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책략(9)- 비대칭 안보 -학의 다리가 길다고 자르지 마라.

입력 2013-03-24 01:50 수정 2013-03-26 02:43



학의 다리가 길다고 자르지 마라. - 비대칭 안보전략 

10장생의 아홉 번째 동물이 학(鶴)이다. 학은 우리말로는 두루미라고 하며, 선학(仙鶴)· 선금(仙禽)· 노금(露禽)· 태금(胎禽)· 단정학(丹頂鶴) 등으로도 불린다. 천년을 장수하는 영물로 인식되어 호감을 주는 새다. 몸길이는 140㎝에 달하고, 눈 뒤에서 뒷머리까지, 몸통은 백색이며, 이마에서 눈앞·턱밑·목옆·뒷목 부분은 흑색이며, 머리꼭대기는 붉다. 시베리아의 아무르 지방, 만주 동북부, 일본 북해도에서 주로 번식하며, 우리나라 동해안과 중국의 양쯔강 하류에서 월동한다. 학의 긴 다리를 통해서 비대칭(非對稱) 안보전략의 지혜를 살펴보자. 

장자는 ‘학의 다리가 길다고 자르지 말라’고 자연의 본성을 논했다. 오리의 다리가 짧다고 길게 늘여주어도 괴로움이 따르고, 학의 다리가 길다고 잘라 주어도 아픔이 따른다. 그러므로 본래 긴 것은 잘라서는 안 되며, 본성이 짧은 것은 늘여도 안 된다. 그냥 두면 괴로움이 없어진다.(是故鳧脛雖短, 續之則憂.,鶴脛雖長,斷之則悲. 故性長非所斷,性短非所續, 無所去憂也 『장자의 변무 편에 나오는 이야기다.』

학의 긴 다리를 찾아서 사랑하라. 학의 긴 다리는 매에게는 약점으로 보이지만 학의 관점에서 보면 자신만의 고유한 다리,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세상에서 하나뿐인 다리다. 학에게 긴 다리는 노출된 장점이자 단점이듯 모든 존재는 자기만의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갖고 있다. 오리의 다리는 짧은 대신에 힘이 좋고, 학의 다리는 길어서 얕은 물에 빠지지 않지만 약하다. 화려한 꽃일수록 가시도 날카롭다. 장미에 가시가 있어서 장미가 더 장미다운 것이다. 음과 양은 서로 엇물려 돌고 돈다. 장점도 주변과 조화를 시키지 못하면 단점이 되고, 단점을 역으로 키우면 하나뿐인 장점이 된다.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지면서 한류가 생겼다. 

비대칭 안보전략을 찾자. 학의 긴 다리는 오리의 짧은 다리에 비하면 비대칭 우위다. 상대의 장점과 강점에 바로 대적하지 않고 상대와 전혀 다른 창의적인 방법으로 상대를 이기고 우위를 지키는 것이 비대칭전술이다. 상대가 주먹을 내밀면 보를 내어서 상대를 제압하는 것이다. 농업에 대응한 산업화, 산업화에 대응한 정보화는 비대칭 진보다. 국력은 군사력과 경제력의 총합이다.

북한은 핵을 보유함으로써 재래무기 중심의 대한민국보다 군사력 면에서 비대칭 우위에 있다. 대북 우위의 경제력도 군사력의 불시 도발을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새로운 대응방법을 찾아야 한다. 핵무기를 핵무기로 대응하는 것은 단순 대결이다. 핵무기를 압도하는 비대칭 안보전략을 찾아야 한다. 핵을 원점에서 무력화시키는 레이저 전자전으로 기술 우위 안보전략, 핵 공격 의도만 보이면 선제공격 의지를 보여서(중국도 함께 핵 피해를 볼 수 있다는 것을 암시) 중국이 북한을 통제하게 하는 이이제이 안보전략 , 인민과 북한 지도부를 분리하는 심리전으로 핵 물리력을 제로화시키는 이에는 눈의 비대칭 안보전략을 찾아야 한다. 

학의 긴 다리를 스스로 보호하라. 학이 긴 다리로 성큼성큼 뛰어다니면서 물고기를 잡는 것을 오리가 보면 밉고 배도 아플 것이다. 학의 긴 다리는 공격의 대상이듯 개인의 장점도 감추고 잘 다스리지 못하면 공격과 음해의 대상이 된다. 부하의 능력은 출중한데 싸가지가 없다고 앞길을 막는 행위, 인재의 작은 실수도 확대하는 잔인성, 자수성가한 부자마저 매도하는 분위기, 2인자를 키우지 않는 권력의 속성 등은 학의 다리가 길다고 자르는 짓이다. 개인의 강점과 장점이 중도에 멈추지 않고 지속 성장을 하려면 때로는 능력을 감추고 절제하여 자기를 스스로 보호하고 겸손한 대응으로 대인 저항을 줄여야 한다. 

약점이 없는 온전한 안보전략을 찾자. 학이 자신의 긴 다리를 보호하려면 깊은 물을 찾거나 높은 나무에서 자야 한다. 적의 공격의도를 파괴하려면 ‘스스로를 지켜야 오래 산다.’는 안보 이념으로 무장하고 힘을 보유해야 한다. 경제력이 커질수록 군사력의 증강도 필요하다. 경제력은 군사력의 보호 속에서만 지킬 수 있는데, 경제력만 성장하면 이 세상을 차지할 것으로 착각한다. 강대국들이 군사력에 지속 투자하는 이유를 돌아보라.

생각을 바꾸면 현재의 역량으로 폭발적인 힘을 내는 안보사업들이 있다. 직장인의 안보체험 지원을 통한 자연스런 안보역군 만들기, 부대별 인근 학교 대상 안보교육과 ‘나라사랑 콘서트’를 통한 호국 이념 심어주기, 안보 비용은 경비가 아니라 모두의 생존을 위한 투자임을 각성시키는 전문 정훈교육 등은 우리 군이 관심을 가져야 할 안보사업들이다.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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