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행복(4.12)- 노출, 성찰, 소통   




  저마다 SNS라는 춘추전국 무대에 자기 생각과 사상을 노출하고 있다. 노출의 마법에 걸린 세상은 언어가 길고 장황하다. 개별적 신변잡기부터 자기사상과 자기 믿음이 옳다는 주장에 이르기까지 무수한 이야기와 무거운 주장들이 쏟아지고 있다. 잔잔한 공감을 주는 글도 많고 자기와 다른 생각과 사상을 테러하는 가혹한 비판도 많다. 사상이 다르면 자기과시와 자기광고만 있고 교감과 통합은 있을 수가 없다. 그래서 한국 사회는 복잡하고 갈등이 많다. 지지세력을 키우려는 사상 노출은 존재감 확대를 위해 표현의 성형과 포장술이 발달한다. 균형을 잃은 지나친 심신의 노출은 예술의 경지도 있지만, 자기를 천박한 상품으로 추락시키고, 성급한 지식 노출은 진실을 매몰시키고 노폐물을 쏟아낸다. 흑백으로 대립된 세상에서 언어로 자기를 노출하는 것은 때로는 목숨도 걸어야 한다.

자기성찰로 지식을 지혜로 바꾸자. 생각의 노출은 누가 더 야한가를 시합하는 배우들의 시상식 무대처럼 아름다운 즐거움도 주지만 생각이 다른 사람에게는 비판과 미움의 표적이 된다. 노출은 외부를 지향하지만 스스로 자기세계에 갇히고, 성찰은 자기 내면을 지향하지만 무한세상을 개척한다. 다산 정약용의 작품은 귀양지의 고립무원의 환경에서 나왔고, 톨스토이의 명작은 눈이 내려 왕래가 끊긴 시베리아 벌판에서 태어났다. 야수(野獸)도 상처를 입으면 깊은 숲으로 들어가서 자기 상처를 홀로 핥는다. 핥고 핥으면서 상처를 치유하듯, 자기성찰을 해야 한다. ‘나는 무엇을 위해 살고 있고, 무엇을 잘 하고 있는가?’ 에 대한 명확한 답을 찾고 실천하기 전까지는 성찰해야 한다. 성찰을 통해 지식을 산 체험으로 바꾸고 상대를 이해하고 상대의 내면까지 깊게 보는 힘을 키우자.  
노출과 성찰은 양심을 통해서 만나야 소통이 된다. 소통을 강조하지만 진정한 소통은 적고 자기주장(광고)만 많다. 성찰이 없는 노출은 가볍고, 노출이 없는 성찰은 자폐적이다. 지식노출과 자아성찰은 양심을 통해서 만나야 소통이 된다. 지식끼리의 만남은 칼과 칼의 부딪힘이다. 소통은 형식보다 진솔, 유머, 상생을 필요로 한다. 서로가 소통해야 서로의 소원을 풀 수 있다. 진솔 그 자체를 인간의 최고 품위로 받아들여, 진솔하면 생각이 다르다고 공격하지 말자. 세상의 고통은 거짓과 진솔의 매장에서 생긴다. 소통에는 유머가 필요하다. 유머는 대립과 어색함을 무너뜨리고, 서로를 하나로 화합시킨다. 소통은 상생을 필요로 한다. 상생은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어울릴 일은 어울리고, 아닌 것은 아니라고 하는 큰 물결이다. 서로의 영광을 위해서 상생의 기운으로 소통을 하자.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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