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개와 고양이 - 정치판 감상법


애완용 개와 애완용 고양이가 있었지. 개의 이름은 <하늘>이었고, 고양이의 이름은 <민주>였다. 애완견 <하늘>이는 길들여진 본성이 순했고, 애교와 아양 덩어리에다, 주인을 위한 충성심이 강하여 움직이는 단백질 장난감 같았고, 애완용 고양이 <민주>는 새침하지만 고고했고, 아양 기운과 충성심은 적었지만 조용하게 안기는 멋이 있어 고독한 현자 같았지. 하늘이와 민주는 주인에게 나름대로의 깊은 사랑을 받았지.

애완용 개인 하늘이가 철이 들면서 주인에게 도움을 주는 짓을 했어. 방치된 열쇠 물고 오기, 방문 닫기, 깊은 밤에도 예민한 귀를 작동하여 집지킴이 역할을 톡톡히 해내자, 고독한 관찰자인 민주는 불안해지기 시작했지. 민주는 평소 안 하던 짓를 했지. 주인집 신발을 정돈하고 주인의 기침 소리만 들어도 달려가곤 했어. 고양이 민주가 주인에게 도움을 주는 짓을 하자, 애완견 하늘이는 더 긴장된 자세로 활동을 했어. 그들의 고민은 입고, 먹고, 자는 의식주(衣食住) 문제가 아니라, 누가 주인으로부터 사랑을 많이 받느냐를 놓고 고민하고 다투었다.

주인에게는 개와 고양이는 모두 필요한 존재였고 가족 구성원과 다를 바가 없었다. 주인은 우울할 때는 권력자의 딸랑이처럼 조건 없이 꼬리치고 안기는 하늘이 애완견 귀여웠고, 뭔가 집요하고 냉정한 판단을 해야 할 때는 고독한 야성미로 찡그린 미녀를 연상시키는 고양이가 좋았다. 주인은 자기 감성과 기분에 따라 개와 고양이를 찾았을 뿐인데 주인이 개를 좋아하면 고양이가 토라져서 경기(驚氣)를 했고, 주인이 고양이를 좋아하면 개가 날뛰었다.

주인은 국회의원에게 <애완용 동물 보호법>, <애완용 동물 장례절차 법규화>, <애완용 동물 번호 부여 법>까지 제안할 정도로 애완동물 광이었으나 개와 고양이는 그것도 모르고 서로 사랑받기 위해 처절하게 다투고 음모를 꾸몄다. 주인에게 잠시라도 사랑을 뺏기면 주인이 싫어하는 짓과 앙탈을 부렸다.

대표적인 몹쓸 짓들은 이러했다. <손님들 구두에 오줌 싸기, 정리된 책상 흩트리기, 대변 채집통 구멍 내기, 토라지면 단식 등 > 동물답지 않은 짓들을 했다. 그래도 주인은 동물이 좋은 지라 어여쁘게 받아주었다.

그러나 개와 고양이의 앙탈이 반복되자, 주인은 애완용동물 때문에 많은 시간이 빼앗겼다. 그들의 식사 치다꺼리, 청소하기, 싸움 말리기, 상처 치료해주기, 손님들 구두에 오줌을 싸면 변상 등 애완용동물을 통해 얻는 정서적 안정보다 스트레스가 더 쌓였다.

어느 날 주인에게 심리적 변화가 왔다. 친구가 말귀를 알아듣는 <정직>이라는 애완용 돼지를 선물한 것이다. (말을 알아듣는 돼지가 있다고? 이런 돼지는 TV에 자주 나옴.) 애완용 돼지는 주인을 귀찮게 하지 않았다. 주인이 부르면 왔고, 찾지 않으면 조용히 지냈다. 딸랑거리지도 않았고, 앙탈을 부리지 않았다. 주인의 관심은 개와 고양이에서 애완 돼지로 옮겨갔다. <이젠 자기밖에 모르는 개와 고양이에게 지쳤다. 둘 다 친척집에 보내자.>

주인의 생각은 바로 행동으로 옮겨졌다. 개와 고양이는 주인집을 떠나 낡고 허름한 천막집으로 보내졌다. 애완용동물들로 치면 자유와 자상함이란 전혀 없는 악마의 집으로 이주를 한 것이다. 이주를 하고서도 서로 다투던 습관을 버리지 못했다. 그들은 악마의 집에서도 오래 살지 못하고 어느 날 쫓겨나고 말았다.

………………………………………………………..

지금 우리나라의 정치판은 꼭 개와 고양이의 싸움판 같다. 다수가 힘들어 하는데 백성의 경제는 살피지 않고 자기 경제만 돌보고 있고, 민초들도 나눔 운동에 참가하는데, 자기 기득권을 내려놓지 못하고 더 키우려고 하고, 화려한 복지로 유권자의 환심만 사려고 하고, 서로 협조해서 처리할 민생법안도 많을 텐데 밥그릇 싸움만 하고 있다. 기존 정치인에게 실망 차원이 아니라 이젠 지쳐버렸다.

이제 우리에게는 정직하고 희생적인 정치인이 필요하다. <정직>이라는 애완견 돼지 같은 – 주인이 원하는 것을 알아듣고 부르면 오고(소통), 주인을 귀찮게 하지 않고 찾지 않으면 조용히 지내며(충직), 딸랑거리지도 않고, 묵묵히 소임을 다하는 – 정치인을 찾아야 한다. 다수의 밝은 눈으로 참신하고 유능한 인물, 가난한 사람의 고통을 아는 사람을 식별하여 추천하고 <나는 가수다.>방식으로 검증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수인의 미래와 희망은 없다.

남의 자유를 제한하면 자기 자유도 구속받는다. 힘이 센 사람은 자기만족을 위해 남을 부려먹고, 조직은 생산성의 이유로 조직원을 규제하고 제한하려고 한다. 작은 이익에 집착하고 상대와 같은 방향을 보지 못하면 어떤 형태로든 반작용이 생긴다. 힘은 일시적으로 남의 기본권까지 제한할 수 있지만 인간의 자유로운 본성은 모순을 보면 저항한다.

자유롭게 자아를 확대하는 법 <우화 법률 103조 6항>

1. 나비는 꽃들의 사랑을 돕고서 꿀을 얻는다.
   자유롭고 싶으면 자유를 위한 정직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2. 자기 형체를 고수하지 않는 바람은 거미줄에 걸리지 않는다.

3. 인간에게 공짜로 얻는 자유는 없다. 자유도 고통과 노력의 산물이다.

4. 자기혁신과 탈바꿈 속에 무한 자유가 창출된다. 

5. 향기로운 꽃은 누가 감상하지 않는다고 향기를 죽이지 않는다.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