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행복 4.0 - 나눔의 행복

행복은 전략이 아니라 철학이다.


초등학생인 조카가 마술을 배웠다면서 마술시연을 했다. ‘너무 잘한다.’고 칭찬했더니, ‘초등학생 마술 분야에서는 제가 최고인걸요.’ 라고 너무도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어린 조카의 행복감을 보면서 행복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에너지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상상의 이야기다. 우리는 별에서 에너지로만 존재했다. 물질을 통해서만 생명과 행복을 얻는 다는 생명 정보를 입수하고 지구의 인간되기를 희망했다. 천둥번개 치던 날 비와 함께 인간으로 왔지만, 태어나면서 어머니의 산통에 놀라서 불안감이 생겼고, 별에서 품고 온 생명 에너지와 행복한 구상을 모두 망각하고 원초적 인간이 되었다. 숙제 제목을 망각한 아이처럼 지구에서 해야 할 생명 수련과 행복 활동을 못하고 물질에 집착하고, 사소한 일로 다투고, 옹졸한 삶을 살다가 불현듯 별에서 구상했던 생명과 행복의 프로젝트를 상기한다. 그러나 복기(復棋)에 실패한 프로기사처럼 행복의 본질을 찾지 못하고 저마다 다르게 행복을 이야기 한다.

19세기 이전에는 행복이라는 단어가 없었다. 삶이 즐거운 상태가 복(福)이었다. 배우고 익혀서 세상 사물을 아는 것, 친한 친구가 멀리서 찾아오는 것도 복이었고, 무병장수(無病長壽), 자손이 많고, 자손들이 출세하고, 재산이 많아서 이웃과 나눌 수 있는 상태가 복이었다. 배움, 친구, 건강, 자손번창, 부를 갖춘 상태가 복이었다. 제도권에 밀린 야인들은 나물 먹고 물을 마시면서도 마음이 편하면 복이라고 했고, 백성들은 등 따시고 배부르고, 치아가 튼튼해도 복이라고 했다. 복이라는 단어가 개화기를 거치면서 행복으로 발전했다. 행복도 진화하고 있다.

행복 1.0 – 마음의 경제학 – 행복은 마음에 있다.

모든 것이 마음에 달려 있다고 믿었던 과거 인류는 마음이 편하면 모든 것이 순조롭다고 믿었다. 마음이 편해야 일도 편하고 행복하다고 믿었다. ‘평양 감사도 내가 싫으면 그만이다.’ 영광의 자리라도 마음이 만족하지 못하면 의미가 없다고 했다. 고통도 운명으로 받아들여야 했던 농경시대는 행복도 마음에서 나온다고 믿었다. 행복은 동사(動詞)가 아니라 마음의 안정과 평화로 느끼는 추상적 감정(感情)이었다. 행복은 마음을 다스리고, 좋은 마음을 선택하여 좋은 행동을 생산하고, 좋은 일로 연결시키는 게임이었다.

성자(聖子)들이 남긴 말씀과 행복관련 책들을 읽으면 행복의 방법론은 다르지만, 행복은 마음에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마음은 물 위의 수증기처럼 있으면서 없고, 소문처럼 없으면서 있다. 마음은 말로 표현할 수 없지만 가슴을 진동시키는 내면의 에너지다. 마음은 우주 공간을 다니기도 하지만, 마음에 병이 들면 바늘 하나 꽂을 자리도 없다. 행복은 마음에 따라 존재하고 사라진다.

행복 2.0 – 성공의 경제학. – 행복은 성공에 있다.

산업시대와 정보화 시대는 성공이 인품이며, 성공해야만 행복할 수 있다고 믿었다. 마음보다 물질의 확실성과 위력에 매료된 성공시대의 행복은 성공을 해서 누리는 여유와 자랑이었다. 산업시대의 행복은 물질적 풍요함으로 신체를 호사(好事)시키는 상태였고, 남들이 뭐라고 하던 나만 만족하면 느끼는 잉여(剩餘) 감성이었고 고난을 이긴 보상이었다. 정보화 시대의 행복은 남보다 우수하고 뭔가 다르다는 우월감이었고, 화려한 통장과 등기문서, 높은 자리가 주는 성취감이었다. 성공 시대의 행복은 성취에서 오는 뿌듯한 즐거움이었고, 결핍을 채워서 목적을 이룬 보람, 자수성가로 정상의 자리에 오른 자기실현이었다.

성공을 위해서, 항상 쫓겼고, 주머니를 가득 채우기 위해 실적의 페달을 계속 밟아야 했고, 때로는 아픔과 슬픔도 묻어두고 가야했다. 성공은 곧 행복이 아니라 스트레스와 무한 고통, 배부른 허탈감과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의미했다. 과거의 성공은 군림할 수 있었지만, 인터넷 세상은 성공자의 군림을 허용하지 않는다. 성공을 통한 행복은 과거의 유물이 되었다.

행복 3.0 – 행동 경제학. – 행복은 물질과 마음의 조화에 있다.

인간은 마음과 물질만으로 행복할 수 없다. 인간은 몸과 정신으로 구성된 집합체이기에 몸을 위한 밥벌이와 정신(영혼)을 위한 행복벌이를 동시에 해야 한다. 물질주의는 영혼을 잃고, 마음만의 행복은 생존 기반을 궁하게 한다. 나물 먹고 물을 마시면서 행복의 찬가를 부르는 것은 자기기만이다. 마음과 물질은 교감하기에 행복하려면 물질과 마음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한다. 물질을 무시하고 마음만으로 행복할 수 없고, 행복으로 물질을 생산할 수도 없다. 물질과 마음을 동시에 만족 시키는 것은 행동이다.

마음과 상상으로도 기쁨을 느낄 수 있지만, 몸을 지닌 인간은 물질과 행동을 통해야 실질적인 기쁨을 누린다. 건강을 잃으면 행복도 없다. 몸이 행복의 근간이다. 상상으로 느끼는 만 번의 기쁨보다 몸과 마음이 동시에 느끼는 한 번의 실질적 기쁨이 더 좋다. 인간이 행동하지 않고 얻는 것은 요행이거나 허상이다. 행복하려면 행동해야 한다. 우리들의 생활 속에는 행동하지 않아서 잃어버리는 일들이 너무도 많다. 때로는 ‘이 행복을 위해! 이것도 참자.’라고 영혼을 달래면서 행동의 광장으로 나가야 행복의 열매를 얻어야 한다.

행복 4.0 – 나눔의 철학. – 행복은 나눔에 있다.

미래는 많은 변화가 예상된다. 산업세력, 정보화세력, 영성세력이 저마다의 목소리를 낼 것이며, 도구의 중독과 치열한 이익 구조는 인간성을 매몰하고, 가격 경쟁과 인건비를 줄이려는 기업 문화는 성장 속도를 둔화시키고, 위기의식을 느낀 감성 세력은 소유에서 사용자 시대를 만들 것이며, 지식을 거부하고 감성과 이야기로 세상을 이끄는 새로운 문명세력이 생겨나, 조직은 감성이 먹히는 작은 단위로 분해되고, 나눔과 영성의 시대가 올 것이다. 미래의 행복 개념 또한 변할 것이다. 행복은 이기는 전략이 아니라 나눔의 철학으로 이해하고, 행복의 본질에 입각하여 행복을 생산하고 행복을 나누려고 것이다. 행복의 본질은 자 ․ 즐 ․ 보다. 행복은 내가 자랑스럽고, 일이 즐겁고, 보람을 느끼는 상태다.

행복의 정의가 독선적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위해 설명을 곁들여 보겠습니다. <아들러>는 인간은 ‘권력의 의지’가 있다고 했다. 인간은 무엇을 쟁취하거나 인정을 받았을 때, 고통을 이기고 자기가 중요한 존재임을 확인 했을 때 행복감을 느끼는데 이는 자랑스러움에서 오는 행복이다. <프로이트>는 인간은 ‘쾌락의 의지’가 있다고 했다. 밥을 먹고 포만감을 느낄 때, 놀이의 즐거움, 사랑하고 사랑받으며 느끼는 행복감은 즐거움에서 오는 행복이며, <프랭클>은 인간은 ‘의미를 부여하는 의지’가 있다고 했다. 의미와 가치를 부여하는 행위, 어려운 일을 완성하고 느끼는 감정, 마음을 조였던 일이 순탄하게 마무리 되었을 때 느끼는 행복감은 보람에서 오는 행복이다.

자랑스러운 행복이여! 당신을 사모하지만 당신은 아직도 안개 속을 떠도는 작은 물방울입니다. 먼 별나라에서 인간되기를 희망하여 어렵게 태어난 우리들은 행복을 찾기 위해 긴 세월을 헤맸지만, 아직도 행복의 비밀을 모르고, 급한 마음에 물질 속의 행복을 찾고 있습니다. 행복은 자랑, 즐거움, 보람을 느끼는 상태임을 알고, 큰 나를 만들어 나를 자랑스러워하고, 나의 일로 즐거워하며, 갈수록 보람이 늘게 하소서! 자랑스러운 자아여, 내가 나를 자랑스러워할 수 있도록 힘이 들어도 바른 길로 가자. 더디게 가더라도 정품 행동을 만들고, 행동으로 현재의 행복을 만들자.

즐거운 행복이여! 당신은 자기가 원하는 것을 생산하는 활동이며, 마음을 기쁘고 차분하게 하는 숲 속으로 난 길입니다. 짧은 인생 즐겁게 살고 싶지만 아직도 마냥 기쁜 프로그램과 즐거운 인생 놀이터를 찾지 못해 외롭고 고단합니다. 외로워서 모임을 만들고, 체면과 권위로 인생 연극을 하지만 남는 것은 허무입니다. 나무가 우거져야 새가 집을 짓는다는 것을 알고 작은 즐거움으로 큰 즐거움을 만들게 하소서! 행복의 씨앗을 뿌리고 행복의 나무가 자라나 즐거운 열매가 맺기를 기다리게 하소서! 버티기 힘든 상황에서도 행복을 생각하며 즐거워하자. 즐거운 자아여, 항상 마음만은 즐거울 수 있도록 스스로 흥과 노래로 몸에 리듬을 주고, 즐거운 행복이 찾아올 수 있도록 마음을 열고 낮추자.

보람의 행복이여! 당신을 소리 내어 읽고 싶지만, 아직도 당신은 해독할 수 없는 문자입니다. 행복은 마음에 있다고 하면서 행동을 원하고, 행복은 자기만족이라고 하면서 상대 배려를 바라고, 행복은 각이 진 절제 같으면서도 리듬을 좋아하는 자연입니다. 행복은 고난을 이기고 다가오는 보람임을 알게 하소서! 풀잎 먹고 자란 번데기가 가지 끝에 매달려 나비가 되는 순간을 기다리듯, 그동안 걸어온 길에서 행복을 얻게 하소서! 보람을 찾는 자아여, 자유를 얻기 위해 바람의 소리를 듣고, 보람으로 행복을 느끼기 위해 열매를 남긴 나무의 소리를 듣자. 삶을 정리하는 순간이 오기 전에 그래도 행복했다고 노래하자.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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