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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40대 남자들이 캠핑족이 되었나?

최근 2-3년 사이 캠핑족이 가파르게 증가했다. 캠핑인구만 100만명에 국내 캠핑용품 시장규모만 3천억원을 추산하고 있다. 등산복과 신발 판매가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아웃도어 업체들도 속속 캠핑용품 시장에 뛰어들고 있고, 해외 캠핑전문브랜드도 속속 진입하고 있다. 캠핑 문화도 단순하게 야외에서 잠을 자는 수준에서, 야외에서 휴식을 취하는 단계로 진화했고, 캠핑장비도 계속 진화하고 있다. 공간이 하나밖에 없는 돔 형태의 텐트가 주류였다가 요즘 캠핑용 텐트는 거실, 주방, 침실이 나눠진 것도 있고, 서있어도 될 정도로 천정도 높고 테이블, 의자, 침대도 텐트 안에 들어갈 정도인 것도 있다.

현재 조성되는 전국의 오토캠핑장이나 각종 캠핑 시설도 급증하고 있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캠핑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과거의 캠핑은 말 그대로 텐트 칠 공간만 있는 경우가 많았다면 이젠 전국의 수많은 캠핑장 중 샤워나 수도, 전기시설까지 갖춰진 곳도 100여곳에 이른다. 이 숫자는 더 늘어날 것이고, 오토캠핑장도 급증하고 있다. 오토캠핑장이 아니었다면 최근의 캠핑족 증가는 없었을 지도 모른다.
오토캠핑장은 자연 속에 너무 고립되는 것이 아니라 차가 갈 수 있고 차 옆에서 누구나 캠핑을 보다 쉽게 즐기게 만들어준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것만 한강난지캠핑장, 서울대공원캠핑장, 상암동 노을캠핑장을 비롯 5군데가 있고, 내년에 문을 열려고 계획된 곳도 많다. 민간에서 운영하는 사설 오토캠핑장은 더 급속히 늘어난다. 서울 인근의 경기지역에는 국도변 야외음식점을 캠핑장으로 전환하거나 주말농장에 새롭게 캠핑공간을 갖추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좀더 편하게 하려고 캠핑카를 렌트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캠핑카 임대업에 진출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과연, 무엇이 캠핑을 트렌드로 만들었을까? 그동안 아웃도어하면 등산을 즐기는 사람이 대부분이었는데, 주 5일제 근무로 시간여유가 생기고 소득도 늘고, 여기에 SUV 차량의 보급과 KBS의 ‘1박2일’ 같은 프로그램을 비롯한 각종 여행 관련 프로그램의 영향 등으로 캠핑에 대한 관심이 커지게 되었다. 등산은 동호회나 친구를 중심으로 가는 것이라면, 캠핑은 가족을 중심으로 가는 경우가 더 많다. 가족과 여가를 보내려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점이 캠핑 트렌드의 또하나의 이유다. 아울러 여행에서 호텔이나 펜션, 리조트 등에서 머물 때보다 더 자연 가까이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다는 것도 캠핑이 트렌드로 소비되는 이유가 된다. 결정적으로 캠핑은 야외에서 밥먹고 잠자는 등 야외에서 시간보내는 것 자체에 목적을 두고 있기에 특별한 체력이나 기술, 지식 없이도 누구나 즐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누구나 시도하기 쉽다.

무엇보다 결정적인 캠핑족 증가의 일등공신은 40대 남자들이다. 대개 40대 남자들은 10년 이상의 직장생활로 어느정도 경제력도 갖춘데다, 아이들도 초등학생 정도 되어서 자연학습이나 생태학습 등 체험학습의 필요성도 커질 때다. 여기에 워커홀릭이기만 하던 이전의 선배 세대들과 달리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의 중요성을 깨달은 40대들이 가족이 함께하는 여가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실직과 건강이상은 40대 남성들의 가장 큰 두려움이다. 이런 두려움 앞에서 가장 믿을건 가족이고, 결국 가족과의 유대감을 가지는 활동에 관심가지는건 당연한 일이다.

특히 야외에서 직접 텐트를 치고, 장작에 불을 지피고, 고기를 굽거나 밥을 하는 등 의식주를 해결해주는 모습에서 아이와 아내는 가장의 권위이자 중요성을 피부로 느낄 수 있게 해준다. 거기다가 캠핑에선 텐트가 다 고만고만하다. 평소에 집 크기에선 누군 대형평수에 살고 누군 작은 평수에 사는게 확연히 구분된다. 가장으로선 이런 것도 스트레스다. 그런데 캠핑을 가면 다 비슷한 사이즈의 텐트에서 지내면서 일시적으로나마 이런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 집이나 살림살이 등의 규모나 재산으로 비교되지 않고 캠핑장에선 모두가 비슷한 텐트와 비슷한 공간을 누리는 것이 사회적 현실을 잊게 만들 수 있다. 이런 점들이 40대 남성들이 캠핑에 열광할 충분한 이유다.

앞으로 40대 남성의 가족주의가 촉발한 캠핑 트렌드가 전연령대로 옮겨갈지는 미지수다. 지금의 40대가 나이를 먹으면서 자연스레 소멸될 수도 있다. 다만 캠핑을 즐기는 다양한 이유가 계속 나온다면 트렌드의 생명을 이어가며 관련 장비나 상품도 계속 진화를 거듭해갈 것이다. 

–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 www.digitalcreator.co.kr

Trend Insight & Business Creativity를 연구하는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에서 연구와 저술, 컨설팅, 강연/워크샵 등 지식정보 기반형 비즈니스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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