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 들어선 부쩍 마음으로 모시던 분들의 부음을 자주 접합니다.
천수를 다하신 분이든  천수를 다하지 못하신 분이든 별세 하셨다는 소식은 항상 서럽습니다.

근자에, 발랄하고 사랑스런 모습으로 우리를 늘 즐겁게 해주었던 시대의 연인 ㅊ씨의 갑작스런 죽음은 더더욱 가슴을 아리게 합니다.
삶이 얼마나 고단하고 쓰라렸길래 어린 두 남매를 고스란히 남겨둔 채 다시는 돌아 올 수 없는 그 머나먼 길을 떠나야만 했는지.....
아까운 목숨 , 아까운 사람.
어지러운 세사의 혼돈 속에서 그저 가슴은 무너져 내리고 말문도 막힐 따름입니다.
삼가 고인의 외로운 영전에  명복을 빕니다.


애별리고(愛別離苦)
불가에서는 낳고 늙고 병들고 죽는 사바세계의 4가지 괴로움(生 老 病 死)외에도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야 하는 인간사의 괴로움을 설파했습니다.
늘 가까이서 바라보고 싶고, 얘기 나누고 싶고, 좋은 것 있으면 함께하고 싶어지는 인연과 헤어져야 하는 괴로움 말입니다.

아끼던 사람과의 이별이나 죽음이 고통스런 까닭은, 우리가 애정을 품었 그 사람을  이 세상에서 다시는 볼 수 없게 되고, 그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일도 없어져 버리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손길이 닿을 수 있는 곳에 사랑하던 사람이 사라져 버렸다는 사실은, 남아 있는 사람의 마음을 쓰리고 황막하게 합니니다.

고난은 하나의 긴 순간입니다.
어떤 시련이 내게 닥쳐오든, 한 목숨 받아서 이 세상에 왔으니 命대로 살아 보고 떠나야지요.
단 한번 주어진 유한(有限)한 나의 생(生)을  아끼고 사랑하면서 섭리자가 나를 이 세상에 보낸 몫을  해내야 하는 것입니다.

삶의 여정에는 영광도 있고 치욕도 있고, 성공도 있고 실패도 있는 법, 어떻게 한 시절이 고단하다 하여 하나 뿐인 목숨을 버려 버릴 수 있겠는지요.

인간의 힘으로는 어찌 할 수 없는 첫 번째 한계 상황은, 죽음이라고 어느 선배가 얘기하데요.
맞는 말입니다.
살아 있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커다란 축복입니다.
우리가 죽지 않고 살아 있기에 무엇에든 도전해 볼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이 주어지는 것입니다.

사노라면 부당한 폭력과 맞서 싸워 나가야 할 때도 있고, 꿈과 현실 사이의 괴리에서 오는 열패감의 늪에서 허우적거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다시 털고 일어나 스스로를 추스리고 불만족스런 현실을  타개해 나가면서 세상과 화해하고 사람들과의 관계망도 넓혀 나가는  것이지요.
그러다 보면 의외의 기쁨이나 보람도 얻게 되는 것 아닙니까?

한 없이 아깝고 귀한 생명들이 괴로운 한 순간의 충동을 이겨내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버리는 것은 무모하기 짝이 없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남이 나를 가당치 않게 공격 해오거든, 한 걸음 물러서거나 돌아가는 방법으로 나의 안위를 도모하고, 생명으로서의 값을 다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나의 삶과 세상에  대한 아름다운 의무 아니겠는지요.

서설이 길어졌습니다.
봄 꽃게 철이 지났고 다시 가을 꽃게 철이 다가왔습니다.
쳐진 기운도 되찾고, 계절의 미각도 느낄 수 있는  밥상 마련을 위해 수산시장에 다녀왔습니다.

활력으로 넘쳐나는 새벽 어시장은, 삶의  의욕을 되찾는 데엔 그만 입니다.
시장은 온통 가을 전어와 꽃게로 가득하고, 수산물을 염가에 구입하려는 사람들과 좋은 값을 받으려는 상인들로 북새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신사동 간장 게장 골목의 1인분 밥값 정도면 속이 탱탱한 양질의 살아 있는 꽃게 5킬로 그램(반망-큰것은 11마리, 적은 것은 15마리 정도 )정도를 살 수 있었습니다.
넉넉하게 사서 꽃게탕과 꽃게 무침  간장 게장 만들어 보았네요.

꽃게 무침 만드는 법
재료-꽃게 3마리
양념- 까나리 액젓 4큰술, 고춧가루 4큰술, 물엿 3큰 술, 매실액 1큰술, 생강즙 1작은 술, 다진 마늘 2작은 술, 대파 다진 것 1큰 술, 청양 3개 ,홍고추 2개, 깨소금, 밤채, 참기름 1큰술, 소금 2작은 술, 맛술 1큰 술

만드는 법
꽃게는 살아 있는 것이면, 알이 든 암게나 살이 꽉 찬 숯게 어느 것이나 좋다.
집게발을 잘라 내고 솔로 문질러 깨끗이 씻는다.
씻은 꽃게는 등딱지를 떼어 내고 안쪽에 붙어 있는 장을 긁어내어 양념에 합한다.
몸통에 붙어 있는 아가미와 모래 주머니를 떼어 낸다.
몸통은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다.
청 홍의 고추는 어슷 썰기 한다.
위의 양념을 고루 섞어 양념장을 만든다.
손질 된 꽃게를 양념장에 버무린 후,소금으로 간을 맞추고 냉장하여 하룻밤 정도 숙성시킨다.
두어 시간이 지나면 양념이 고루 밸 수 있게 꽃게 무침을 뒤적여 준다.
꽃게 무침 위에 밤 채와 통깨를 뿌려 낸다.


꽃게탕
재료- 꽃게 5마리, 새우(중하)10마리, 양파 1개, 대파 1.5뿌리,
         호박 1개, 다진 마늘 2큰술, 된장 2큰술, 고춧가루 2큰술
         청양 2개, 볶은 소금 1작은 술, 미나리나 쑥갓 약간
만드는 법
꽃게는 위와 같은 방법으로 손질하여 4등분 하고 게딱지 속의 장은 꺼내어 놓는다..
새우는 머리를 떼어 내고 잘 씻어 놓는다.
다시마 무우 가다랑어 대파 게딱지를 넣고 푹 끓여 육수를 만든다.(15컵 정도)
육수에 된장과 고춧가루를 풀어 놓고 호박과 양파를 큼직하게 썰어 냄비의 밑에 깔고 그 위에 꽃게와 새우를 얹고 된장물과 게의 장을 넣고  푹 끓인다.
끓는 중간 중간 거품을 걷어낸다.
마지막에 다진 마늘과 대파, 청양 썰어서 넣고 소금으로 간을 맞춘다.
미나리나 쑥갓은 불을 끄면서 넣으면 완성이다.

간장게장 만드는 법

재료-암꽃게 5마리
절임장-간장5컵, 육수( 가다랑어 다시마  게딱지 무우 대파 넣고 끓여 거른 물)2컵, 청주 0.5컵, 양파 1개, 마른 청양고추 3개, 대파 반뿌리, 청양고추 3개, 깐마늘 10쪽, 생강 3조각, 사과 반개
꿀이나 조청 1큰술

만드는 법
암꽃게를 흐르는 물에 솔로 깨끗이 씻는다.
가위로 다리 부분을 잘 정리하고, 물기를 마른 행주로 잘 닦아 스테인리스  통에 배 부분이 위로 오게 담는다.
절임장을 약한 불에 뭉근히 달여(2시간 정도) 재료의 맛이 고루 우러나오게 한다.
달여진 절임장의 건더기를 걸러 내고 식힌다.
식은 절임장을 용기에 붓고, 마른 청양 고추와 마늘 10쪽 양파 1개를 간장물에 띄운다.
게가 간장물 위로 떠오르지 않게 깨끗한 돌을 얹어 냉장한다.
3일 정도  숙성시켜 간장물만 다시 따라 끓여 식힌 후 용기에 붓고 이틀쯤 더 숙성시키면 완성이다.
양이 많을 때에는 위의 과정을 두어 번 더 반복한다.
게장은 15일을 넘기기 전에 먹어야 맛이 좋다.
오래 보관하려면 게장 국물만 따라내 냉장 보관하고 꽃게는 1마리씩 랩으로 싸서 냉동했다가 필요 시에 꺼내 해동하였다가 아가미와 모래 주머니 제거하고 청홍 고추 썰은 것과 밤채를 얹어 상에 낸다.



 

 

 
다산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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