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행복(12.5) - 중용(中庸)의 힘

한쪽 날개로 나는 새가 있는가? 

새는 양쪽 날개로 날아가고, 바퀴는 축을 중심으로 굴러가며, 세상은 음양의 조화로 돌아간다. 세상은 서로가 필요로 하는 대칭되는 짝이 있는데, 상대가 없어야 내가 사는 것처럼 매섭게 군다. 물질과 정신, 현실과 이상, 사실과 신비, 몸과 마음 등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존재하는 구조다. 그런데 자기만 생각하고 자기편에만 빠지면 모질고 사나워진다. 이는 순위를 매기는 학교교육과 과잉 경쟁시스템의 병폐다. 자기의 믿음만 진리라고 생각하고, 자기 것만 최고라고 우기는 치우침은 반드시 외면을 당한다. 서로 어울리고 융합되는 중간 지대와 대립과 분열이 사라지는 중용을 찾아야 한다. 중용은 물에 물을 탄 것처럼 무색무취도, 속마음을 보이지 않고 둘 다 좋다고 하는 이중성도 아니다. 정치와 문화에서 중용은 있어도 조국과 적국 사이의 중용은 있을 수 없다. 쥐도 아니고 새도 아닌 박쥐의 운명처럼 모두에게 내침을 당한다. 

중심과 중용.

중용은 치우침이 없는 당당함. 일정한 거리두기와 가운데로 가는 물리적 중용, 서로 다른 요소를 용해하여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중용, 대립과 분열이 없는 이상적 중용도 있다. 중립국이 먹히지 않고 버티려면 중심이 있어야 하고, 문학이 감동을 주려면 보편적 정서를 다루어야 한다. 이것도 좋고 저것도 좋다는 식의 헤픈 수용은 중용이 아니라 비위맞추기이며, 책임을 지기 싫어서 침묵하고 알아서 하라는 식은 갈등 회피성 중용이다. 선남선녀가 만나 자식을 낳듯, 중용은 이것과 저것을 용해시켜 새로운 날 것을 창조해야 한다. 중용은 정신적 중심부를 향하여 에너지를 적절하게 발휘하되, 넘치거나 오만하지 않으며, 좋고 나쁜 일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조화와 중용. 상황이 바뀌어도 중용을 지키려면 조화력이 필요하다. 중용과 조화는 필요충분 관계다. 중용은 상황에 따라 색깔이 바뀌는 카멜레온이 아니라, 여러 가지 색을 지니고 있어서 어디에도 어울리는 봉황새다. 중용은 말과 당나귀의 산물인 노새의 운명처럼 자기 복제의 유전자가 없기에 상황과 지혜를 배합하여 때에 맞는 최선책을 만들어야 한다. 리더가 성격과 개성, 지적 수준과 문화가 다른 구성원을 위화감 없이 끌고 나가려면 종교와 정치의 무소속이 되어야 한다. 리더는 중용을 염두에 두고 시스템과 인간의 정을 혼합하고, 필요하면 다듬어진 화도 내고, 자연인격으로 웃더라도 속은 냉정해야 한다. 리더가 조직원에게 사랑과 존경을 받으려면 중심과 중용을 신앙처럼 지켜야 한다.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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