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화두(6.13)  - 승자의 법칙(6) - 공세
  

세계인의 축제, 월드컵 축구가 시작되었다.  



축구는 원시 사냥꾼의 놀이에서 시작된 전쟁 게임. 고대 축구는 공(사냥감)을 패스로 연결해서 상대 골대(함정)에 넣어야 이기는 전쟁 스포츠, 축구는 사냥꾼들이 사냥 협력을 위한 예행연습, 상대를 정복해야 안심하는 인류의 공격본성을 합법적으로 시연하는 살풀이 게임. 축구는 인생의 축소판. 나갈 것인가? 물러설 것인가? 2진법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게임, 힘의 대결이면서 힘을 뛰어넘는 행운의 묘미가 있고, 인간 장벽을 돌파하면서 상대의 돌파를 막아야 하는 공격과 방어가 공존하는 게임, 하나 뿐인 공을 뺏고 뺏기면서 엮어가는 전쟁 이야기. 현대의 축구는 4각의 라인(105m x 68m) 안에서 453g의 공 하나를 놓고 22명의 전사가 온 몸으로 싸우는 전쟁(축구 때문에 실제로 1969년 7월 엘살바도르와 온두라스가 100시간 전쟁도 했다.) 축구는 국가 간의 체력과 지력을 겨루는 전쟁. 축구의 패스와 수비는 공격을 위한 준비동작, 축구는 오로지 공세로 존재한다.



공세(攻勢)란 주도권을 갖고 앞으로 나가는 기세. 수세적으로 이긴 전사(戰史)는 없었다. 공세는 산위에서 돌이 아래로 구르는 형상, 막혔던 봇물이 터지고 독수리가 먹이를 보고 직진하는 기세, 공격수가 상대 수비수 3~4명을 제치는 돌파력, 자기주장을 펴고 관철시키는 것도 다 공세이다. 그러나 준비 없이 무턱내고 공세행위를 취하면 역공을 당한다. 축구를 통해 공세를 생각해보자. 축구 경기는 국가, 지역, 문화 간의 우수성을 다투는 전쟁, 축구는 물리적 충돌의 연속이기에 상대편보다 기운과 기세가 강해야 앞으로 나가고 골을 더 많이 넣는 편이 이긴다. 공세는 물리적인 저돌성이면서 겉으로 져주면서 이기는 효율적인 침투력이다. 표적을 제압하는 자가 사수(射手)이며, 결과적으로 이기는 게 공세다.


승리가 없는 공세는 허세. 아무리 공세적인 경기를 했더라도 비기거나 지는 축구에 박수를 보내지 않는다. 전투에서 공세를 펴고도 목표를 점령하지 못하면 무모한 작전, 성급한 투자로 잃는 것은 고난. 축구의 희열은 승리에 있고 축구의 묘미는 역습과 역전에 있다. 축구에 미리 정해진 승자는 없고, 둥근 축구공은 이념과 문화, 종교와 피부색을 구분하지 않는다. 둥근 축구공으로 승리하려면, 빠른 기동력으로 압박 수비를 해체하고, 정교한 패스로 축구장 공간을 주도적으로 사용하고, 역습으로 골 결정력을 높여야 한다. 축구는 집요한 승리의지, 빠른 기동으로 주도권장악, 정교한 패스로 공간지배, 끝까지 긴장을 풀지 않는 편이 이기고, 명확한 목표, 공세적 분위기, 기민한 생각으로 환경을 개선하는 조직이 이긴다.


생각의 기동성. 축구는 관중의 흥미를 위해 공은 가벼워졌고, 움직임은 빨라졌다. 관중은 빠른 선수에게 박수를 보내고, 기동성이 우수한 편이 승리할 확률이 높다. 축구는 물질(체력)과 정신의 총체전이다. 경지에 이르면 몸과 생각이 동시에 판단하고 대응하지만, 물리적 기동성은 생각의 기동성에서 나온다. 몸보다 생각의 판단이 빨라야 공간을 장악할 수 있다. 선수가 생각 없이 부딪히면 반칙을 범하고 몸만 빠르면 업사이드 반칙을 범한다. 생각이 기민하여 구장과 기상 조건을 먼저 읽고 실시간 대응을 하고, 공간을 활용하며 유리한 조건을 만들며, 정교한 협력과 눈빛만 봐도 서로를 알 수 있는 이심전심 호흡으로 속공을 펼치고, 심신이 협조된 기동으로 상대의 빈틈으로 기동하여 골을 많이 넣는 팀이 이기고, 빠르고 정확한 판단으로 자기 일에 공세를 발휘하는 사람이 승리한다. 몸과 정신의 종합 예술인 축구는 말처럼 쉽지는 않다.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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