김치 한 번 담가 보세요.

고들빼기는 잎 보다 뿌리가 튼실한 것을 고릅니다.
전잎을 떼어내고 뿌리와 잎이 연결되는 부분을 칼로 긁어내고 잔뿌리도 깨끗이 다듬습니다.
야생은 쓴맛이 강해서 여러 날 우려야 하지만, 재배한 것은 하루면 충분합니다.
다듬은 고들빼기를 물에 한 번 씻어 흙을 대강 제거합니다.
소금물을 풀어 하룻밤 담가놓습니다.

다음 날 까맣게 우러난 물을 따라버리고 맑은 물을 두어 시간마다 갈아주면서 쓴맛을 제거합니다.
이런 과정을 여러 차례 반복하면 물빛이 맑아집니다. 이것을 건져 뿌리 부분에 흙이 남아 있지 않은 지 살펴가며 엷은 소금물에 깨끗하게 씻어 소쿠리에 건져 물기를 빼고 양념을 준비합니다. 찹쌀죽과 멸치액젓, 다진마늘, 고춧가루를 혼합하여 양념을 만드는데 설탕을 조금 넣습니다. 그리고 대파를 씻어 반으로 가르고 6센티 정도의 길이로 썰어 함께 버무립니다. 대파 대신 쪽파를 쓰셔도 좋아요.

남도에서는 고들빼기의 양념을 진하게 합니다. 생젓을 갈아 넣는데 고들빼기김치가 숙성되면 감칠맛이 그만이에요. 한데 저는 고들빼기 자체의 맛이 강해 맑은젓을 사용했습니다.
약간 간간하게 담가 이틀 정도 상온에서 숙성시킨 뒤 냉장 보관하는데, 추운 겨울날 따뜻한 밥에 얹어 드시면 깊고  입에 착착 감기는 맛에 반해 사는 게 즐거워요. 고기나 김과 함께 내놓으시면 아이들도 즐겨 먹지 싶습니다. 고들빼기김치의 곰삭은 맛을 아는 아이가 친구 괴롭히는 일이 재밌다 할까요?

 

 


 
 


 
 

 

 

다산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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