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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책략(2)- 자주안보 - 산은 강을 따라 흐를 수 없다.



– 산에서 배우는 자주 안보 

10장생(長生)의 두 번 째가 산이다. 산에는 잡다한 나무들과 잡초들, 꽃과 새와 암반들이 어울려 산다. 산에는 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 등 저마다의 파동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자기 소리를 낸다. 생명은 생명대로 무생물은 무심하게 더불어 사는 것 같아도 안으로는 치열한 싸움을 한다. 산은 계절별로 말없이 겉모습을 바꾸어가면서 산의 장엄함을 지킨다. 산은 암석이 눌러도 무겁다고 하지 않고, 수많은 나무들이 붙어살아도 갑갑하다고 하지 않는다. 산은 성난 물줄기가 산허리를 베어 먹어도 동요하지 않고, 산불이 나서 생명체를 재로 만들어도 산은 산의 위용을 지킨다. 

산은 산, 안보(安保)는 안보(安寶)다. 산은 산으로서 독립된 존재라면, 안보는 스스로 보호하고 지킬 수 있을 때 비로소 안전한 보물이 된다. 안전하게 보호한다는 안보는 남에게 의지할 수 없고, 외교협상으로 안보문제를 해결하지도 못한다. 안보를 외세에 의존했던 역사는 반드시 주권을 잃거나 내정 간섭을 받았다. 나당연합으로 부분적인 통일을 했으나 엄청난 경비를 치렀고, 임진왜란 당시 명군의 도움을 받았지만 잃는 게 더 많았다. 명나라는 조선 원군의 부작용으로 멸망했고, 조선은 수모와 고초를 겪고도 외세 의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사상과 학문을 중국에 의존했던 조선 관료에게 자주안보 의식은 없었다. 사상의 종속은 안보의 종속으로 이어졌다. 나라를 잃고 2,000년을 떠돌던 이스라엘 민족은 안보우선 정책으로 고난의 영광을 지키고 있지만, 우리는 지금도 안보를 의존하고 있고 정책으로 해결을 하려고 했다. 햇빛 정책과 조건부 대북지원 정책은 실효성이 없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주도적인 힘이 없는 상태의 협상은 우리의 의지를 강요하지 못한다. 일하지 않으면 먹지 말라고 했다. 스스로 지킬 힘이 없으면서 생존하는 것은 요행이다. 

산은 강을 따라 흐를 수 없고, 안보는 대중인기를 따라갈 수 없다. 북한의 핵에 대응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자위권 차원의 핵무장이다. 그러나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가 핵무장을 하겠다고 공식선언을 하면 핵 도미노를 초래할 것이고 , 강대국은 자위권 차원에서 군사행위를 하거나 경제 제재를 할 것이며 국제적 미아국이 될 우려가 있다. 산은 말없이 변화하듯, 핵무기가 생존과 자주권의 마지막 수단이라면 말없이 핵 잠재력을 키워야 한다. 그리고 핵보다 더 센 그 무엇을 찾아야 한다. 안보는 다수가 요구한다고 들어주고 소수가 반대한다고 물러서는 예능 게임이 아니다. 방호 위성에 초강력 레이저를 탑재하여 핵 공격 의도만 보이면 바로 녹이는 장비 개발, 핵물질을 중성화시키는 신 물질을 찾던가? 아니면 정신적 사기가 핵보다 더 세다고 우기던가? 답은 독립된 힘이다. 

산에는 승자만 살아남고 국가는 독립된 힘을 갖출 때 생존한다. 핵우산과 연합은 안보경비를 줄이는 대신 우리의 생존권을 남에게 맡기는 짓이다. 금단의 사과(핵)를 먹은 북한은 여러 가지 형태로 국제적인 제재를 받을 것이다. 외교적인 노력으로 북한의 통치비자금을 모두 노출시키고 이동을 차단하고 비자금의 실체를 굶주린 북한 주민에게 알려서 치명적인 압박을 가하고, 핵무기는 북한 지도부가 함께 죽기를 각오하기 전에는 선택할 수 없는 비이성적 무기임을 인식하여 대북 자신감과 배짱을 가져야 한다. 우리는 대북 방송과 대북 심리전으로 북한은 사람이 사는 체제가 아님을 주입시켜 북한 주민과 북한 지도부를 분리해야 한다. 힘이 없으면 살 수 없다는 각오로 절박하게 길을 찾아야 한다. 스스로 지킬 수 없으면 생존도 없다는 안보 명제를 다시 새겨야 한다. 

태산처럼 무겁게 행동하라. <勿令妄動 靜重如山> ‘가벼이 움직이지 말라, 침착하게 태산처럼 행동하라’는 이순신 장군께서 옥포 해전의 출전을 앞두고 한 말씀이다. 전쟁 의사결정권자나 그 의사결정을 보좌하는 참모는 위기일수록 침착해야 한다. 가볍게 움직이면 나라 전체가 망한다. 소설 속의 전쟁은 위대한 영웅을 창조하여 위대한 서사시를 쓰지만, 실제의 전쟁은 욕심과 자만에서 시작하여 남는 것은 고통과 회한, 퇴보와 잿더미다. 전쟁은 비참한 것임을 깨달아야한다. 전쟁이 발발해도 나는 죽지 않는다고 생각하기에 전쟁선동자가 많다. 전쟁이 나면 내가 왜 죽는 지도 모르고 죽는다. 나와 나의 자식이 직접 싸울 전쟁이 아니고, 누구의 아버지이거나 누구의 아들에게 국가를 위해 희생하라고 전투 명령을 할 바에는 전쟁을 일으키지 마라. 참아야 한다. 

결정적일 때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 <泰山鳴動鼠一匹> 태산이 큰 소리를 내며 흔들리기에 갔더니 쥐 한 마리가 있더라. 요란하게 시작했지만 결과는 매우 사소한 형세를 말한다. 군은 결정적일 때 전투력으로 말을 해야 한다. 어떤 전투는 피할 수 없다. 피할 수 없다면 이겨서 상황을 유리하게 만들어야 한다. 이기려면 전쟁사를 연구하고, 싸우지 않고 이기는 전쟁의 명제를 깨달아야 한다. 전쟁을 하려면 사전에 국민동의를 구하라. 전쟁을 하면 당신은 죽을 지도 모르는데 그래도 전쟁에 동의하냐고? 수괴 김정은은 체제 유지를 위해 모험을 걸지 말라. 네가 죽는 것은 자유다. 그러나 아무런 죄도 없는 북한 주민을 죽음으로 몰고 가지 마라. 지금 한국은 독자적인 전쟁 수행 능력이 있는가? 벙커에 숨지 않고 전쟁을 지휘할 자신이 없으면 어떻게 하든지 전쟁은 막아야 한다. 위기 속으로 가고 있는 지도 모르는 선량한 국민을 생각하라. 그리고 일단 함께 살자는 국민의 소리 없는 함성을 들어라.

–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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