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었다고 눈까지 늙는건 아니다

입력 2011-09-20 18:38 수정 2011-09-20 18:38
지난해 롯데백화점의 영캐쥬얼 의류 매출은 전년대비 16% 증가했다. 그런데 10-20(넓게보면 30대까지)대가 주요 타깃인 영 캐쥬얼에서 40-5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져가고 있었다. 40대의 영케쥬얼 매출 증가율은 전체 영케쥬얼 매출 증가율인 16%보다 높은 21%였고, 50대는 22% 였다. 4050 중년 여성들이 젊은 여성들이 입는 옷을 따라 입는 경우가 늘었다는 얘기가 된다.

아니 애들 옷을 나이든 아줌마가 왜 입냐고, 주책 맞은거 아니냐고 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우린 과거의 소비자와 미래의 소비자가 ‘차이’가 있을거란 생각을 잊어버리곤 한다. 나이 들어 보면 주책이 아니다. 안티에이징이자 다운에이징의 욕구다. 나이 든다고 눈까지 늙는 건 아니다. 패션 안목이나 좋아하는 스타일은 나이먹는 만큼 늙다리로 변하는게 아닌 거다. 패션에서만 그런게 아니라 잡화, 미용 등에서도 젊은 여성들을 타깃으로 하는 제품을 소비하는 중년 여성들이 늘어나고 있다. 나이에 맞게 옷을 입는다는 말이 이젠 무색해진다. 여기서의 나이가 실제 나이인지 외모 나이인지, 아니면 자신이 지향하는 나이인지 모호하다. 바꿔말하면 이제 패션에서 나이는 점점 무의미한 기준이 되어버리고 있는 중인지도.
일본 시세이도에선 안티에이징 제품에 '아름다운 50대가 늘어나면 일본이 변한다'는 나이를 강조한 광고카피를 써서 오히려 판매가 부진해졌다. 50대 일지라도 스스로를 50대라 여기고 싶지 않은 안티에이징과 다운에이징에 관심 큰 이들에게 제 나이를 강조한 것은 역효과가 된 셈이다. 그래서 나이 들어감을 거부하는 소비자들에겐 본래 나이가 드러날 수 있는 언급은 위험한 거다. 가장 좋은건 나이 자체를 언급하지 않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안티에이징(Anti-aging)은 항노화, 노화방지로서 보다 건강하고 젊은 육체를 더 오래 유지하고 싶은 욕구가 만들어 트렌드 키워드다. 처음엔 의료의 영역에서 쓰이던 말이었지만, 점점 산업과 소비의 영역으로 옮겨왔다. 그래서 의료와 의약품에서 확대되어 식품과 화장품, 패션, 문화 등으로까지 번져갔다. 다운에이징(Down-aging)은 젊어보이고 싶어하는 욕구이자 젊었을때, 혹은 어렸을때로 돌아가고 싶은 욕구가 만들어낸 연령파괴다. 안티에이징이 더 늙지 않겠다는 것이라면, 다운에이징은 더 어려보이겠다는 것이다. 같은 맥락이긴 하지만 안티에이징은 중년이나 노령층에서, 다운에이징은 청소년들에게까지 이어지는 소비 트렌드다. 하여간 이름을 뭘로 부르건 간에 피터팬이 사는 네버랜드를 꿈꾸는 것은 마찬가지다. 더 많은 기회가 나올 트렌드다.

-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 www.digitalcreator.co.kr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에서 연구와 저술, 컨설팅, 강연/워크샵 등 지식정보 기반형 비즈니스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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