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숙 님이 찍은 목련 꽃망울>

온 천지가 꽃소식으로 가득합니다.
매화 동백 영춘화 생강나무와 산수유 진달래 목련 개나리 벗꽃 복사꽃 배꽃 능금꽃의 개화 소식이 줄줄이 이어집니다.
아침 저녁으론 쌀쌀하고 한낮은 포근하여 온도차가 많이 벌어지니 감기에 걸리기 쉽고 춘곤증으로 나른해지기 십상인 이즈음 입니다.

외출을 하고 돌아오면 피로가 몰려와 열 일 제쳐두고 잠시 눈을 붙이고 나서야 다음 일이 순조로워지는 걸 보면 봄이 생동하는 계절인 것만은 아닌가 봅니다.
봄철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불청객 황사도 우리를 여간 성가시게 하는 것 중의 하나 입니다.
이래저래 봄은 사람의 마음을 들뜨게 하지만 몸은 그리 가푼하지만은 않습니다.
부족한 몸의 원기를 보충해 주어야 감기를 예방할 수 있고 춘곤증도 이겨내실 수 있겠지요.

병어는 맛이 담백하고 단백질의 함량도 높아 요즈음에 만들어 드시면 좋은 생선입니다.
회 좋아하시는 분은 크지 않고 싱싱한 것으로 골라 얇게 썰어 미나리 무우 깻잎 풋고추와 함께 초고추장으로 무쳐서 드시면 새콤달콤한 맛에 잃었던 입맛을 되찾을 수 있으실 것 입니다.

가장 손 쉽게 만들어드실 수 있는 병어 조리법은 무우 큼직하게 썰어 넣고 고춧가루와 마늘 간장 양념에 칼칼하게 조린 찌개 입니다.
아니면 살짝 간하여 채반에 건조 시킨 다음 찌거나 굽는 간편한 방법도 있습니다.

요즈음 바지락이나 모시조개도 아주 맛이 좋습니다.
소금 엷게 풀은 물에 담가 충분히 해감한 조개를 깨끗이 씻어 넉넉히 부은 물에 삶아 맑은 국물로 만들어 드셔도 좋고, 살짝 데쳐 살만 발라내어 갖은 야채와 초고추장으로 버무린 숙회를 만들어 드셔도 별미 입니다.
아니면 조개살 다져 넣고 파전을 부쳐 드셔도 밥상이 푸짐해집니다.
해물과 푸성귀만으론 허기를 달랠 수 없다 싶으시면 쇠고기 아롱사태찜이나 돼지 갈비찜도 든든한 메뉴이지요.
아롱사태는 반시간 정도 찬물에 담가 핏물을 뺀 뒤 냄비에 물을 넉넉히 붓고 90 분쯤 푹 삶은 뒤에 조림장과 맛술 물엿으로 양념하여 중불에서 뭉근하게 졸이다가 마지막에 다진 마늘과 양파 후추 참기름 넣은 다음 한소끔 끓이시면 완성 입니다.
밤이나 당근 돌려깎기 한 것 넣으시면 더 좋겠지요.

돼지갈비 양념은 조림장 조금만 넣으시거나 아예 넣지 말고 새우젓과 갖은 양념으로 조리하셔도 아주 색다른 맛을 즐기실 수 있습니다. 돼지고기를 된장으로 양념한 불고기와 같은 토속적인 조리법이겠지요.

고기 드실 때 따르는 다양한 쌈채 중에 당귀 잎을 몇 이파리 곁들이니 그게 아주 색다른 맛을 내더군요.
은은한 한약재의 맛이 씹을 수록  입맛을 살려줍니다.
사람의 식습관은 묘해 늘 먹던 것만을 반복하여 섭취하게 됩니다.
익숙한 음식에서 과감히 벗어나 보는 시도를 해 봐야 새로운 맛을 알게 되는데도 말입니다.

따뜻한 남쪽 지방에서 올라오는 햇양파와 오이 어슷어슷 썰어서 액젓이나 간장 고춧가루 통깨  참기름으로 뚝딱 버무린 겉절이도 한 끼 반찬으론  그만 입니다.

일전에 고향에 내려가 부모님 모시고 광주 五味 중의 하나인 송정 떡갈비 먹으러 갔었는데 상에  내놓은 쌈채 중에 색다른 게 있어 주인에게 물어보니 당귀잎이라 하데요.
이전에도 외식할 때 가끔 본 듯한데 생소한 것이라 손도 대지 않았던 것이었지요.

제철 간식거리로는 쑥갠떡이나 쑥버무리가 좋겠습니다.
쑥을 잘 다듬어 씻어 살짝 데친 뒤 찬물에 헹궈 물끼 꼭 짜버리고 물에 불려 건진 맵쌀과 함께 방아간에 가시면 쑥과 쌀가루 혼합하여 녹색 가루로 만들어 줍니다.
그것을 뜨거운 물에 익반죽하여 납작하게 개떡 모양으로 만들어 찌시면 됩니다.
찜 솥에서 들어 내실 때  떡의 겉면에 참기름을 바릅니다.
떡살이 있으시면 문양을 찍어 좀더 모양을 내실 수도 있고요.
쑥버무리는 맵쌀 가루에다 생쑥을 버무려 쪄내면 바로 완성입니다.


 
다산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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