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월과채

티 한 점 없는 하늘이 참 푸릅니다.
낮 기온은 여전히 높지만 그래도 사이사이 불어 오는 한 줄기 하늬바람이 가슴을 트이게 합니다.
초여름에 비가 많이 내려 농해가 염려 됐었는데 그 후의 일조량이 넉넉하여 올해 농사도 풍년을 이룰 수 있다 하니 다행입니다.
추수기간까지 날씨가 순조로워 농사 지으신 분들의 얼굴에 미소가 번지시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가을 하늘과 코스모스는 어찌 그리도 잘 어울리는지요.
하고많은 화초들이 있어 제 각각의 향기와 아름다움으로 우리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해주지만 가을 들길에 함초롬하게 피어 있는 코스모스만큼 청초한 꽃이 또 있을까 싶네요.
그 가녀린 모습이 바로 노래요 그림이요 시입니다.
코스모스는 뿌리만 제외하고 식물 전체가 추영(秋英)이라는 한약재로도 이용되는데 눈이 충혈되고 아픈 증세와 종기에 효과가 있다고 하네요.

초가을 밭이랑엔 김장용 배추와 무우 파종이 끝나 여린 싹이 자라고 있고 콩 수수 조 팥 같은 잡곡들이  한참 영글어 가고 있습니다.
아침 해가 솟아오를 무렵 들판에 나가 보면 밤새 내린 이슬로 사위는 촉촉히 젖어 있지요.
벼포기나 풀섶의 풀잎 끄트머리에 달린 이슬방울들은 아침 햇살을 받아 영롱한 빛을 발하며 반짝거립니다.
햇살이 따가워지면 이슬은 이내 사라지고 작물들은 부지런히 결실을 위한 탄소동화작용을 시작하게 되지요.

소싯적 고향마을 밭둑길에서 이슬 머금은 풀섶을 헤치고 애호박 몇 개를 따오면 그 여리여리한 호박은 금세 전이나 나물 그리고 찌개로 변신하여 밥상이 푸짐해지곤 했지요.
하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이 때가 애호박이 많이 열리고 갖가지 버섯들도 푸짐하게 나오는 시기입니다. 호박과 몸에 좋은 버섯은 무엇을 해도 맛나지만 늘상 하던 방식에서 조리법을 살짝 바꾸면 색다른 분위기의 요리가 만들어집니다. 애호박과 버섯 소고기를 볶아 채 썰은 찹쌀부꾸미와 함께 잡채처럼 만든 월과채라는 궁중음식을 소개합니다.
월과는 호박의 다른 이름입니다.

<월과채>
재료-애호박 표고버섯 느타리버섯 찹쌀가루 붉은고추 쇠고기채 황백지단 불고기양념 잣가루 올리브유 참기름 소금

만드는 법
애호박은 반으로 갈라 속을 도려내고 채 썰어 약한 소금 간을 하여 물기를 짠 다음 볶는다.
소고기채는 불고기 양념하여 볶는다.
버섯과 붉은 고추는 채 썰어 소금 간하여 볶는다.
달걀로 황백지단을 부쳐 채 썬다.
찹쌀가루에 약한 간을 하고 묽지 않게 익반죽을 하여 부꾸미를 부쳐 식힌 다음 채를 썬다.
준비된 재료를 모두 섞어 버무리고  잠깐 가열하여 참기름을 두르고 소금으로 간을 맞춘 다음 잣가루를 위에 뿌려 상에 낸다.
달콤한 맛이 좋으신 분은 마지막 간을 불고기양념으로 하셔도 좋아요.
*속재료를 모두어 찹쌀부꾸미에 말아 썰으시면 모양새가 더 좋습니다.

다산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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