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한복판에서 꿀벌을 키우면 어떨까?

입력 2012-02-10 10:59 수정 2012-02-10 10:59
일본 도쿄의 대표적 번화가인 긴자에는 꿀벌을 키우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긴자 양봉 프로젝트다. 아니 서울로 치면 명동같은 쇼핑의 중심이자 고층빌딩으로 가득한 곳에서 꿀벌 농사라니 뭔가 잘못된 얘기가 아닌가 의심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긴자양봉프로젝트의 다나카 아쓰오 대표는 양봉업자가 아니었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많던 그는 꿀벌이 미량의 독성에도 큰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사실 꿀벌이 살지 못하면 그곳은 사람도 살 수 없다. 환경변화에 민감한 꿀벌이 도심에서 건강히 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면 인간에게도 좋겠다는 생각에서 출발한 것이 바로 긴자양봉프로젝트다.

이렇게 긴자의 한 빌딩 옥상에서 시작된 것이 점점 확산되며 변호사, 요리사, 회계사, 회사원, 디자이너 등 다양한 이들이 자원봉사에 참여하고 주변의 다른 빌딩들도 하나둘 동참하면서 본격적인 프로젝트가 된다. 꿀벌을 위해 긴자 도심 곳곳에 나무와 꽃을 심다보니 환경 정화도 되고 도심의 열대야 해소에도 기여한다. 처음에는 옥상 녹화를 시작으로 녹음사업을 통한 생태계 복원에 초점을 맞추고 긴자 빌딩 옥상 위주로 녹음을 했고, 이젠 빌딩 벽면을 꽃으로 덮을 계획도 가진다.

2006년 첫해 150kg, 2010년 900kg을 수확했고, 그리고 2011년에는 1000kg 벌꿀 생산했다. 이렇게 수확한 벌꿀은 긴자 지역의 카페나 바에선 칵테일로 팔거나, 케이크 가게에선 마카롱, 과자점에선 양갱의 단맛, 벌꿀 화장품과 비누의 향료 등으로 고루 쓰인다. 긴자에서 생산된 꿀은 긴자 내에서 모두 소비되며, 여기서 발생한 수익금은 무농약 재배농가 등에 대한 지원금을 비롯 긴자의 환경을 위해 다시 기부된다고 한다.
선순환 사이클인데, 긴자 내의 대형 빌딩 옥상녹화에는 자발적인 자원봉사로만은 한계가 있어서 관리나 잡초뽑기에 장애인을 고용해서 고용창출과 장애인의 사회적 역할 두가지를 모두 충족시키고 있다. 꿀벌을 통해 긴자의 환경을 살리고, 생산된 꿀을 통해 긴자지역 특산품을 만들어냄과 함께 소외계층에도 기여하고, 긴자 지역의 옥상 녹지화를 확대시키면서 장애인 고용까지 늘리고 있다. 소비자도 기업도, 지역도 모두가 건강한 라이프스타일을 누리는데 기여하는 일이다.

서울에서도 명동 한복판, 아니면 강남역 사거리에서 양봉을 하면 어떨까? 명동의 빌딩 옥상마다 하거나, 강남역 삼성전자와 삼성생명 빌딩 옥상에서부터 시작되어 그 지역 일대의 녹지사업에 기여하면 어떨까? 빌딩이 도심 환경을 살리는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흥미로운 발상에 동참하는 기업이 있다면, 아마 그 기업이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건 상대적으로 더 쉽지 않겠는가? 그리고 지역공동체는 빌딩숲 도심한복판에서도 가능하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된다.

-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 www.digitalcreator.co.kr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에서 연구와 저술, 컨설팅, 강연/워크샵 등 지식정보 기반형 비즈니스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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