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책략(12)- 정치적 고려 없이 초전 강력 대응

입력 2013-04-02 05:00 수정 2013-04-09 08:52



박대통령님께서 4월 1일 국방부 업무보고 때, ‘북한 도발땐 정치적 고려 없이 초전 응징’ 을 지시하셨다. 이는 ‘전쟁은 정치의 수단이며 연장’이라는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을 깨고, 전쟁(전투)은 정치의 수단이 아니라 안보 집단의 고유 행위임을 인정하고, 장군(안보 집단)의 현장 판단에 따른 즉각 대응을 존중한다는 정치적 양보이면서 안보 우선의 단호한 결단이다.  안보 위협 발생 시 정치와 안보를 분리해서 바로 대응하라는 한국 정치사의 기적이다.

손자병법에도 임금은 전쟁터에 나간 장수를 간섭하지 말고, 전쟁터에 나간 장수는 임금의 간섭에도 흔들리지 않아야 승리할 수 있다고, 장군의 현장 지휘권 보장을 강조했다. 안보의 본질을 알고 현장 지휘관에게 안보의 칼자루를 맡기는 최초의 일이며, 무너진 안보관을 바로 세운 역사적인 지시다. 

칼날이 안보라면 칼자루는 통치권이며 칼집은 정치다. 안보의 칼이 위협을 느끼면서도 칼집의 보호(방해) 속에 갇혀 있다면 칼날은 칼집 속의 무딘 쇠에 불과하다. 칼날이 칼의 본질을 잃지 않고 결정적일 때 칼을 제대로 사용하려면 안보의 무사는 녹이 슬지 않도록 주기적으로 손질하고 벼려야 하고, ~~~한 경우는 칼을 사용해도 좋다는 칼자루를 쥔 통치자의 의지를 미리 받아두어야 한다. 평소의 칼은 칼집 속에 갇혀 있어야 하지만, 위기를 느끼면 칼집은 잠시 물러나(칼집을 벗기고) 칼이 제 역할을 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역사를 돌아보면 안보의 칼이 정치적 칼집에 막혀서 당한 치욕들이 많다. 임진왜란 시 선조는 이순신 장군의 ‘왜 수군의 본거지와 왜 증원군까지 기습하여 모조리 섬멸하고, 일본 본토에 상륙, 교토 천황궁으로 진격하여 일본 천황을 포로로 잡아 조선으로 데려 오겠다’ 는 장계는 무시하고, 왜 첩자의 간교한 정보를 기초로 노출된 부산 앞바다, 왜적이 이미 포진된 바다로 나가 싸우라는, 군사적으로 맞지 않는 출병을 지시하지만 이순신은 듣지 않는다. 결국 항명죄로 백의종군을 한다.

정치적 고려 없이 초전 강력 대응 지시는 위기 상황에서의 안보영역의 독립성 인정이며, 안보의 칼은 현장에 나가 있는 무사가 다루라는 존엄한 지시다. 적을 베기 위한 도구로서의 안보의 칼은 한 두 사람이 결정을 해서도 안 되지만, 정당 정치의 희생양으로 고유 기능을 잃어서도 안 된다. 안보의 칼은 정당보다 국가를 먼저 생각하는 칼이다. 안보와 정치가 같은 방향을 보고 나갈 때 안보와 정치가 함께 산다. 칼집이 없어도 칼만 있으면 칼의 본질적 기능을 하듯, 국가 위기 상황에서 정치가 없는 안보는 있을 수가 있지만, 위기 국면에서 안보가 없는 정치는 있을 수가 없다. 

국가의 본질은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안보(安保)다. 안보의 칼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에 신명을 바쳐야 한다. 안보의 칼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일에 신명을 바쳐야 한다. 안보마저 여야의 당파 싸움에 말려 방향성과 실시간 대응 조치를 놓쳐서 국민을 지키지 못한다면 불행한 일이다.  안보와 정치가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면서 평소에는 정치속의 안보, 위기 때는 안보 속에 정치가 존재해야 한다. 이제 무사에게 칼은 주어졌다. 이제 안보의 무사들은 저마다에게 주어진 칼을 벼리고 능숙하게 다루어 결정적일 때는 예리하고 정확한 전투력으로 그 존재를 보여주어야 한다. 

창조경제와 나란히 창조안보의 영역을 개척해야 한다. 안보에는 공짜가 없다는 안보의 혼과 북한 핵을 제압하는 비대칭 전략을 찾고,  안보는 자국인을 지킨다는 면에서는 예술보다 더 순수하다.  현재의 역량으로 폭발적인 힘을 내는 안보사업은 직장인의 안보체험 지원을 통한 안보동참 분위기 조성, 부대별 인근 학교 대상 안보교육, ‘나라사랑 콘서트’를 통한 호국 이념 전파, 국방정신 문화원 부활이다.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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