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릅

입력 2010-04-27 09:19 수정 2013-04-27 05:14







   (사진- 지리산자연밥상 '산춘추' 뜰지기 고영훈 님)

두릅이 제철입니다.향이 독특한 봄나물 중에서 빠지지 않는 주인공이 두릅이지요.경동시장에 나가보니 통통하게 살이 오른 두릅이 그득히 쌓여 있네요.반가운 마음에 덜컥 손이 가는 걸 그만 거두어버리고 취나물과 곰취를 샀습니다. 제가 알기엔 자연산 두릅이 나오기 시작했지만 그 양이 많지를 않아 출하량은 극히 제한적이다는 이야길 들었기 때문입니다.그렇다면 이 많은 두릅은 중국산? 정확한 유통 과정을 모르니 의심이 앞설 수밖에요. 채소전을 지나 과일전에서 딸기를 사고 걸음을 돌리려는데 그래도 두릅에 대한 미련을 버릴 수가 없어 속는 셈 치고 강원도산이라는 표지판이 세워진 가게에서 아주 조금만 구입했습니다.

고향이 지리산 부근인 탓이겠지만 산채에 대한 애정이 저는 남다른 편입니다.사실 두릅은 마른 나뭇가지에 연록의 움을 쏘옥 내미는 바로 그 순간, 내 손으로 직접 따서 먹어야 제맛일 터인데 도심에서 두릅 맛을 보려니 여러 가지로 옹색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렇게 해서라도 제철에 나는 중요한 식재료들은 조금씩이라도 맛보고 싶어지니 별 도리가 없습니다. 이런 갈등은 자신이 직접 먹을거리를 생산하지 못하는 도시의 소비자들에겐 수시로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가능한한 유통경로가 투명하고 바른 농법으로 생산 된 농산물을 구입해야 하고, 그도 여의치 않을 때엔 각별히 신경을 써서 조리해야 건강한 밥상을 마련할 수 있겠지요.

두릅은 땅에서 재배하는 땅두릅과 나무에서 돋아난 나무두릅의 두 종류가 있는데자연산인 나무두릅이 땅두릅에 비해 쌉싸름한 맛과 향이 더 좋습니다. 두릅을 손질하여 깨끗하게 씻어 (물에1시간 쯤 더 담가 두었어요) 소금을 조금 넣고 끓는 물에 살짝 데쳤습니다. 데친 두릅을 찬물에 헹구어 물기를 없애고 접시에 담아 초고추장과 함께 저녁상을 차렸습니다. 새콤달콤한 초고추장에 찍어서 한 입 오물거려 보니 상큼한 두릅의 향이 입안 가득히 퍼지면서 몸과 마음에 쌓인 눅눅한 기운을 몰아냅니다. 제게도 아주 오랫만에 봄이 찾아든 것 같고 기운도 차릴 수 있었습니다.

취나물도 데쳐 집간장과 참기름 깨소금으로 무치고, 잎이 너른 곰취는 애호박과 양파 풋고추로 강된장을 끓여 쌈밥을 만들었습니다. 다리 품을 좀 팔았더니 오랫만에 밥상이 봄나물로 푸짐합니다. 넉넉하게 사온 딸기는 잼을 만들고, 나머지는 요구르트와 우유를 섞어 믹서에 갈아 딸기쉐이크를 만들었습니다. 자칫 지루해지기 쉬운 일상에 활력 불어 넣을 수 있는 쉬운 방법이 정성을 들인 밥상 마련하기 아닐른지요.

두릅으로 만들 수 있는 음식은 두릅튀김 두릅산적 두릅초회 두릅나물 두릅물김치 두릅장아찌 등이 있지요. 식재료 그대로의 맛을 느끼기에 좋은 조리법은 기름에 튀기거나 전으로 만드는 것 보다 초회나 나물 그리고 물김치로 만들어 드시는 것이 더 알맞지 싶습니다. 나른해지기 쉬운 봄, 두릅요리 한 번 올려보시면 어떨까요.

 
다산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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