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아마조네스의 부활, 전통적인 여성 이미지를 벗다

청순한 여성상에서 섹시한 여성상을 거쳐 이젠 유능한 여성상으로 변모하고 있다. 여자들이 매력적인 이미지를 통해 남자에게 매력을 어필하던 접근에서 이젠 독자적인 당당함으로 무장하고 있다. 남성에 의존적인 여성상이 사라지진 않겠지만, 누구에게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이다 못해 심지어 남성을 의존시키는 적극적인 여성상도 확대될 조짐이다. 굳이 남자와 결혼해서 가족을 만든다는 생각을 버리기도 하고, 여자를 사귄다는 차원이 아니라 독자적으로 자발적 독신이나 자발적 싱글맘을 지향하는 것도 점차 보편화된다. 연애에서도 남자와 동등 혹은 우위를 점하는 경우도 많다.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 지위에서도 마찬가지다. 남자에게 의존하는 여자에서 남자를 먹여살리는 여자로 진화한 것이다. 이런 여자들은 마초적 기질을 가질 소지도 높고, 섹스나 연애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취하기도 한다. 동성애에 대한 거부감도 적고, 결혼에 대해선 더욱더 회의적이다. 한동안 베이글녀가 대세였다면 이젠 적극적이고 능력갖춘 아마조네스가 득세할 가능성을 높인다.

그리고 조만간 한국에선 처음으로 여자가 남자보다 인구수에서 많아진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를 보면 2015년 남성은 2천530만3천명, 여성은 2천531만5천명으로 여성인구가 남성인구를 앞지를 것으로 전망되었다. 여성인구가 남성인구를 추월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된다. 2015년을 기점으로 시작된 여초 사회는 이후 계속될 전망이다. 사실 신생아의 성비에선 아들이 여전히 우세다. 과거엔 심각한 남초라고 할 정도였다면 최근 들어 여아를 선호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이젠 거의 비슷해졌다. 그럼에도 전체 성비에서 여초가 시작될 수 있는 이유는 낮은 출산율과 함께 고령화 때문이다. 기대수명에서 남자가 여자보다 7년 정도 더 오래살기에 더 많은 남자가 태어났어도 전체적으로 보면 여자가 초과될 수 있는 배경이다. 앞으로 여자들이 사회적 영향력을 더더욱 높여가는건 이런 통계 수치에서도 여실히 드러나는 셈이다. 적자생존에 강한 것이 여성인 셈이고, 사회적 경쟁력마저 갖추고, 거기에 의존하지 않는 독자성까지 갖추게 되면서 더더욱 강한 여성상은 확대될 소지가 높은 것이다.

강한 여성상을 뒷받침하는 것 중 하나가 여성들의 자기계발에 대한 투자 확대다. 특히 혼자사는 여성일수록 더더욱 자기계발에 적극적이다. 외모를 꾸미든 내면을 꾸미든 머리를 채우든 모두 자기계발인 것은 마찬가지다. 예전엔 여자들이 주로 화장과 패션, 성형 등 외모를 꾸미는 것에서 일방적 독주를 했다면, 이젠 남자들이 시장을 양분할 기세로 꽤나 성장했다. 이미 여자들 사이에선 외모를 꾸미는건 이미 기본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그녀들이 눈을 돌리는건 공부다. 남자는 그동안 공부하는 것으로 자기계발을 했었는데 이젠 외모를 꾸미는 것으로 확장했다. 서로의 역할을 살짝 바꾼 것 같은데, 사실 여자가 외모나 공부나 모두 남자보단 더 우세다. 그들에게도 더이상 공부는 기본이 되어버렸고, 외모가 새로운 경쟁력이 되는 중이다. 통계청의 2011 가계동향조사를 보면, 2011년 2030 여성 1인 가구의 학습비는 2인이상 가구의 1인당 학습비에 비해 무려 1.8배나 높았다. 자기계발에 대한 투자를 1인 가구가 더 적극적으로 한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고, 특히 여성 1인가구의 교육이자 교양, 자기계발 시장을 더 주목하게 해준다.

강한 여성상은 새로운 제품의 소비도 이끈다. 흥미롭게도 일본의 와코루에서 가슴을 작아보이게 하는 브래지어를 만들어 팔았다. 이제까지의 상식으로는 좀더 풍만하게 보이는 브래지어가 상품이었고, 뽕브라 라고 하는 제품들이 잘팔렸었다. 몸매를 더 풍만하고 섹시하게 만들어주는 속옷이 대세였었다. 그런데 이런 흐름에 역행하는 제품을 만들어냈다는 것이고, 더 놀라운 것은 잘 팔렸다는 것이다. 여자들이 섹시하게 보이고자 하는 욕구는 분명 있다. 하지만 그걸 업무하는 직장에서까지 그러고 싶은건 아니다. 좀더 일에 집중하고 프로패셔널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 여성적 매력이 방해가 되기도 한다. 거기다가 과거에 비해 여성들의 가슴 사이즈가 상향 평준화된 것도 영향을 준다. 서양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왜소한 가슴이었던 동양 여성들이 식습관과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로 키와 체형이 변하면서 가슴사이즈도 커진 것이다. 퇴근 이후나 주말에는 한껏 여성적 매력을 과시하고, 회사에서 일할때는 좀더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섹시하고 풍만한 몸매는 살짝 감추는 선택을 하는 여성들이 꽤 있다는 것을 와코루의 가슴 작아보이게 하는 브래지어를 통해 확인 할 수 있었다. 물론 가슴 사이즈가 작아서 고민인 사람 만큼이나 너무 커서 고민인 사람들도 꽤 있기에, 이들에게도 충분히 선택될 소지가 높다.
분명한 것은 과거엔 보편적이지 않았던 흐름이 소비되고 있다는 것이고 여성들이 남자에게 좀더 매력적으로 보여지기보다 일할때 좀더 편할 수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확대되었느니, 여권신장이니 하는 보편적 메가트렌드이자 패러다임은 이미 오래전부터 읽어봤었지만 이걸 비즈니스에 적용시키는 노력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이렇듯 흐름은 읽는 것보다 활용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함을 확인시켜준 사례이기도 하다.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장 www.digitalcreator.co.kr

-출처-
라이프 트렌드 2013 – 좀 놀아본 오빠들의 귀환 (김용섭 저, 부키, 2012.12.15)

이 책은 현실과 일상의 수많은 단서를 창조적으로 해석하고 재배열하여 2013년을 관통할 흥미로운 핫 트렌드를 전한다. ‘오렌지족의 귀환’, ‘대중문화의 새로운 티핑포인트’, ‘스마트 기술이 바꾼 풍경’ 등 에세이처럼 편안하게 읽히는 22개 주요 트렌드를 통해 오늘 우리 삶의 스펙터클한 변화상을 눈맛 시원하게 조망해 낸다. 2013년 한국인은 무엇에 관심을 쏟고 누구와 함께 어떤 일에 열광할 것인가.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는 미래를 흥미진진하게 만나 보자.

라이프 트렌드 2013

김용섭 저
부키 | 2012년 12월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에서 연구와 저술, 컨설팅, 강연/워크샵 등 지식정보 기반형 비즈니스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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