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장아찌


 

<갯삘기, 사진-조현숙>

기온이 오르고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하면 원기가 떨어지고 입맛도 달아나기 십상입니다.
허구한 날 같은 반찬만으로 씨름하다보면 밥상에 앉는 일이 고역일 때도 있습니다.
밥상도 日新又日新하여야 가족들의 식욕을 돋우고 건강도 유지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잃어버린 입맛을 되찾아주고 바쁜 일손도 덜어주는 별미찬으로 장아찌를 마련해보시면 어떨까요.
장아찌는 제철에 많이 나는 식재료를 소금이나 간장 고추장 된장 식초 설탕등에 넣어두었다가 오랜 시간 숙성시킨 후에 꺼내먹는 우리의 대표적 저장식품이자 슬로우푸드입니다.

궁중에서는 장아찌를 장과(醬果)라고 했는데 오랜 시간 숙성을 요하는 숙장과와 즉석에서 만들어 바로 먹는 갑장과가 있었습니다.
사찰에서도 각종 장아찌를 많이 담가두어 수행하시는 스님들의 입맛도 맞추고 공양준비하는 시간 또한 아꼈습니다.
장아찌는 때 놓치지 않고 제철 야채로 적시에 마련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보관도 잘하셔야 맛이 변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장아찌의 조리법은 식재료에 따라 여러가지로 나뉘어지겠으나 대표적인 방법은 간장과 식초 설탕(또는 물엿)으로 새콤달콤하게 만드는 방법입니다.
새콤달콤한 장아찌로는 마늘쫑과 마늘 풋고추 오이 산초 양파 취나물등이 있습니다.

제가 최근에 알게 된 취나물 장아찌는 아주 별미데요.
장아찌용 취나물은 잎과 줄기가 크고 부드러운 산취가 좋습니다.
산취를 깨끗이 씻어 물기를 제거 한 후 용기에 담고 장물을 끓여 식혀 재료에 부은 다음 깨끗한 돌을 얹어 밀봉하여 삼사일이 지나면 다시 장물을 끓여 식힌 다음 붓는 것을 서너차례 반복하면 향도 좋고 맛도 좋은 취나물 장아찌가 만들어집니다.

여름철 입맛 없을 때 강남콩이나 완두콩 한줌 넣고 찰밥하셔서 각종 장아찌 모둠으로 접시에 담아 곁들이시면 아주 색다른 한 끼 식사가 됩니다.

사포닌이 많이 들어 있고 향도 일품인 더덕도 깨끗이 씻은 후 껍질을 까서 꾸덕꾸덕 말린 후에 고추장을 별도의 용기에 덜어내어 재료 사이사이에 켜켜로 얹고 위에도 더덕이 보이지 않게 충분히 고추장을 넣은 다음 간이 배들면 참기름과 통깨로 양념하여 상에 내시면 맛도 좋고 몸에도 좋은 별미 반찬이 됩니다.

오래 보관할 수는 없지만 깻잎도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물기를 빼고 졸임장과 물엿 혹은 고춧가루와 졸임장으로 서너장씩 켜켜로 재었다가 상에 내시면 맛깔스런 반찬이지요.
조금 더 정성을 들여 밤채나 마늘채 양념에 넣으시면 보기도 좋고 맛도 좋습니다.

쓰다 두신 김밥용 김도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졸임장과 물엿 통깨로 양념장 만들어 재었다가 두어 시간 지난 후에 뒤집어서 간이 고루 배게 한 다음 꺼내 드시면 편하게 젓가락이 가는 알뜰반찬이 됩니다.

수박껍질도 안 쪽의 붉은 부분과 겉면의 녹색 부분을 깨끗이 정리하여 약하게 소금 간하여 꼭 짜버리고 그늘에서 말렸다가 된장에 버무려 장아찌 해도 좋고 그냥 빨갛게 양념하여 무치셔도 사각거리는 식감이 즐거운 반찬이 만들어집니다. 

틈 나는대로 각종 장아찌 마련하셨다가 잃어버린 입맛도 되찾고 식사준비 하는 시간도 절약하실 수 있다면 일석이조 아니겠는지요.

다산연구소 연구위원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