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행복(8.25)- 내가 나에게 사과하자.

<더 테러 라이브>를 보았다.

보는 관점에 따라 발칙하면서도 통쾌한 영화였다. 일용직 노동자였던 아버지의 억울한 죽음에 분노한 테러범이 폭파테러라는 나쁜 수단으로 언론의 주목을 끌고, 대통령이 사과만하면 자수하겠다고 하지만, 대통령을 대신하여 나온 경찰청장은 테러범에게 협박과 엄포를 놓다가 테러범에 의해 피살당하고, 대통령은 끝내 사과를 거부한다. 여러 명의 무고한 사람이 생명을 잃는다.

영화는 인간 세상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신원(伸寃)을 위해서 악(테러, 자살)을 선택하는 약자. 더불어 살기 위한 소통과 위민(爲民)사상이 부족한 사회, 개인의 이해관계로 얽힌 추한 기업조직, 이미지 손해마저도 보지 않으려는 관료 사회, 법과 명분으로 방어막을 치고 지배를 꿈꾸는 권력, 권력유지를 위한 뻔뻔한 정당화, 권력 품위를 위한 혐오스런 합리화 장면까지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개인 손해를 감수하지 못하는 이익 사회는 사과가 용서임을 모른다. 사과(謝過)는 사과(赦過)다. 작은 흠집은 더 커지기 전에 호미로 막아야 한다. (본인은 2002년 국방부 항고에서 경고처분을 받아, 법리적으로 원복에 문제가 없었는데, 2002년 육군참모총장과 법무감은 무엇이 두려웠는지 굳이 저를 강제전역을 시켰다. 2 분이 살아 있을 때 정식 사과를 받아야겠다. 목숨을 걸고서...)
내가 나에게 사과하자.

<사과=책임>으로 인식하는 사회는 사과에 인색하고, 먼저 사과하면 싸움에서 지는 것으로 인식하는 사회는 뻔뻔해진다. 진심이 담긴 사과라면 지저분하게 책임을 묻지 않고 깔끔하게 받아주는 사회는 진보한다. 사과는 영혼을 맑게 하고, 지난 불편함을 털고 앞으로 나가게 하는 매개체다. 불완전한 인간이 더불어 사는 인간 세상에 실수와 실책이 있을 수밖에 없다. 부지불식간에 악의 없이 일어난 실수와 고의가 없는 실책이라면 포용과 아량으로 용서해야 한다.

나를 참회하자. 진정한 사과를 할 수 있는 인품을 키우려면 내가 나에게 사과하는 기술을 익혀야 한다. 사과는 상대에게만 적용하는 겸허함이 아니다. 사과는 나에게 먼저 적용해야 한다. 어떤 이유든 몸이 피곤해 하고, 몸의 기능이 떨어지면 몸을 무리하게 사용한 것으로 판단하고 몸에게 사과하자. ‘몸아, 미안해, 널, 함부로 사용했어. 조심하마.’ 마음이 산만하고 변덕을 부리면 마음 사용에 부주의가 있었음을 인식하고 마음에게 사과하자. ‘마음아, 미안해, 너의 마음도 모르고 함부로 부렸어. 조심하마.’

서로가 더불어 사는 세상을 위해서 나를 참회하고, 상대를 배려하며, 세상에 감사하자.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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