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나비예언(2002년) - 꿈의 힘

나비 2002년. – 나비의 꿈(생각의 힘)



참나무 숲의 나비들이 나비 축제를 하던 날. 지상에 떨어진 햇살은 아지랑이 등을 타고 다시 하늘로 올랐지만, 꽃그늘에 떨어진 애기나비는 날지 못하고 그늘 속을 기어 다니며 떨어진 꽃잎을 빨았다. 어디서 노란 날개에 검은 점이 박힌 노랑나비가 날아와 꽃잎을 빠는 애기나비를 놀렸다.

“나비야, 떨어진 꽃잎은 흙들이 먹는 거야. 나비는 꽃을 찾아야 해.”
“전, 날개를 다쳐서….”
“날개가 있다는 것은 날 수 있다는 증거다.
다친 날개를 의식하지 말고 다시 날아봐.”
“….”

애기나비가 반응을 보이지 않자 노랑나비는 애기나비 머리 위에 배설물을 뿌리며 말했다.

“그럼, 내 배설물 속의 꿀이라도 먹고 힘내라.”

점박이 노랑나비가 뿌려준 배설물은 희멀건 물기였지만 꽃의 향기가 남아 있었다. 애기나비가 굶주린 배를 채우려고 흘러내리는 배설물을 빨아먹자, 흰나비 한 마리가 애기나비의 축 처진 왼쪽 날개에 앉으면서 말했다.

“어떻게 흰나비가 노랑나비의 똥을 먹니?
흰나비들을 망신시키지 말고 차라리 굶다 죽어 ….”
“흰나비의 체면이 제 생존보다 중요한가요?”
“날개를 접지 못하는 넌, 나방 새끼지?”
“난, 나비야. 날개를 다친 나비 ····.”
“진짜 나비라면 궁상부리지 말고 꽃을 찾아 날아라.”
“진짜 날개를 다쳐서 날 수 없는데….”
“날개를 다친 것은 잠시 동안의 아픔이다. 모든 것은 생각이다.
지금 아프다는 것은 더 잘 날기 위한 시련이다. 조금 더 힘을 내라.”

짧은 순간에 비난과 위로를 체험한 애기 나비는 또 다른 조롱이 두려워 눈앞의 토굴 속으로 기어 들어갔다. 토굴은 물기 섞인 고운 흙이 있어서 배고픔을 달랠 수 있었고, 놀리는 나비가 없어 편했다. 그러나 애기나비의 편함은 오래가지 않았다. 불개미들이 몰려 왔기 때문이다. 좋고 나쁨은 빛과 그림자처럼 함께 따라다녔다.

“나비야, 여기 토굴은 개미들의 공간이다. 개미 떼에게 물리지 않으려면 이곳을 떠나라.”
“….”

애기나비는 토굴도 자신이 머물 장소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사금 -사금 기어 나왔다. 겹눈이 부셔 앞으로 갈 수도 뒤로 물러서지도 못하고 주저할 때 황금 빛 날개에 까만 겹눈을 가진 금빛 나비가 다가왔다.


「흰나비야, 당황하지 말고 겹눈을 감아라.」
“….”
「날개를 다쳤구나?」
“저도 날게 해줘요.”
「날겠다는 간절한 꿈이 있다면 날 수 있단다.」
“꿈이 뭐죠?”
「꿈이란 마음속의 바램. 살아서 움직이게 하는 이유, 꼭 하고 싶은 일이란다.」
“다른 나비처럼 날아 보는 게 꿈인데, 저도 날 수 있나요?”
「그럼, 넌 날 수 있다. 네 날개에는 푸른 점이 있구나! 예로부터 나비들이 희망을 잃고 지쳐 있을 때, 푸른 점의 나비가 출현하여 나비 세상을 구한다는 전설이 있다. 네 날개의 푸른 점은 나비들이 오랫동안 기다렸던 나비 영웅의 표시란다.」
“아마도~~ 제 날개의 푸른 점은 번데기 집에서 막 나오려고 할 때
말벌에게 상처 입으면서 생긴 멍일 거예요. 저는 날지도 못하고 기어 다니는 나비에 불과해요.”

애기 나비가 자신감 없이 말을 낮추자, 금빛 나비가 말했다.

「넌, 지금부터 나비들에게 희망을 주고 나비 세상을 구할 청백나비다.」
“날지도 못하는 나비가 어떻게 나비에게 희망을 주나요?”
「지금의 고통은 나비들에게 큰 희망을 주기 위한 체험이다.」

금빛 나비가 겹눈을 크게 뜨고 청백 나비에게 진지한 눈길을 주었지만
애기 나비는 겹눈을 돌리면서 말했다.

“배고픈 저에게 꿀이나 주세요.”
「꿀은 꽃에서 찾아야 한단다.」
“날 수 없는 제가 어떻게 꽃을 찾나요?”
「노력한 만큼 날 수 있고, 날아간 만큼 꽃을 보게 된다.」
“꿈을 주는 것은 좋은데, 한쪽 날개로는 날 수 없어요.”
「날려고 하면 날 수 있다. 함께 날아보자.」

금빛 나비가 앞장서 날면서 비행 요령을 보여주었다. 청백나비는 날아야 산다는 오기가 발동했다. 그러나 마비된 왼쪽 날개는 움직이지 않았고 오른쪽 겹눈마저 떨렸다. 떨림은 길었고 날겠다는 의지는 강했다. 왼쪽 날개에 의식을 집중하고 힘을 주자, 날개 안에서 ‘찌- 직’ 터지는 소리가 났고 날개에 기운이 뻗쳤다. 몸체가 기우뚱거리며 부상했다. 좌우로 기우뚱거리는 날개 짓이었지만, 앞으로 날아갔다. 청백나비가 낮은 공간에서 불규칙한 그래프 형상을 그리며 첫 비행에 성공했다.

첫 비행에 성공한 청백나비는 용기를 얻고 꽃을 찾아 나섰다. 비록 뒤뚱거리는 비행이지만 겹눈은 밝았다. 양지바른 들녘, 낮은 자세로 피어난 제비꽃을 처음 보았다. 가슴이 쿵쾅거리고 겹눈이 빛났다. 빨대를 본능적으로 펴서 제비꽃 속으로 밀어 넣었다. 밍밍한 액체가 빨대를 타고 올라와 허기진 배속으로 넘어갔다. 처음으로 꿀을 맛보는 순간이었다. 현기증이 생겼다. 꽃 꿀이 적어서인지 배고픔은 사라지지 않았다. 배고픔을 해소하기 위해 또 다른 꽃을 찾았지만 꽃은 보이지 않았다. 계곡 사이로 반사되는 물빛을 보고 비행 고도를 낮추었다. 물웅덩이를 보았고 빨대로 물을 빨자, 갈증이 해소되었고 후끈거리던 날개의 온도가 내려갔다.

수면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

(머리에 반원형으로 튀어나온 겹눈은 검붉게 빛났고, 정수리에서 뻗어나간 한 쌍의 더듬이는 활처럼 휘어져 있었다. 빨대는 말려 있다가 길게 뻗어나가기도 했고, 앞가슴에는 배에서 올라온 세 쌍의 발, 가운데 가슴에는 앞날개, 뒷가슴에는 뒷날개가 붙어 있었다. 네 개의 날개에는 비늘 가루가 정연하게 덮여 있었고, 날개 표면의 날개 맥은 구불구불한 논둑길처럼 불규칙하게 퍼져 있었다. 왼쪽 날개 끝에는 콩알 크기의 푸른 점이 찍혀 있었다.)



청백나비는 수면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서야 날개에 푸른 점이 있다는 것을 겹눈으로 확인했고, 금빛 나비가 말한 ‘푸른 점의 흰나비는 나비들이 기다려온 영웅 나비’라는 것을 떠올리면서 <난, 나비들에게 희망을 줄 청백나비다.>라고 스스로 확신하고 선포를 했다.

– 2002년 기적적으로 꿈을 이룬 리더를 돌아보면서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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