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봄에 갈무리하면 좋은 저장식품

<조현숙 님의 할미꽃>

날씨가 풀려 차가운 바닷물의 온도가 올라가기 시작하면 겨울철 해조류들은 생명력을 잃게 됩니다.
자연히 김이나 파래 매생이 같은 해초들의 생산도 마감하게 되어 건조시키거나 냉동하여 저장에 들어갑니다.
우리가 연중 밥상에 오르는 김을 예전의 어머님들은 부각을 만드셔서 장기 보관하셨습니다.
바람이 없고 볕이 잘 드는 봄날 종일토록 김부각을 만드시느라 종종걸음을 치시던 어머니의 모습이 봄아지랑이 마냥 아른거립니다.

부각 만드는 김은 잘 쳐지지 않는 김밥용이 좋습니다.
찹쌀가루를 빻아 죽을 끓여 소금으로 간을 맞춘 후 부드러운 솔로 김 한 장을 놓고 고루 바릅니다.
그 위에 다시 김 한장을 얹고 찹쌀죽을 다시 바른 후 통깨를 뿌려 평상 위에 삼베 홑이불이나 대발을 펴놓고 건조시키는데 이게 대발에 달라붙지 않도록 수시로 떼어내고 뒤집고 하기를 반복하시는 겁니다.
많은 양을 만들다 보니 하루 내내 매달려야 하는 힘든 작업이었습니다.

마늘 양념을 첨가한 것은 구이용, 튀김용은 찹쌀죽만 듬뿍 바릅니다.
전라도 곡성지방에 특히 부각 만드는 솜씨가 발달되어 있습니다.
부각의 재료는 참가죽 나뭇잎과 줄기도 사용되지만 저는 만들어보지 못했습니다.

도시의 주부님들도 적은 양의 김부각을 만들어보실 수 있습니다.
따뜻한 방이나 거실에 널따란 비닐을 깔고 건조시키면 되는데 이렇게 하면 잘 달라붙지도 않아서 옛날 방식보다 훨씬 수월하게 만드실 수 있어요.
잘 건조된 김부각은 비닐봉지에 밀봉하여 냉장해두었다가 장마철이나 여름 휴가 때 참기름을 살짝 발라 굽거나 튀기시면 색다른 찬거리나 안주가 됩니다.

요즈음 수산시장에 가시면 대하가 많습니다.
씨알이 굵고 탱탱한 것을 골라 구입해서 씻은 후에 몸통 윗 부분의 내장을 이쑤시게로 제거한 후에 간장게장 담그시는 방법대로 대하장을 만들어 드시면 그게 또 좋은 밥반찬입니다.
꽃게는 아직 제철이 아니고 값도 세지만 대하는 수입산이 많아 값도 적당하고 질도 좋습니다.
 
요즈음 남해에서 올라오는 풋마늘은 아삭거리고 부드러워 마늘 장아찌 담그는 방식으로 간장과 감식초 물엿과 다시마 육수 끓여
식혀 부으시면 좋은 밑반찬이 만들어집니다.
하루 날을 잡아 이렇게 저장식품 만들어 놓으시면 매일매일 찬거리 걱정하지 않으셔서 편안하고 또한 경제적입니다.
이런 것 장만하실 땐 잔손이 많이 가니 부부가 협력하여 함께 만드시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 되겠지요.

봄쑥도 데쳐 물기 꼭 짜버리고 냉동 보관하면 쑥국으로도 떡으로도 차로도 두루두루 이용하실 수 있으니 시기 놓치지 마시고 마련해 보시면 이 봄은 아주 알뜰한 계절이 될 듯싶네요.

다산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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