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책략(4) - 안보 경영 - 구르는 돌은 이끼가 끼지 않는다.

입력 2013-03-14 06:20 수정 2013-03-24 02:49







- 바둑돌에서 배우는 안보정책 

10장생 4번째 물건이 돌이다. 돌은 조약돌부터 암반까지 여러 종류가 있는 무생명체다. 구르는 돌은 이끼가 끼지 않는다.(A rolling stone gathers no moss.) 행동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격언이다. 녹은 쇠에서 나와 쇠를 잡아먹고, 이끼는 돌에서 생겨나 돌을 부식시킨다.  행동 부족이 만든 여러 가지 이끼 현상들이 있다. 운동을 하지 않고 기름진 음식을 즐기면 지방간(인체의 이끼)이 생기고,   자기만 생각하는 님비 이끼는 공동체의 질서를 깨고, 편향된 이념으로 역사를 날조하는 운동권 이끼는 공동체의 진실을 파괴하고, 설마 북한이 전면전을 하겠어? 라는 안보불감 이끼는 생존권을 위태롭게 한다. 

안보는 정책이 아니라 행동이다. 벙커에서 소수가 만든 개념적인 안보정책과 극비로 취급하는 안보정책은 국민 동참을 어렵게 한다.  모든 국민이 공감하고 소통하며 행동하게 하는 안보정책을 입안하고 공개해야 한다. 그래야 결정적일 때 함께 싸운다.   안보의 문제는 위정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다. 안보는 소수의 비밀취급 인가자에게만 갇혀 있으면 발전이 없다. 정치적인 공격 때문에 민감한 사안을 감추지 말고, 현재의 국내외 안보상황을 진실하게 알리고 이적 단체는 기소하여 해체시켜야 한다. 도시발전계획을 공개하듯 안보 프로젝트를 공개하고,  중요 안보 사안이 생기면 대변인이 아니라 책임 있는 자가 안보 브리핑을 해야 한다.

적은 국민 전체가 안보 상황을 알고 함께 대응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 안보는 정치적 이용 수단이 되어선 안 된다. 안보정책은 일관성이 있고 진실 그자체로 국민 생활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며칠 전만 해도 전쟁이 곧 터질 것처럼 긴장이 고조되더니,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 라고 북한의 최근 책동을 북한의 심리전으로 긴장 수위를 낮추더니, 오늘은 이상 징후가 없다고 발표를 했다. 안보 관련 기본 정보와 위험 발생 때 행동 매뉴얼을 모든 국민이 공유하여 ‘갑자기 왜 저러지. 이해가 안 가’라는  적과의 동침 의문이 생기지 않게 해야 한다.

군사적 긴장 상태가 장기화 되고 있다.  이번에도 무사히 지나가기를 바라지 말고 안보 관련 총제적인 점검을 하는 기회가 되어야  한다.  언론은 안보불감증 실태를 취재하여 공개하고, 공동체의 질서와 이익을 파괴하는 이적 단체를 식별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얻어서 차단과 분리 대책을 입법화해야 한다. 좋은 균이 나쁜 균을 이길 수 있을 때는 문제가 없지만 역전이 되면 몸이 나쁜 균을 이기지 못한다. 이적 행위는 경중을 떠나 관용과 포용의 대상이 아니다. 경제 문제는  먹고사는 문제지만 안보문제는 살고 죽는 문제다.  바둑을 통해서 안보 관련 지혜를 찾아보자. 

바둑은 선택이다. 바둑판의 눈은 361, 3선 이하의 외주의 눈은 72, 4개의 귀로 구성되어 있다. 바둑 한 판을 두자면 최소 백 개가 넘는 돌을 선택해야 한다. 오직 이 한 수인 경우도 있지만 대개는 여러 개의 눈(길) 중에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그 선택은 나만의 선택이 아닌 상대가 선택한 수와 조화를 이루며 한 판의 바둑을 만든다. 바둑은 선택과 조화다. 바둑을 둬보면 개인의 인생 처신과 조직의 의사결정 과정이 닮았다는 걸 느낀다. 인생길과 의사결정에는 수많은 갈림길을 만난다. 이 길로? 아니면 저 길로? 망설이다가 결국은 한 길을 선택한다. 바둑을 두는 사람이 지침으로 삼는 게 위기십결(圍棋十訣)이다. 바둑의 십계명이다. 당나라 때 현종의 바둑 상대였던 왕적신(王積薪)이 만들었다고 한다. 이 위기십결은 의사결정 과정의 지침서도 된다. 

1) 부득탐승(不得貪勝), 승리에 집착하면 이기지 못한다. 이기려면 욕심을 버려라. 2) 입계의완(入界誼緩), 상대방의 경계를 들어설 때는 느리게 들어가라. 완급을 살펴야 적의 함정에 빠지지 않는다. 3) 공피고아(功彼顧我), 상대를 공격할 때는 먼저 나의 약점이 없는가를 살펴라. 공격하려면 자신의 약점을 보강하라. 4) 기자쟁선(棄子爭先), 돌 몇 점을 희생시키더라도 선수(先手) = 주도권을 잡아라. 5) 사소취대(捨小就大), 작은 이득을 탐내면 큰 이득을 놓친다. 작은 곳을 버리고 큰 곳을 노려라. 6) 봉위수기(逢危須棄), 위험을 만나면 욕심을 버려라. 불리하면 최초 주장(방책)을 버려라. 7) 신물경속(愼勿輕速), 신중하여 경솔하지 않아야 한다. 8) 동수상응(動須相應), 앞뒤의 수(방책)가 서로 호응되게 하라. 9) 피강자보(彼强自保), 상대가 강하면 자신부터 지켜라. 10) 세고취화(勢孤取和), 나의 세력이 약하면 화친(타협)을 취하라. - 이는 바둑을 두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한다.

자신감이 없는 개는 두려워서 울지만 자신감이 있는 늑대는 울지 않는다. 지금의 긴장을 주도권 장악의 기회로 생각하고 만반의 준비를 했으면 합니다.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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