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화두(6.20)- 승자의 법칙(13) - 여유(餘裕) 








여유(餘裕)는 넉넉한 마음의 공간이며 서두르지 않는 느긋함. 여유는 홀로 고고한 자태를 뽐내는 야생초처럼 초연하고, 벌레 먹은 부분을 감추지 않고 보여주는 나무잎처럼 자연스럽다. 숨을 쉬는 일 외에는 서두를 일이 없다. 조급한 사슬에 묶이면 시간의 노예가 되고, 자기를 지켜보는 여유가 없으면 독선에 빠지며, 3초의 여유 부족으로 30년을 잃기도 하고, 3분도 기다리지 못해 생명을 잃기도 한다. 여유는 차분한 행동을 하게하는 마음의 안정제, 상대의 말을 귀담아 들어주는 겸손, 한 박자 쉬면서 주변과 반대편을 보는 습관, 욕심을 조절하는 절제력이다. 여유는 느리게 가더라도 똑바로 가려는 심성이며 큰 것을 위해 작은 것을 버리는 인생 전략이다. 겸손과 배려, 자애와 돌봄, 나눔과 봉사 등은 삶의 여유이며,  시작과 마무리 20분 동안의 냉정한 절제력,  폭넓은 시야 확보, 정확한 패스, 문전에서의 신중함 등은 축구에서의 여유다.  여유로 내면을 채우고 남에게 매력을 주자. 



시작과 마무리를 천천히 하자. 시작을 서두르면 방향을 오판하고, 마무리를 서두르면 유종의 미를 잃고 해왔던 일들이 부실하게 된다. 우리민족의 지력과 정신력은 우수한데 오랜 세월 가난과 전쟁불안에 찌들면서 (해학과 인정(人情), 남에게 피해를 안 주고 배려하려는 고등 유전자도 생긴 반면) 예민(소심)증, 열등(피해)의식, 체면(형식)의식, 조급(여유부족)증, 감성결핍(시기)증 등 부정적인 유전자도 생겼다. 한국인의 조급증이 치유되지 않는 것은 다혈질적인 기질과 식민사관의 영향도 있지만, 어려서부터 경쟁의식을 심어주었기 때문. 여유와 자신감을 갖는 생활교육과 서로 더불어 사는 상생교육을 시켜야 한다. 개인의 여유는 실책과 사고를 막고, 리더의 여유는 조직을 평온하게 안정시킨다. 자신과 조직을 여유로 안정시킨 뒤에 큰 일을 하자. 



여유는 자신감에서 생긴다. 여유는 갖고 싶다고 소유할 수 있는 장식품이 아니다. 여유는 더 잃을 게 없다는 배짱과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서 생긴다. 자신감은 교육훈련이 만든다. 자신감은 어떤 고통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내면의 다짐과 내면학습에서 생기고, 심신의 강인함은 마음의 내면화 교육과 몸 훈련을 통해서 생성된다. 교육으로 아는 것은 그냥 단순한 입문 과정에 불과하므로 기초체력부터 생존, 기동, 전술과제까지 몸으로 체득해야 한다. 모르는 것보다는 아는 게 낫고, 머리로 아는 것보다는 몸으로 아는 게 낫다. 몸의 여유보다 마음의 여유가 낫고 마음의 여유보다 영혼의 여유가 낫다. 마음의 만족도는 무한대로 높이고, 육체의 만족도는 하루 3끼의 식사, 하루 2시간의 독서, 1시간씩의 운동으로 제한하자.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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