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로(白露)

입력 2009-09-07 07:15 수정 2009-09-09 04:03
오늘이 백로입니다.
백로는 24절기 중 15번째에 해당하는 날로 대게 8월절이나 금년은 윤달이 들어 7월에 들어 있네요.
처서와 추분 사이에 들어 있는 백로는 태양이 황경 161도에 위치하고 양력으로는 9월 8일경입니다.
백로는 밤에 기온이 내려가 대기 중의 수증기가 엉겨 이슬이 되어 풀잎에 맺힌다는 의미를 지녔습니다.
이 기간에는 기러기가 날아오고 제비가 돌아가며 새들이 먹이를 저장한다고 합니다.

백로는 완연한 가을로 접어들어 선선하고 차가운 기운이 돌며 추석이 가까워져 만곡이 무르익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장마도 걷히어 맑고 청명한 날씨가 계속되는 것이 일반이지만, 가끔은 태풍으로 인해 벼포기가 쓰러지거나 해안지방에선 해일이 일어 잘 지어 놓은 농작물이 피해를 입기도 합니다.
'백로에 비가 오면 오곡이 겉여물고 백과에 단물이 빠진다'는 말이 있듯, 이 무렵에 비가 오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백로 무렵엔 포도가 제철이라서 포도순절(葡萄旬節)이라고도 했답니다.

아직 낮 기온은 늦더위가 남아 있어 좀 지치기도 하지만 한여름의 찌는 듯한 더위에 비하면 이 정도쯤이야 거뜬히 이겨낼 수 있습니다.
포도가 한창입니다.
과육에 단맛이 제대로 스미어 맛도 그만이거니와 가격도 저렴합니다.
잘 익은 포도로 포도주를 담그셔도 살뜰하고 포도잼이나 포도즙을 만들어 드시면 참 좋습니다.
포도는 대표적인 알칼리성 여름 과일로 암이나 심장병을 예방하는 데에 탁월한 효과가 있으며 포도의 당분은 피로를 빨리 회복시키는 기능도 한다니까요.

어시장엔 뱃대기 번뜩이는 전어가 그득 쌓여 있고 대하도 출하되기 시작했습니다.
집나간 며느리도 고소한 전어 굽는 냄새를 맡고 돌아온다는 옛말이 있듯, 가을 전어는 막회로도 구이로도 조리되어 미식가들의 혀를 즐겁게 해주는 생선입니다.
맛으로 치자면 대하도 결코 빠지지 않는 고급 식재료이지요.
새우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까 싶게 튀김 구이나 찜 그리고 전이나 나물 볶는 데, 미역국이나 된장찌개에까지 두루 애용되지요.
싱싱한 대하는 굵은 왕소금을 뿌려 굽는 게 새우 본래의 맛을 제대로 살리는 조리법이지만 갖은 야채와 매콤한 양념으로 볶은 찜도 여럿이 어울려 식사하는 데는 더 없이 맛깔스런 음식입니다.

<대하찜>
재료-대하,맛술, 부추, 육수, 대파, 양파, 양념장(다진마늘, 고춧가루, 진간장, 물엿, 참기름) 소금, 통깨
미나리가 들어가면 향도 좋고 맛도 있지만 미나리가 지금은 좀 세서 부추로 대체했습니다.

만드는 법
대하는 껍질과 수염을 모두 까버리고 등 위의 두번 째 마디의 내장을 이쑤시개로 제거하여 뱃쪽에 세로로 길게 칼집을 넣어 칼자루로 살살 두드려 물에 헹구어 물기를 빼고 맛술 후추 소금으로 밑간해둔다.
야채는 씻어서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놓는다.
팬에 참기름을 두르고 달구어 부추를 제외한 재료와 양념장을 모두 넣고 재료에 간이 잘 스미도록 뒤적이며 볶는다.
재료가 거의 익을 무렵 육수를 조금 넣어 국물이 자작하게 한 뒤 마지막에 부추를 넣고 잠깐 열을 가하면 완성된다.
마지막 간은 소금으로 맞춘다.
상에 내갈 때에는 쉽게 식지 않을 내열성 용기에 담고 위에 통깨나 잣가루를 뿌려 낸다.

이 방법은 모양새 보다 누구나 좋아하시는 대중적인 조리법이라 얼큰하고 풍성한 맛이 있어 흉허물 없는 사이에 콧물 닦아가며 드실  수 있는 분위기에 어울립니다.
모양새를 정갈하게 하여 고급스런 분위기를 연출할 경우엔 궁중요리식으로 조리하거나 새우는 쪄서 익히고 버섯이나 죽순을 팬에 볶아 잣즙으로 버무리는 방법도 있습니다.
다산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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