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주말
수고하신 가족을 위해 특별 메뉴를 마련해보자.

식사 당번을  한 번 바꿔보는 것도 멋지고, 가족이 함께 준비해도 재미있겠다. 마트에 가보면, 부부와 함께 또는 모녀끼리 혹은 부자 간이나 부녀 간에 시장 보는 모습을 많이 보게된다.
단란한 가족의 모습은 바라보는 사람까지도 행복하게 한다.
가족보다 더 소중한 존재가 있으랴.
이러저러한 일로 지지고 볶다가도 돌아 서면 다시 애잔하고 살가운 게 가족아니던가. 가족은 이 세상을 버틸 수 있게 하는 힘.

식사 준비하는 게 좀 손이 많이 가는 일인가.
다듬고 씻고 끓이고 조리고 무치고 버무리고...... 한식의 조리 과정은 길고도 복잡하다. 거안제미(擧案齊眉)를 당연한 부덕으로 알고 살아온 우리 구세대 주부들은 허리가 온전하게 남아 있을 리 없다.
하다 보니 남편의 작은 도움에도  살 맛이 난다.
작은 것에 정이 들기도 하고 나기도 하는 게 부부지간.

한 끼의 식사를 위해 주부는 오랜 시간 서서 일 해야 한다.
그 모든 가사노동을 주부 혼자 감당하자니 버거울 수밖에.
일을 가진 신세대 주부들이 오죽하면 출산을 기피할 정도가 되었을까. 
집안 일이란 끝이 없고, 죽어라 해도 별 표도 나지 않는다.

주부의 일손을 돕는 남편은 복 짓는 일이다.
작은 배려는 아내의 마음을 크게 움직이게 하고,
안주인이 편안하면 가정은 절로 환해지는 것.

쌈밥은 여름철의 별미.
상추도 좋고, 호박잎도 맛나고, 머위나 곰취도 향기롭다.
상차림의 기본은 음양이 조화와 균형을 이루게 함이다.
찬 것과 더운 것, 딱딱한 것과 부드러운 것, 동물성과 식물성, 발효음식과 즉석 요리,푸른 것과 붉은 것, 뭍에서 나는 것과 바다에서 나는 것,쓴맛과 단맛...... 이런 식으로 음양을 고려하면서 음식을 마련하면 영양과 맛은 절로 따라 온다.

경동 시장에 나가 강원도에서 올라온 곰취와 머위잎을 구해왔다.
모두 쌉싸름한 맛과 향을 지니고 있어 입맛 당기는 엽채류이다.

머위는 줄기의 겉껍질을 벗겨내고 깨끗하게 씻어 끓는 물에 소금을 약간 넣고 살짝 데쳐 찬물에 헹궈 물기를 뺀 뒤 가지런히 추려 접시에 담는다.
곰취는 향이 좋아 깨끗이 씻은 후 생채로 준비한다.
고추장과 된장, 조청과 참기름을 배합하여 쌈장을 만든다.
소낙엽살구이와 새우볶음을 따로 준비하여 채식의 허전함을 보충하면 밥상은 바로 거룩해진다.

머위잎 한 장에 밥 한 숫갈과 불고기 한 점 올리고 새우와 쌈장을 얹고  잘 여며 마주 보는 자리에 앉은  남편이나 아내에게 권해보자.
한 주동안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는 온데간데 없어지고, 그래도 세상은 살아볼 만한 것으로 바뀌게 된다. 
행복이 뭐 별건가.



다산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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