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망종



 

<청개구리, 사진-조현숙>

오늘이 망종(芒種)입니다.
망종은 소만과 하지 사이에 있는 음력 5월 절기로 태양이 황경 75도에 위치한 날이 입기일이고 양력으로는 6월 5일경입니다.
망종은 씨를 뿌리기 좋은 시기이고 보리베기와 모내기가 이어져 일년중 가장 바쁜 농번기의 절정을 이룹니다.

이 무렵엔 농사일이 끝없이 바빠 일을 멈추는 것을 잊는다는 뜻으로 忘終이라고도 불렸다하네요.
분주하기 짝이 없는 망종을 일러 ‘별보고 나가 별 보고 들어온다’ ‘불 때던 부지깽이도 거든다’는 속담도 생겼다는군요.

‘모찌기는 자네 하소 논삶기는 내가 함세
들깨모 담배모는 머슴아이 맡아내고
가지모 고추모는 아기딸이 하려니와…
아기어멈 방지 찧어 들바라지 점심 하소
보리밥 파찬국에 고추장 상치쌈을
식구를 헤아려 넉넉히 능을 두소’
농가월령가의 5월령에는 이즈음  농촌상황이 이렇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번다한 농사일을 가족구성원 각자가 분담해서 적시에 효율적으로 처리해야 풍요로운 수확을 기대할 수 있다는 뜻이겠지요.

낮 기온은 오르지만 아침저녁은 서늘해서 주말나들이 하기에 좋은 시기입니다.
우리 강산 어느 곳이나 아름답고 정겹지 아니한 곳이 없지만  요사이 알맞은 여행지로 남도의 섬진강변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섬진강 물길을 따라가다 보면 빼어난 풍광과 함께 질 좋은 먹을거리들이 사방에서 손짓하기 때문입니다.

그 유명한 광양 다압의 홍쌍리 여사가 재배하는 농원의 청매실과 광양 숯불불고기, 낚시로 잡아 올린 섬진강 일급수에서만 산다는 은어와 참게요리, 그리고 하동의 마알간 제첩국, 구례 화엄사 입구의 산채음식과 대통밥… 
온통 입맛 당기는 남도음식들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작가 김훈 님은 하동의 제첩을 일컬어 이 세상에서 가장 낮은 곳에 살면서 가장 깊은 맛을 낸다고 묘사했더군요.
좀 멀긴 하지만 짬을 내어 남도땅 멋길 맛길로 여행 떠나보시면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근사한 이벤트가 되지 싶네요.

망종을 기준으로 2주가 지나기 전에 수확한 매실이 좋다는데 청매실로 만드는 장아찌와 매실액 만들어 저장하시면 두고두고 반찬과 양념 음료로 쓰실 수 있지요.
적은 비용으로 약간의 노력만 더 하신다면 아주 좋은 제철 음식들을 가족들에게 제공할 수 있으니 이 아니 즐거운 일입니까.

여건이 되면 나들이 길에서 매실을 직접 구하실 수도 있고, 아니면 산지에서 올라오는 싱싱한 매실 사다가 고깔을 떼어내고 깨끗이 씻어 물기를 빼고 그늘에서 건조시킨 후, 장아찌용은 씨를 발라 낸 다음 과육을 조각 내어 설탕에 버무려(설탕과 매실의 비율 1:1) 밀폐용기에 저장하였다가 숙성되면 양념하여 반찬하시고, 매실액은 열매 통째로 설탕에 버무려 밀봉했다가 3개월이 지난 후에 열매는 건져내고 진액만 냉장해두고 고기 양념 잴 때나 배탈 났을 때 물에 타 마시면 갈증도 해소되고 뱃속도 거짓말처럼 편안해집니다.

주말을 집에서 보내시는 가정에서는 매실액 담가놓고 별미 쌈밥으로 저녁상 준비하시면 어떨까요.
고기는 숯불에 굽는 것이 가장 맛이 좋으나 가정에서 할 수 있는 조리법은 되지 못하지요.
숯불구이는 아니지만 양념에 잰 고기를 버섯(새송이나 표고)과 함께 기다란 꼬치에 끼워 그릴이나 오븐에 구우시면 팬에 볶는 것보다 고기의 풍미가 더해집니다.
구워진 고기를 상에 내실 때엔 꼬치를 빼고 정갈하게 정리하여 달구어진 철 용기에 담아내시면 식사시간 내내 따뜻하게 드실 수 있습니다. 

상추 깻잎 쑥갓 치커리 실파 풋고추 마늘 양파 넉넉히 준비하시고 강된장이나 쌈장 정성껏 준비하셔서 가족들과 함께하는 불고기파티로 작은 행복 누리시면 좋겠네요.
요즘 수박도 아주 달데요.
후식으로 수박 한통 깨어 드시면 더 즐겁겠지요.

다산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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