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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선물에 대한 몇가지 생각들

선물

 

명절 때만 되면 솔직히 머리가 복잡해집니다. 그동안 이런 저런 일로 신세진 분들께 작게나마 선물을 하고 싶은데 어떤 걸 골라야 할 지 고민스럽거든요. 선물이라는 게 자칫 잘못 하면 하고도 좋은 소리를 못듣거나 심한 경우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선물을 선택할 때는 무엇보다 받는 사람의 `연령, 기호, 가족관계, 형편`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어떤 사람에겐 필요하고 반가운 선물이 다른 사람에겐 시큰둥한 물건일 수도 있으니까요. 이런 전제 아래 제가 나름대로 정해놓은 선물 선택의 기준은 이렇습니다.

 

첫째, 받는 사람이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을 것.

둘째, 그러면서도 때마침 필요한 물건이어서 꾸러미를 풀면서 반가워 할 수 있는 것.

셋째, 저 자신 나중에 부담스럽거나(경제적 심리적) 후회하지 않을 것.

넷째, 가능한한 받는 사람이 오래 기억할 수 있는 것.

다섯째, 어느 정도 부피가 있는 게 좋지만 밖에서 주는 경우 너무 무겁거나 크지 않은 것.

 

명절 선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고르는 품목은 대개 *먹을 것 *넥타이나 스카프 가방 지갑 *화장품 *브로치나 목걸이등 액세서리 *티셔츠등 의류소품 *그릇류 *비누와 치약세트 *상품권 등입니다. 물론 주머니 사정에 따라 좀더 거창한 것도, 양말처럼 조촐한 것도 있을 수 있겠지요.

먹을 걸로는 갈비등 육류나 생선, 식용유나 참기름, 명란젓등 젓갈세트, 말린 표고버섯등 버섯류, 김, 과일 그리고 한과세트가 주종을 이룹니다. 가격대가 다 다르니 일률적으로 말하기 어렵겠지만 분명한 건 육류는 어디서 구입하느냐에 따라 품질이 상당히 다르고, 한과 또한 맛의 차이가 심하다는 것입니다.

갈비세트의 경우 같은 백화점 제품이라도 `L백화점` 것과 `H백화점` 것엔 충분히 느낄 수 있을 정도의 차이가 납니다. 그런데도 별 문제가 생기지 않는 걸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상 선물로 받은 물건에 대해 `좋다` 혹은 `나쁘다`는 평을 하지 않는 까닭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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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돈을 주고 사서 먹으면 분명히 뭔가 시정을 요구하거나 다신 그곳에서 사지 않을 수도 있을텐데 선물로 받는 만큼 가타 부타 말 없이 지나가고 그러다 보니 주는 쪽에선 관행대로 사던 곳에서 사는 것이겠지요. 글쎄요. 알고 보면 그게 아니고 품질이 떨어지는 백화점쪽에서 단체 구입을 하는 회사쪽에 마케팅을 좀더 잘하는 것일까요?? 알 수 없습니다.

명절 선물, 특히 추석과 설 선물로 애용되는 한과에 대해서는 참, 할 말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이대로 가면 우리 고유의 식품인 한과의 맥이 끊기지 않을까 걱정스럽습니다. 한과를 평소 자기돈 주고 사먹는 경우는 극히 적어 보입니다. 그러다 보니 시중에서 유통되는 것 대부분이 선물용이 아닌가 싶은데 바로 이점이 한과의 품질을 향상시키기는커녕 날이 갈수록 떨어뜨리고 있는 요인으로 보입니다.

 

한과의 맛은 그야말로 천차만별입니다. 약과에서부터 강정까지 부드럽고 아삭아삭한 맛이 일품인게 있는가 하면 딱딱하고 간도 안맞고 말라서 퍼석퍼석 부서지는 것까지 말입니다. 문제는 명절에 유통되는 한과의 대부분이 후자라는 겁니다.그러다 보니 한과에 관심없는 아이들은 물론 어른까지도 잘 먹지 않게 되는 수가 많습니다.

아이들이 이런 걸 먹다 보면 `한과란 본래 맛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되고 그 결과는 한과를 거들떠보지도 않게 되는 것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대량 생산하는데다 대부분 선물용으로 포장판매하는 것이 문제를 고질화시키는 요인이 아닐까 싶습니다만 이런 일이 계속되면 종국엔 어떻게 될까요.

지금이라도 한과 제조업체 대표들은 제발 자신들이 시중에 내다 판 한과를 사서 추석 연휴에 직접 먹어봤으면 합니다. 그리고 `이런 상태로 계속 만들어 팔아도 좋겠는지 심각하게 고민해봤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식품류중 요즘 새롭게 유행하는 햄이나 소시지 세트는 물론 참기름같은 것도 `유효기간`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트 등에서 싸게 파는 제품중엔 유효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것들이 있거든요.

티셔츠 넥타이 스카프등 패션제품이나 액세서리, 화장품은 반드시 `교환권`을 동봉하는 게 필요합니다. 취향과 평소 사용제품에 따라 좋아하는 게 전혀 다를 수 있으니까요.

우리나라의 명절 선물이란 게 개개인이 그동안 마음에 새긴 사람에게 정성껏 작은 것이라도 하는 경우보다는 회사나 단체에서 일률적으로 보내는 일이 많은 만큼 이렇게까지 신경쓰는 것 자체가 `과하다`내지 `우습다`고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저는 단체선물이라도 기왕이면 좀더 세심하게 배려할 필요가 있다고 믿습니다.

그저 관행대로 무심코, 그동안 해온 거니까, 위에서 시키니까, 안하면 껄끄러우니까 할 수 없이 하면 한과처럼 품질향상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도 있고, 유통업체 좋은 일만 시킬 수도 있을 테니까요.

갈수록 상품권 판매가 늘어나는 건 이런 저런 신경쓰기가 너무 힘들고 귀찮아서일지 모르겠습니다. 그게 아니고 선물 아닌 뇌물용으로 대량 판매돼서일까요?? 그렇게까진 생각하고 싶지 않습니다.

세상사가 아무리 번거롭고 어지러워도 선물이란 역시 `어떤 걸 해야 상대방이 기뻐할까`를 상상하면서 머리를 싸매고 정성껏 발품을 팔아 장만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 저는 그렇게 믿습니다만….

늦깎이 훈장이 된 글쟁이. 내 인생의 꼭지점이 아직 남아 있겠거니 믿으며 매사 열심히 대드는 철 안든 아줌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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