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빔밥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아 명실공히 글로벌음식으로 뿌리내려지기를 바랍니다.
바깥에서 대접 받고자 하는 자는 집안에서 먼저 사랑을 받는 게 순리겠지요.
가족들에게 푸대접 받는 사람이 밖에 나간들 귀한 대접 받기는 어려운 일이니까요.
이렇듯 비빔밥의 세계화를 위한 내부적인 역량강화의 과정은 필수적이지 싶습니다.
비빔밥 만들어 먹는 일이 일상화 되고 수 많은 비빔밥 레시피가 나와 비빔밥문화가 하나의 트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을 때 세계화전략은 비로소 성공을 거둘 수 있으리라 여겨집니다. 

밥을 비비게 되면 찬밥이나 남은 음식들을 단번에 처리해주기도 하고, 많은 사람의 식사를 준비해야 할 때 밥과 반찬을  따로 준비하는 번거로움을 줄일 수도 있고, 제사밥은 음복의 한 방편이 되기도 합니다.
음식은 상황이나 식재료 그리고 요리하는 사람의 창의성에 따라 얼마든지 새로운 맛과 모양새를 만들어낼 수 있지요.

초밥왕으로 자리매김 된 '스시 효'의 안효주 사장님은 레시피에 의존하지 말고 '맛을 기억하라' 합니다.
음식을 눈으로 보면 어떻게 조리되었겠다 대강을 짐작할 수 있고 먹어보면 맛을 분석할 수 있어야 전문가라 할 수 있겠지요.
정형화된 레시피를 넘어설 수 있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얻으려면 끝없이 배우고 만들어보고 고민해보고 다시 실험해보는 노력이 따라야 하는 건 정한 이치입니다.
비빔밥이 국가적 브랜드로 성장해나가기를 바라면서 각 가정이나 구내식당에서 다양한 비빔밥을 만들어 드시고 조리법도 함께 공유한다면 비빔밥세계화프로젝트는 활짝 꽃을 피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가을이 되니 비빔밥의 재료가 될 수 있는 작물들이 더 없이 풍성합니다
서로 좋은 레시피는 공유하셔서 맛나고 멋진 비빔밥 만들어먹기에 동참하시고 국가적인 사업의 성공을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태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비빔밥의각 재료가 따로 상에 오르면 별 다를 게 없는  찬에 지나지 않지만  여러 나물들을 모아 비비면  훌륭한 맛과 영양을 만들어 내듯, 우리가 사는 세상도 비빔밥처럼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의 차이를 인정해주고 서로 조화롭게 살아갈 수 있기를 꿈꾸어 봅니다. 

비빔밥을 만드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이미 지어진 밥에 각종 나물이나 거섶 고명을 얹어 비벼 먹는 방법과 밥을 지을 때 미리 비빔밥의 재료를 넣어 만드는 방식이 있습니다.
우리가 자주 먹는 비빔밥이 전자의 경우이고 강원도의 토속음식인 곤드레나물밥이나 콩나물밥 그리고 영양돌솥밥이 후자에 속하겠지요.

며칠 전 늘상 끓여 먹는 미삼차(미삼과 대추를 닳인 물)를 마시다 떠오른 아이디어를 소개합니다.
말린 표고버섯채와(물에 불려 꼭 짜버리고)손질된 우엉채를 참기름에 살짝 볶습니다.
돌솥에 볶은 버섯과 우엉을 깔고 반 시간 정도 불린 쌀에 햇밤 몇 톨을 잘라 넣고 미삼물을 부어 고슬하게 밥을 짓습니다.
표고버섯밥에 어울리는 양념장을 만듭니다.

양념장은 진간장에 육수(표고버섯 꼭지와 다시마 우려낸 물) 조금 부어 짠맛을 엷게하고 고춧가루와 참기름 통깨 청홍 고추 얇게 저민 것과 쪽파나 대파 다진 것 넣고 잘 섞으시면 됩니다.
따끈하게 지어진 돌솥밥을 다른 용기에 덜어내어 양념간장 끼얹어 밥을 비벼드시고 돌솥 밑에 남아 있는 누룽지는 뜨거운 물을 부으셨다가 비빔밥 드신 후에 후식으로 드셔요.
곁들이는 찬은 푸짐한 생야채 겉절이나 모둠장아찌, 국물로는 맑은 토장국이나 콩나물국 혹은 마른 홍합으로 끓인 미역국이 어울리지요.


 
다산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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