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행복(12.13)- 장자와 수용, 겸손, 유머  



 장자는 학의 다리가 길다고 자르지 말라고 했다. 생명체가 뻗어가는 대로 지켜보면서 자기 기준대로 가지치기를 하지 말라는 의미. 자연에는 기준이 없다. 있는 그대로가 가치이며 평온한 상태다. 현대인이 스트레스를 받고, 스스로 고통을 받는 것은 자기 기준을 정하여 애를 쓰고 인위로 자연스러움을 깨기 때문. 자존심은 자기 기준이 만든 자기 보호망이며, 가치는 집단이 결정한 기준이며, 다툼은 자기 기준에 미치지 못하기에 생기는 현상. 전체를 보지도 못하면서 부분만 보고 자기 기준을 정하면 피아와 본질을 구분할 수 없고, 상대가 자기 기준에 맞지 않으면 다투게 되고, 자기 기준을 만족시키기 위해 인위적으로 일을 추진하고, 상대를 이겨서 이익을 얻고자 하면 본래 가진 것마저 잃는다. 평화를 원하면 자기 기준을 버리고 자기 뜻을 앞세우지 마라.

장자와 우화(유머)

장자는 마음보다 더 잔인한 무기는 없다고 했고, 만물은 평등하니 편견과 선입견 없이 살 것을 주문했다. 장자의 정신세계는 평등과 통찰이다. 그래서 장자는 쉬운 이야기(우화)를 통해서 소통을 시도했고, 이야기를 펼치면서 인간 세상의 모순을 꼬집었다. 장자는 지극히 작은 존재가 지극히 큰 범위의 것을 다 알려고 하기에 도를 깨닫지 못한다고 지적했다(공감의 눈물), 온전한 사람의 마음은 아무 것도 붙잡지 않고 아무 것도 기대하지 않는 거울 같다고 했다(깨달음의 웃음), 상대와 현상이 나와 일체가 되면 눈물이 나고, 상대와 현상이 나보다 못하면 우월감의 웃음이 나온다. 인간의 모나고 약한 심사를 우화로 지적하는 장자의 이야기를 읽으면 눈물도 나고 웃음도 생긴다. 상대에게 감동을 주려면 상대의 마음속으로 파고들어 일체감을 주고, 상대를 웃기려면 내가 좀 부족한 듯 보이자.

장자와 겸손.

장자는 <하늘이 사람에게 큰 임무를 내리려 할 때에는 먼저 그 심지를 지치게 하고 뼈마디가 꺾어지는 고난을 당하게 하며, 그의 몸을 굶주리게 하고, 하는 일마다 어지럽게 한다. 이는 그의 마음을 격동시키고 겸손함을 길러주어 할 수 없던 일도 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장자는 사람이 아는 바는 모르는 것보다 아주 적으며, 사는 시간은 살지 않는 시간에 비교가 안 될 만큼 아주 짧다>고 했다. 모난 돌이 정을 맞고, 싸움소도 머리를 드는 순간에 상대 소의 뿔에 받힌다. 장자는 인간을 나비로 물화시킨 호접몽을 끝으로 맺으면서 모든 가치의 대립이 하나가 되면 꿈도 현실이요 현실도 꿈이라는 것을 깨우쳐주었다. 그 일체감의 경지를 깨달으면 이것이 내 것이라고 뚜렷하게 주장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기에 겸손해야 한다. 인생은 세상 만물을 빌려서 사용하고 갈 때는 다시 돌려주고 가는 빈손의 여행이다.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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