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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와 알파벳 전쟁- 싸움의 본질에 대하여!

숫자와 알파벳 전쟁 (통찰)

인간의 의사소통과 유통을 지배하는 숫자 나라와 알파벳 나라가 있었지. 두 나라의 백성들은 각종 문서와 책, 실적보고서, 외교문서와 각종 정책서에 주로 거주하는데 수시로 전쟁을 했지.

최근 숫자 나라의 왕이 여론 전쟁터에서 전사하자, 호전적인 왕자가 왕으로 등극했어. 새 왕은 부왕의 장례를 치루고 바로 전쟁을 위한 각료회의를 주관했다.

“선왕(先王)은 무모한 정면공격으로 반 토막 대전(大戰)에서 전사(戰死)하셨다. 선왕이 남긴 엄격한 서열의식, 정확한 통계와 응용수리를 계승하고, 반 토막 대전의 교훈을 분석하여 도도한 알파벳 나라를 공격하고자 한다. 정면공격보다 소규모 침투전술로 승리하고자 하오. 경들은 좋은 대안을 말해보시오”

이에 숫자나라의 지상사령관이 말했다.

“반 토막 대전의 실패를 분석하면, 알파벳과 아라비아 숫자는 겉모습이 상이한데, 무모한 정면 공격으로 반 토막이 났습니다. 아라비아 숫자 중에 알파벳과 유사한 숫자를 참투시키는 것이 승리의 비책이라고 사료됩니다. 먼저 숫자 0은 알파벳 O 지역에, 숫자 1은 알파벳 I 지역에, 숫자 2는 배를 집어넣고 머리를 똑바로 세우게 하여 L 지역에, 6은 허리를 반듯하게 펴게 하여 알파벳 b 지역에 투입시키는 위장투입작전을 건의합니다.”

이에 왕은 크게 고무되어 말했다.

“위장투입작전이면 승리할 수 있겠다. 전국에 살고 있는 숫자, 0, 1, 2, 6자의 전사에게 후한 보상으로 설득하고, 선발하여 당장 훈련을 시키고, 추위가 오기 전인 10월에 공격을 개시하여 반 토막의 불명예를 씻기 바라오.”

숫자 나라 사령관은 왕의 지시에 따라 선발된 특수요원들에게 지독한 훈련을 시킨 후 선전포고도 없이 알파벳 나라로 은밀하게 침투시켰다. 그런데 한 달 뒤에 왕 앞에 놓인 전투상보(전투 경과보고서)에는 모두 실패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전투상보 1〉:먼저 숫자 0은 알파벳 O 지역에 투입하여 초기에 많은 전과를 세웠음. 그러나 알파벳 나라에서 눈치를 채고 O 지역에 P 집단군을 이주시켜 O와 P가 한 짝으로 다니게 통제하면서 숫자 0은 전부 노출되어 전멸.

〈전투상보 2〉:숫자 1은 알파벳 I 지역에 투입되어 초기에 전투력을 발휘하였으나 I 집단군에서 소문자 i로 복장을 변경하는 바람에 전면 노출되어 철수.

〈전투상보 3〉: 숫자 2는 고된 수련으로 자세를 L자로 완전 변형시켜 L 집단군에 투입하여 초기에 잘 싸웠으나, L 집단군에서 소문자 l 로 복장을 변경하는 바람에 제대로 싸워 보지도 못하고 철수.

〈전투상보 4〉: 숫자 6은 간단한 자세 교정 작업으로 허리를 펴고 b 집단군에 투입하여 눈부신 전과를 올렸으나, 눈치를 챈 b 집단군에서 대문자 B로 복장을 바꾸는 바람에 아지트까지 노출되어 모두가 전사.

전투기록을 다 읽은 왕은 충격을 받았다. 왕은 휘청거리며 말했지.

“우리의 비책이 수포로 돌아갔다. 다른 제안을 제시하시오.”

그러자 처음 계책을 냈던 지상사령관이 말했다.

“왕이시여, 우리 판단만으로 승리를 장담하고 행동했던 것이 실패의 원인입니다. 모든 실패에 대한 책임을 제가 지고, 전선으로 직접 달려가 새로운 비법을 찾아보겠습니다.”

전선으로 달려간 숫자 지상사령관은 지금도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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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비아 숫자와 알파벳은 지금도 서로 싸우지만 숫자는 알파벳을 이기지 못한다. 숫자가 알파벳을 이길 수 없는 이유는 이러하다. 숫자는 정확하지만 단순하고 융통성이 없다. 서열의식 때문에 앞뒤를 바꾼다는 것은 상상을 못한다. 죽어도 2는 1이 되지 못하고, 1은 2의 추월을 허용하지 못한다. 서열을 파괴하기 위해 숫자 ‘0’를 만들었지만 제한적이다.

반면 알파벳은 서열보다 의미를 따진다. 알파벳의 앞뒤를 바꾸면 의미가 파생되고 그것은 창조라는 이름으로 허용된다. 알파벳은 아메바 식으로 파생되면서 수만 가지의 의미를 만든다. 예를 들자, GOD는 신이다. 그 결합을 반대로 하면 dog이 된다. 의미가 하늘에서 땅으로 추락하지만 어떤 오류나 저항이 없다. GOD는 신이고, dog은 개로서 개별적으로 존재한다. 알파벳은 처음부터 의미를 위한 도구, 가치 창출을 위한 자유가 허용되기에 무한대로 발전할 수 있다.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다. 역사는 승리와 패배를 모두 기록하지만, 승자를 유리하게 만들고 패자를 비겁하게 기록했다. 그동안 인류는 전쟁을 치루면서 진보했지만 이제 전쟁은 공멸을 의미한다. 서로 사는 상생으로 생존하고 서로 승리해야 한다. 우리는 자기와의 전쟁부터, 입시, 취업, 승진 전쟁 등 다양한 전쟁을 하고 전쟁 속에서 죽어간다. 오늘도 나의 환상과 이익 때문에 안으로 굽는 자기 잣대로만 단정 짓고, 성급하게 싸우는 일은 없는지 돌아보자.

승리의 동력은 통찰. 세상은 음양의 조화이며 곳곳에 지뢰가 있어서 통찰로 내가 갈 통로를 살펴야 한다. 통찰하는 인간은 현상을 통해 미래를 읽고, 현상과 사물을 보면서 형상 뒤에 숨은 그림을 찾고, 상대 눈빛 속의 마음을 읽고, 상대 책상의 정돈 상태를 보면서 상대의 정서를 읽는다. 통찰력은 ‘장미에는 가시가 있고, 꿀이 있는 곳에는 똥파리도 꼬인다.’는 것을 읽기에, 화려한 설계도면 보다 최종 상태를 보고자하며, 상대 그릇에 맞는 제안을 하고, 책도 앞에서 뒤로 순차적으로 읽은 뒤에, 뒤에서 앞으로 다시 읽어보면서 행간의 비밀까지 보려고 한다. 통찰의 눈은 상대의 눈으로 빈틈을 살피며 ,영적인 눈으로 아직 남들이 찾지 못한 영역을 찾으려고 한다.

통찰로 자아를 확대하는 법 <우화 법률 103조 7항>

1. 싸움은 진보의 수단이면서, 공멸로 가는 지름길이다.

2. 싸움은 오만과 무지(無智)에서 발생하여 공멸과 지옥이라는 무대를 만든다.
   강자의 오만이 멈추지 않으면 싸움은 끝이 없다.

3. 자기와의 싸움에서 지는 사람은 어떤 싸움에서도 승리하지 못한다.

4. 웬만하면 싸우지 마라. 그러나 일단 싸웠으면 이겨라.

5. 인간이 싸울수록 좋아할 존재는 악마다.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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