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바꾸어 행복을 요리하는 법. 






현재의 김치는 조선 중기 때부터 시작된 발효식품으로 여러 재료를 조합하고 발효시켜 식품의 기본적인 5가지 맛에 단백(蛋白)한 맛과 발효의 훈향을 더하여 일곱 가지 맛을 내며, 숙성함에 따라 유산균과 다양한 비타민, 항암성분을 지니고 있어 성인병예방(비만, 고혈압, 당뇨병 위암), 산중독(酸中毒)증 예방, 소화촉진, 상처치유, 노화억제, 생체리듬 조절 등 복합 기능성 식품이다.



인생에는 보기도 좋고 삼키면 달콤한 당근 같은 인생이 있고,
보기 흉하고 쓰지만 삼키면 약이 되는 더덕 같은 인생도 있고,
서로 다른 재료들이 어울리고 숙성되어야 맛을 내는 김치 같은 인생도 있습니다.

1) 서로 어울리고 숙성되어야 맛을 내는 김치 같은 인생이 행복한 맛을 내려면
   각기 다른 환경에 살던 배추, 무념의 무, 양기의 양념거리를 모으고, 김치를 담을 때 필요한 이성의 항아리, 감성의 소쿠리, 상상의 양념 통을 미리 깨끗하게 씻어서 준비해 둔다.
인생이 행복하려면 현재 여건을 이성(理性), 상대의 눈으로 나를 보는 감성(感性), 새롭게 생각하는 상상(想像)으로 정비하고 다듬어야 한다.

2) 지상의 빛으로 성장한 배추를 다듬어서 누런 겉잎은 떼고, 감성의 칼로 큰 통은 사등분, 작은 것은 반으로 가르고, 소금물에 담갔다가 건져서 큰 용기에 차곡차곡 담아서 절이면서 허상의 물기를 뺀다.
행복하려면 알게 모르게 생긴 허상(虛像)부터 버려야 한다.

3) 절인 배추는 이성의 냉수로 깨끗이 헹구어 건져서 소쿠리에 엎어서 미련의 물기를 빼고, 아집의 굵은 뿌리 부분을 말끔하게 도려낸다.
행복하려면 과거의 미련과 현재의 아집을 버려야 한다.

4) 다양한 양분이 담긴 김치를 만들려면 지상과 해상에서 성장한 재료를 준비해야 한다. 지상의 기운을 담긴 쪽파, 갓, 미나리는 다듬어 씻어 4cm 길이로 썰고, 병충해를 이긴 대파는 흰 부분만 어슷어슷하게 썰고, 해상의 기운이 담긴 생기의 생굴과 생새우는 잡티를 골라내고 소금물에 헹궈 씻어 건지고, 새우젓과 멸치액젓을 준비한다.
행복하려면 현재 여건을 탓하지 말고 세상 에너지를 자기 것으로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

5) 김치 맛을 내려면 양념감(소)을 준비해야 한다. 무는 몸이 단단한 것을 골라 잡념의 잔뿌리는 떼고 깨끗이 씻어서 물기를 빼고 2mm 폭으로 둥글게 썬 다음 채를 썰고, 암을 예방하는 마늘과 생강은 껍질을 벗겨 씻어서 절구에 다지고, 시원한 맛을 주는 양파와 단맛을 주는 배, 생새우를 갈아서 즙을 낸다.
행복하려면 남을 기쁘게 하는 매력과 향기를 지니고 스스로 부서질 수 있어야 한다.

6) 김치는 서로 다른 것의 조합으로 완성한다. 무채에 불린 고춧가루를 넣어 버무려서 빨갛게 색을 들인 후 소금, 멸치액젓, 새우젓으로 간을 하고, 다진 마늘과 생강, 생새우 간 것을 넣어 버무린 후 미나리, 갓, 쪽파, 대파를 넣고 가볍게 섞고, 마지막으로 굴을 넣어 버무려 소를 만든다.
행복하려면 서로 다른 것을 하나로 조합하고 주도해야 한다.
7) 큰 그릇에 소를 넣고, 감사와 사랑이 배인 손으로 절임배추와 소(양념)를 직접 버무린다. 절임 배추에 소를 바르고, 묻혀서 배추 속에 양념이, 양념 속에 배추가 스미게 한다. 채워 넣은 무가 많으면 짜게, 바로 먹을 겉절임은 짠 듯 싱겁게 맛을 맞춘다.
행복하려면 내면의 생각대로 행동하고, 있는 그대로를 조화 있게 하는 절제미가 필요하다.

8) 버무려진 배추는 겉잎으로 전체를 싸서 배추를 자른 단면이 위로 오도록 항아리에 차곡차곡 담고, 항아리에 김치를 4/5 정도까지 채우고 위는 배추 겉잎 절인 것을 덮고 꼭꼭 누르고, 오래 두고 먹을 김치는 위에 소금을 넉넉히 뿌려 저장한다.
행복하려면 기대감을 다 채우려는 욕심을 버리고, 여유를 가져야 한다.

9) 김치를 덜 시게 해서 먹으려면 한 포기당 날계란 2개 정도를 신김치 속에 파묻어 두었다가 12시간쯤 지나서 꺼내고, 조개껍데기를 넣어 두면 신기하게도 신맛이 없어진다. 
행복이 변질되지 않게 하려면 신중하고 겸손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10) 행복 김치를 급하게 먹으면 체할 수 있으니, 숙성된 된장과 배추 잎으로 만든 된장국을 곁들여 천천히 먹는다.
아무리 기분 좋은 행복도 급하면 사라진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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