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이제이(以夷制夷)전략을 찾자.


북한은 그동안 전쟁 위협을 하더니 이제는 뒤집어씌우려고 한다. 북한의 대남 정책과 대남 방송은 이중적이며 간교한 트릭을 품고 있다. 누적된 대북 감정대로라면 당장 보복을 해도 속이 풀리지 않는다.  그러나 바로 부딪히지 말고 서서히 고사시키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북한의 공포 심리전에 말리면 국가의 품격과 실리를 잃고, 이에는 이라는 식으로 맞받아치면 우리가 잃는 게 더 많다. 

북한의 계산된 행위에 조급하게 바로 대응하지 말고 무시 혹은 우회적 대응을 해야 한다. 적과 맞붙는 직접대결보다 간접접근전략<심각한 전투 없이 결정적 승리를 위해(to produce a decision without any serious fight) 적의 이탈(dislocation)유도, 주적과 동포 분리, 대북심리전 전개 등 )과 오랑캐는 오랑캐로 잡는다는 ‘이이제이(以夷制夷)’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잡초를 쓰러뜨리는 것은 강풍이 아니라 웃자람이며, 바람을 잠재우는 것은 빛이 아니라 맞바람이다. 기업체의 반칙을 심판하는 것은 경쟁업체가 아니라 고객이듯, 강한 적을 쓰러뜨리는 것은 아군의 물리력이 아니라 적 내부의 혼란과 분열이다. 성질이 느긋하고 우직하게 하나씩 체계와 순서를 밟는 사람이 성공을 하듯,  적이 적을 치도록 작전을 디자인하고 조용하게 기다려야 승리한다. 

이이제이는 그의 모순으로 그의 모순을 치는 전략이다. 아무리 약한 상대라도 맞상대하면 손에 피를 묻혀야 한다. 기분 나쁜 소리를 들었다고 바로 따지면 품위와 실리를 잃는다. 기다렸다가 허를 쳐야한다. 물은 낮은 곳으로 흐르지만 솟구치는 풍랑은 배를 뒤집고, 힘은 힘의 방향으로 작동하지만 힘의 방향을 의도적으로 바꾸면 역방향으로 공격할 수 있다. 이이제이는 선은 선으로 복을 받게 하고, 악은 악끼리 부딪히게 하여 악을 소멸하는 군사 철학이다. 그의 것을 그에게 주는 것이 정의라면, 그의 모순(모순으로 인한 피해 세력)으로 그의 모순을 치는 것은 책략이다. 파괴할 곳을 계속 집요하게 파괴하는 것(破於破)이 집중이라면, 파괴할 곳을 파괴시킬 대상으로 하여금 파괴하는 것((破所破)은 화엄의 지혜다. 적도 우군으로 만드는 것이 외교라면, 적을 적으로 타파하는 것은 국방이다. 

제풀에 쓰러지게 하는 전략을 찾자. 악한 일은 그냥 두어도 멸망한다. 내부에 쌓인 악(惡)을 악(惡)에 피해를 본 자가 치기 때문이다. 약한 부대가 강한 부대를 이긴 전사를 보면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공격을 했거나, 기만전술로 적을 지치게 했다. 적을 직접 제압하려면 적보다 10배의 전투력을 쏟아 붓고도 승리를 장담하지 못한다. 직접 부딪혀서 이기는 것은 하책이다. 내부 모순이 누적되면 그 모순이 언젠가는 폭발한다. 맞상대하지 말고 적의 적을 조정하고 조용히 무너지는 시공간을 관찰해야 한다. 어설픈 자극은 오히려 적이 내부적으로 뭉치게 만든다. 군의 최고의 애국 행위는 국민을 불안하지 않게 하면서 쓰러질 적을 결정적으로 쓰러뜨리는 것이다. 

적에 대한 개념을 명확하게 인식하자. 이이제이 전략은 적으로 하여금 적을 친다는 개념인데, 그럼, 적(敵)은 뭔가? 원수(怨讐), 적수(敵手), 전쟁의 상대자, 심지어 경쟁자까지 적이라고 명시한 사전이 있다. 적은 국가(조직)의 생존과 발전을 방해, 위협, 멸망시키려고 하는 이념과 조직을 갖춘 세력이다. 적은 현실의 적, 잠재적 적, 가상의 적 등 실존적 위협과 미래 변화 예측에 따라 분류를 할 수 있다. 

적의 실체를 분명히 알고 대비해야 한다. 대한민국의 주적(主敵)은 김정은 일가, 북한 노동당과 군부 지휘세력이다. 전체 인구의 3% 미만(2,400만 인구 중 72만명)이다. 3%의 악이 97%의 선량한 동포를 억압하는 모순 구조다. 북한 인구의 97%는 공포와 억압(공개 처형, 수용소)에 길들여있어 저항 자체를 생각하지 못한다. 왕조 시대보다 더 모순적이고 악질적인 폐쇄구조 속에서 다수의 인민이 연명하고 있다. 

종북과 친북 세력이 생긴 것은 주적과 북한 동포를 혼동했고 북한주적을 돕는 게 북한 동포를 돕는 것으로 착각했기 때문이다. 주적은 지금도 반인륜적 범죄를 범하고 있는데, 종북 세력들은 주적과 동포를 분리하는 개념이 없어서 반인륜 범죄에 동참을 했고, 그동안 너무 깊게 참여한 종북 세력들은 자신의 행위가 북한 인권 억압에 동참하는 모순을 알면서도 빠져나오지 못한다. 지금이라도 주적과 동포는 다르고 분리되어 있음을 일깨워주고, 주적이 동포에게 가한 만행을 노출시켜서 종북에서 이탈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적으로 적을 치게 하려면 분노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로마와 고구려 멸망사와 기업 폐업의 주연(主演)은 대개가 내부 측근들의 배신 때문에 망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왕조 시대 전쟁사를 보면 전세가 기울면 적의 적장이 적의 주군을 쳐서 쓰러뜨린다. 북한 체제 모순을 내부에서 폭로할 수 있는 인간 정보 세포를 심고, 전단지와 USB(메모리) 살포와 대북 심리전으로 북한 수뇌의 인권유린을 알리고, 북한 체제유지가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을 인식시켜 내부에 동요가 생기게 해야 한다. 북한은 ‘현재 전쟁수행 능력이 없다.’ 고 북한 전력을 있는 그대로 국민에게 알려서 대북 자신감을 고취시키고, 앞으로 북한의 최후 발악이 예상되므로 이스라엘처럼 똘똘 뭉쳐서 비상 국면을 이겨나가자고 대국민 설득을 해야 한다.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