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버섯전골

몹시 춥습니다.
올 겨울엔 유난히 날씨 변덕이 심한 것 같네요.
늘 그렇듯 한 해가 저물어가는 길목에선 지난 날들의 아쉽고 후회스런 일들로 만감이 교차하기 마련입니다.
일모도원(日暮道遠), 해는 저무는데 갈 길은 아직 먼 심정일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시간은 남아 있지 않은데 숙제를 다 하지 못해 종종걸음을 쳐야 하는 어리석음은 올해에도 되풀이 되고 말았습니다.

아침에 일어나기 싫어 자리에서 몽그작거리다가 겨우 일어나 샘가에 나가 더운 물 한 바가지를 얻어 세수를 하고 마루에 올라서서 방문의 문고리를 잡으면 손에 남아 있던 물기가 금세 얼어 쩍쩍 들러붙곤 하던 예전의 추위에 비하면 이 정도는 약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추워지니 정신이 좀 가다듬어지는 것 같아 싫지만은 않습니다.
이런 날이면 윤동주 님의 <별헤는 밤>이 생각납니다.
이 시를 되뇌어 보면서 스스로의 용렬함에 위안을 주고 새해에 대한 설계를 또 하여 보렵니다.

….. 중략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보고
흙으로 덮어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세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거외다.

추운 날씨엔 따끈한 국물요리가 으뜸이지요.
고춧가루 얼큰하게 풀어 끓인 콩나물국도 좋고, 시래기에 된장 풀어 끓인 국물도 겨울을 이기는 데는 그만입니다.
북어채 물에 불려 참기름에 달달 볶다가 물 붓고 끓여 달걀 하나 풀어 넣은 북어국도 한 끼 정도는 달게 드실 수 있는 국물이지요.
소고기에 무 삐져 넣고 끓인 소고기국도 좋고 겨울철의 별미 굴매생이국도 향긋합니다.

우리가 흔히 국(탕)이라고 부르는 음식은 채소, 어류, 고기 등을 넣고 물을 많이 부어 끓인 국물요리를 말합니다.
찌개는 고기나 채소 어패류를 넣고 간장 된장 고추장, 새우젓 등으로 간을 맞추어 바특하게 끓인 음식을 가리키고요.
그리고 전골은 고기나 내장 등을 잘게 썰어 양념하여 채소를 섞어서 냄비에 담고 국물을 조금 부어 즉석에서 익혀가며 먹는 음식을 이릅니다.

이렇게 추운 날 저녁엔 식탁에 가족들이 모여 앉아 각종 버섯에 양념한 쇠고기 넣고 육수 자작하게 부어 끓이는  즉석 버섯전골이 어떨까요.
국물은 얼큰하게 고춧가루를 넣으셔도 좋고 그냥 맑은 장국으로 하셔도 좋아요.
뜨거운 국물 떠서 호호 불어가며 몸에 좋은 버섯과 함께 드시는 재미가 삼삼하지요.
가족들의 얼굴 마주 보면서 올 해 못다 이룬 일들일랑 묻어버리고 다시 새날을 꿈 꾸어 보시는 것이지요.

 

다산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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