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오이

여름철 밥상에 감초 격인 채소가 오이입니다.
오이는 인도 북서부가 원산지이며 전 세계에 분포되어 있는 중요한 식용작물의 하나입니다.
수분이 많고 시원한 성질이 있어 데었거나 햇볕에 그을렀을 때 피부에 바르면 열을 식혀주는 역할도 하지요.
국외여행 중 음식이 마땅치 않아 성이 가실 때, 휴대한 고추장과 현지의 오이만 있으면 식사 해결 하기가 한결 쉬워집니다.

오이의 종류는 아주 많지만 국내에서 주로 재배 되는 종류는 취청오이 백오이 가시오이 청풍오이 4가지입니다.
청오이는 겨울철에 주로 재배 되는 촉성재배 작물로 비닐하우스에서 자라며 과육이 무른 게 특징입니다.
백오이는 4-5월에 주로 수확하는데 반촉성재배나 조숙재배에 적합하고 저장성이 좋아 생식이나 오이소박이 절임용으로 많이 쓰입니다.
모양은 다른 오이에 비해 겉면의 색깔이 흰 편으로 전체적으로는 연록색을 띕니다.
가시오이는 한여름에 주로 생산되며 표면에 가시와 주름이 많고 씹는 맛이 좋아 무침이나 냉채, 샐러드용으로 좋습니다.
청풍오이도 여름에 주로 생산되는데 표면의 침과 돌기가 작고 과육이 단단하지 못해 나물이나 무침으로 사용됩니다.

시골집 앞마당의 텃밭에서 기르던 오이가 청풍오이나 가시오이였지요.
아욱 상추 풋고추 열무 가지 등 여러가지 여름야채들이 고루 심겨진 텃밭의 중앙에 나무지주와 대나무를 갈라 연결한 간이 시설이 설치되면 오이덩쿨은 하루가 다르게 줄기를 뻗어 나가 암수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지요.
뜨거운 땡볕은 내리쬐는데 찬이 궁한 점심 때, 풋고추 한오큼과 오이 두서너 개를 뚝 따서 샘물에 씻어 고춧가루와 집간장 깨소금으로 금세 버무리면 밥상은 풋풋하게 살아납니다.
쌀알이 별로 보이지 않는 식은 보리밥을 주전자의 표면에 서리가 이는 차가운 샘물에 말아 장독대에서 쨍쨍한 햇볕을 받아 노오랗게 익은 생된장에 찍어 먹는 풋고추의 맛은 바로 꿀맛이었지요.
5.6월경에 사서 말려놓은 황석어를 달콤한 고추장에 찍어 먹는 맛도 지금은 추억 속에서나 헤아려보는 별미입니다.

수분이 많은 오이는 물에 불린 미역과 함께 냉국을 만들면 그 시원함에 한여름의 더위가 싹 가시곤 했지요.
밀가루를 빻고 남은 밀기울(밀의 껍질)을 반죽하여 무쇠솥에 대소쿠리를 얹고 쪄낸 개떡이며 잘달막한 옥수수를 껍질 째 쪄서 오는 이 가는 이 함께 나누어 주시던 어머니의 모습도 어제런 듯 눈앞에 삼삼합니다.
하잘 것 없는 것도 이웃과 함께 나누면 신기해 하고 고마워하던 그 청청한 마음들이 반짝입니다.
오이는 그 자체만으로도 물이 많고 시원하여 조리 하지 않고 껍질만 살짝 벗겨 길죽길죽하게 썰어 된장이나 고추장 또는 새콤달콤한 소스에 찍어 드셔도 간단한 술안주로는 그만입니다.

채로 썰어 콩국수에도 비빔밥에도 고명으로 사용할 수 있고 지루한 장마철 채소가 귀할 때 소금물에 절인 오이지 무치면 아삭거리는 게  달아나버린 입맛을  돋워 주지요.
얇게 저민 오이를 소금 간하여 팬에 볶은 오이맑은나물도 간단한 여름찬으로 손색이 없습니다.
김훈 님의 <자전거여행>에 보면 전라북도 섬진강 부근 마을의 한 농가에 들어 하루를 묵고 나오는 길에 주인 할아버님이 작가의 배낭에 오이 몇 개를 찔러 넣어 주며 하시는 말씀,
,”가다가 목 마를 때 먹어, 맹물보다 나을 거야.”
그러믄요, 맹물보다 낫고 말고요.


 

다산연구소 연구위원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