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내 생각이 전부가 아니다.

습관 진화9. – 상생. –  하나 때문에 둘을 적으로 만들지 마라.



필자는 글에 대한 2가지 서로 다른 기억이 있다. 글로 기뻤던 기억이 있다. 초등학교 백일장에서 내가 경험한 대로 <엄마는 떨어진 것은 먹지 말라고 했다. 엄마의 말을 무시하고 떨어진 풋과일을 먹었다. 배가 아팠다. 배가 아파도 엄마가 실망할까봐 말을 못했다.>라는 동시를 썼는데 장원이 되었다. 어린 마음에 내가 글을 잘 쓰는 것으로 착각을 했다. 어린 마음에 내가 최고라는 작은 독선이 생겼다.

글로 불쾌했던 기억이 있다. 중학교 2학년 작문시간, <햇살에 대하여!> 수필을 지어라고 했다. 나는 불현듯, ‘선생님, 그게 아닌 것 같은데요.’ 라는 반박 발언을 했다가, 빗자루로 얼굴을 맞고 별빛을 본 기억이 떠올라, <내가 아는 햇살은 아침 이슬 위를 구르는 영롱한 빛이 아닙니다. 내가 아는 햇살은 빗자루입니다. 어느 날 빗자루는 따가운 불화살이 되어 나의 얼굴을 찢고, 나의 마음까지 까맣게 태웠습니다. 햇살은 직진한다. 나도 언젠가는 직진하는 햇살이 되어, 아름다운 햇살을 빗자루로 연상시킨 그 선생님을 태우고 싶다.>라는 요지의 글을 썼다가, 싸가지 없는 놈이라고 몽둥이로 가슴이 결릴 정도로 맞았다. 글로 인한 아픈 기억 때문에 그 뒤로 글을 짓더라도 익명으로 글을 발표하는 버릇이 생겼다. 어쩌면 자기 방어적 독선이 생겼다.

생도 시절 외국인 영어 강사와 대화하는 과정이 있었다. 어느 날, 목련꽃이 화사했던 날, 외국인 강사는 007가방에 포르노 잡지를 잔뜩 갖고 와서 생도들에게 보여주었다. 영어 강사 왈, ‘전문 군인이 되려면 다른 문화도 이해하고, 인간에 대한 폭 넓은 생각과 성(性)에 대한 자유로운 생각을 해야 한다.’고 했다. 문화적인 충격을 받았다. 외국인 강사의 의도를 알 수 없었지만 진한 반감을 가졌다. 그 뒤로 영어 공부를 중지했다. 영어로 나의 의사를 자유롭게 말하고 쓸 수 있었던 영어 실력이 지금은 거의 백지상태가 되었다. 지금 생각하면 정서적 독선이었다.

독선(獨善)은 자기 혼자만 옳다고 믿는 행위다. 독선적인 사람은 자기 행동이 명확하지만, 남과 어울리지 못한다. 독선적인 리더는 조직을 와해시키고, 개인의 독선은 남까지 불행하게 한다. 독선은 자기 기준이 너무 높거나, 결벽증에서 생긴다. 자기가 생각대로 되지 않으면 불안하고, 상대가 자기와 생각이 다르면 불편을 느끼고, 책상이 산만해도 일을 못한다. 운전을 해도 차도의 중앙으로 가야 편하고, 숫자 징크스에 잡히면 괴로워한다. 자기가 남에게 어떻게 비칠 것인가에 민감하고, 남에게 욕을 먹는다는 것은 상상도 못한다. 독선적인 사람은 자기 기준이 옳다고 믿고 주변 사람에게도 강요하기에 대인충돌이 잦다. 좋은 일을 하고도 자주 불행을 겪는다.

인간은 왜 오판하고 독선에 빠질까? 나는 ‘나’라는 정부(政府)의 수장이다. 손해를 보는 정책을 펴는 국가의 정부가 없듯, ‘나’라는 정부 또한 작은 손해도 보지 않으려고 미련한 짓을 한다. 자기 체면을 위해 허세를 부리고, 자기 실력 노출에 대한 두려움, 정보 제한으로 인한 선택의 실수, 성급함, 자기 기준으로만 듣고 말하기, 과거 성공 경험에 대한 맹신 등으로 독선에 빠진다. 나는 항상 옳다고 생각하면서 ‘나’라는 주인을 단순하고 지저분하고 어둡게 만든다.

독선은 주로 두뇌의 한계성 때문에 생긴다. 두뇌의 판단은 전부가 아니며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두뇌는 신체의 핵심 기관으로, 대뇌 피질의 화학작용으로 마음을 만들고 몸을 통제하지만 온전한 기관이 아니다. 유전자에 설정된 원시적 기억 때문에 지우고 싶은 기억은 오래 저장하고, 기억해야 할 요소는 쉽게 망각한다. 두뇌는 자기 보호 본능이 작동하면 두려움과 피해의식을 느끼고, 쉽게 화를 내고, 목표를 위해 자기 독선에 빠진다. 독선은 자기 기준으로 세상을 재단하고, 자기 기준에 맞지 않으면 사이비로 몰아가고, 독선이 행동으로 이어지면 남의 행복까지 깨트리고, 결국 고독하게 죽는다.

독선(獨善)이여! 너는 자기 생존을 위해 남을 벽을 타고 오르는 담쟁이넝쿨이며, 한쪽 밖에 볼 수 없는 외눈이다. 독선은 자기 뜻대로 사는 일종의 정신의 멋이지만, 독선의 칼날로 상대의 영혼을 베고, 무시하고, 추행하면서 남의 영혼을 자주 아프게 했습니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진리를 알게 하시어, 독선을 버리고 이해와 포용의 폭을 키우게 하소서! 독선의 운전대를 통찰과 감성의 운전대로 교체하고, 로마에 가면 로마의 교통법규를 따르리라. 독선이 강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독선의 탈을 벗지 못하는 우리들이여, 영혼의 내비게이션을 설치하여 상대의 자존심과 행복까지 살피자.

오만(傲慢)이여! 너는 독선의 협조자이면서, 세상이 무서운 줄 모르는 하루 강아지다. 오만은 남을 무시하는 질병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남이야 죽든지 말든지 자기 이익을 위해 대본을 쓰고, 이익을 주는 배우를 무대에 올려 자기들만의 잔치를 열고, 서로에게 상처를 주었습니다. 오만은 약이 없는 병이라는 것을 깨닫고 상대를 조준하는 오만의 화살을 멈추게 하소서! 오만이 득세하여 착한 이들을 난사하지 못하도록, 소수의 악마가 지옥을 만들 수 없도록, 오만의 심장을 쏘리라. 오만의 심장이 쏟아내는 붉은 피로 다수의 행복을 보장하는 따듯한 교리를 쓰리라. 이제 오만의 갑옷을 벗고 백의종군하려는 하려는 우리들이여, 밝은 마음으로 상대를 나의 일부로 재인식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믿음의 월계관을 찾자,

상생(相生)이여! 당신은 물고기와 수초가 관계이며, 독선과 오만의 병졸을 다스릴 수 있는 장수입니다. 세상은 함께 살아야 하는 공간임을 알면서도, 독선의 칼로 나를 찔렀고, 아메바의 단세포처럼 홀로 일을 하고자 했고, 경쟁의 투우장에서 목숨 걸고 싸웠습니다. 남는 것은 상처였습니다. 한쪽 날개로는 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서로 살기 위해 상생을 실천하게 하소서! 상생은 나와 남이 서로 살게 하는 이해와 인정의 기술이며, 더불어 사는 영혼의 안식처임을 알게 하시어, 자기중심의 자폐증 공간에서 탈출하게 하소서! 함께 살고 싶은 우리들이여, 세상은 음양의 조화로 굴러가는 공간임을 알고 반찬은 부족해도 서로를 챙기는 행복한 밥상을 차리자.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