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봄날에,
아지랑이 하늘로 오르는 봄날에,
깊은 바다에 살던 거북이가 육지로 나와 산보를 했어. 

어기적 ~ 어거적~~

엇박자 네발걸음으로 힘겹게 걷고 있는데, 막 깨어 난 달팽이가 땀을 뻘뻘 흘리면서 땅바닥을 밀면서 기어가는 보았어. 거북이는 자신도 힘이 들었지만 달팽이의 안쓰러운 모습에 자비심이 발동하여 일방적으로, 소통 없이 짧게 말했지.

“야 -  타!”

달팽이는 아무 소리도 못하고 거북이 등을 타고 가고 있는데, 또 한 마리의 달팽이가 입에 거품을 물고 힘들게 가고 있었어. 이를 본 거북이는 거만하게 말했어.

“너도 - 타!”




거북이는 두 마리의 달팽이를 등에 태우고 신이 나서 가고 있었다. 이때 먼저 탄 달팽이가 새로 탄 달팽이에게 작은 소리로 말했다.

“야~ 임마!  꽉 잡아. 이 거북이는 자기 마음대로야. 상대 의견을 묻지도 않고 태웠고, ×- 나게 빨라. 앞으로 우리를 어떻게 할지도 몰라. 멀미가 난다고 핑계를 대고 여기서 내리자.”




두 마리의 달팽이는 서로 소통하고 거북이에게 말했지. 
“거북이님! 너무 빨라서 멀미나요. 내려서 기운을 차리게 내려주세요.”




거북이는 달팽이를 내려주고 엉뚱한 착각을 했다.
‘ 이상하다. 거북이는 바다에서는 매우 느린 축에 속하는데, 그 - 참, 지상에서는 상당히 빠른 동물이구만!  선조 거북이가 토끼와 경주하여 이겼다는 전설이 지어낸 신화가 아닌가 봐.’




거북이가 착각에 빠져 산모퉁이를 돌아서는데, 족제비가 배를 드러내놓고 누워 있었다. 그 족제비는 바다에서 나온 거북이를 줄곧 지켜보면서 따라오던 중이었다. (그랬던 족제비가 거북이를 보자 드러누웠다는 것은 음흉한 냄새가 나지 않는가?)




거북이는 누워 있는 족제비에게도 일방적인 자비심을 발휘했다.

“누워 있는 폼이 배가 아픈가 봐! 내 등에 타, 원하는 곳으로 옮겨주마.”




이렇게 해서 족제비는 거북이 등에 타게 되었고, 해괴한 사건이 시작되었다. 족제비는 처음부터 거북이를 잡아먹을 요령으로 계획을 꾸몄고, 거북이 등에 타자마자 행동을 개시했다. 족제비가 거북이 등을 갉기 시작하자, 거북이가 물었다.

“ 족제비야, 내 등을 긁는 소리가 들려. 무슨 일이 있나?”
“ 거북이님, 아닙니다. 속이 안 좋아서  꼬 - 록 거리는 소리입니다.
  멀미가 나니  조금만 천천히 가주세요.”
“ 분명 내 등을 긁는 소린데, 내 등은 쇠처럼 딱딱해서 잘 안 긁힐 텐데.”




지상 물정이 어두운 거북이는 족제비의 말을 의심하면서도 믿었다. (작은 족제비가 등껍질에 치명적인 상처를 낼 수 있겠어!) 근거 없고 자기 위주의 믿음은 누가 불행이라고 했던가? 족제비는 날카로운 이빨로 거북이의 등을 좁고 깊게 파고들어가, 1미리만 더 밀면 심장에 치명적 상처가 될 정도가 되자, 족제비가 외쳤다.
“멋쟁이  거북이님, 이제 멀미가 사라졌어요. 이제 빨리 가세요.”

거북이는 족제비의 칭찬에 고무되어 최선을 다해 달렸다. 거북이의 네발걸음에 속도가 붙자, 족제비가 파둔 치명적 상처가 속도에 밀려 터졌다. 덩치 큰 거북이, 일방적으로 말했고, 일방적으로 믿었던 거북이는 심장이 멈추었고 우둔함과 자기 착각도 함께 멈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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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은 서로의 생존과 자유를 위한 수단이다.

소통은 몸에 피가 흐르듯, 전선에 전기가 흐르듯, 막히지 않고 교류하는 것이다. 소통은 개별적 존재를 연결하고 서로 자유롭게 하는 덕목이다. 살면서 의사소통 없이 자기 상상대로 판단하고, 상대의 의도를 읽지 못하고 행동하고, 뭔가 의심이 가는데도 근거 없이 믿으면 당하기 쉽다. 상대를 모르고 접근하거나 직관과 통찰력 없이 호의를 베풀면 불행이 될 수도 있다. 남북한 간의 대화와 소통이 끊어진 상태다. 신뢰 없이 서로의 정치적 권위와 이익 때문에 무의미한 대화를 했기 때문이다. 소통을 하려면 상대를 알고, 진정으로 다가서고, 그에게 기쁨을 주어야 한다. 일방적인 대화는 소리의 전파다. 겉으로 들어 줄 뿐이지 마음을 열지 않는다. 때로는 반감을 갖는다. 신뢰에 의구심이 생기면 어떤 말과 문서도 통하지 않는다.




진정한 소통은 내면의 소리를 듣는 활동.
대화를 한다고 다 소통이 되는 것은 아니다. 소통을 하려면 내면의 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 음성을 통해 나오는 소리는 다 진실은 아니다. 어쩌면 진실보다 거짓으로 포장된 울림이 많을 수 있다. ‘아 ~~’ 하는 음성은 감동의 소리일 수도 있고 아픔의 외침일수도 있다. 마음속의  영혼의 귀로 말하지 않지만 말을 하는 표정의 소리, 자존심의 갑옷에 막혀 반대로 말하는 소리의 의중을 짚어야 한다. 부부 사이에도 내면의 소리를 듣지 못하면 남이 되고, 조직에서도 구성원의 내면의 소리를 읽지 못하면 불신이 생기고, 불신이 쌓이면 붕괴된다.




소통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신뢰의 문제다.
상대와 소통하지 않아도 신뢰가 있으면 서로 통한다. 상대와 소통하고 싶다면 말을 앞세우지 말고 진솔한 태도, 숨소리 하나에도 진실을 담으려고 해야 한다. 진솔보다 좋은 소통 기술은 없다. 많이 속아 본 사람들은 상대의 입을 보지 않고 상대의 눈과 태도를 본다. 소통을 막는 최대의 적은 내숭과 이중성이다. 우측 깜빡이를 넣고 좌로 가면 혼란을 야기한다. 서로 소통하려면 진솔한 태도와 진중한 말로 의구심이 생기지 않게 하고, 상대의 발신 메시지가 불분명하면 공손하게 되묻고, 상대가 내숭을 떨고, 연막을 피우면 질문으로 진의를 파악하고 소통을 추구해야 한다. 오늘도 나의 등을 파는 악마가 없는지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아직 인간세상은 진화 중이기 때문이다.




소통을 통한 서로의 행복 법(話法) <우화 법률 103조 1항>

1. 인간은 언어라는 차를 타고 의사소통이라는 여행을 한다. 의사소통의 여행은 상대 존중으로 결핍된 정서를 보충하고 서로의 힘이 된다.

2. 의사소통으로 서로 자유롭고 행복하려면 자기 마음이 담긴 신뢰의 언어를 정리해서, 쉽고 간결하게 전해야 한다.

3. 눈으로 보지 않은 것을 말로 퍼뜨리지 마라. 눈으로 본 것도 서로  이익이 되지 않으면 말하지 마라. 보인다고 다 보는 것이 아니다.  자기 이익과 관심만큼 보기 때문이다.
4. 상대와 소통하려면 상호 관심분야부터 서로 찾고, 일치점이 있다면  행동으로 신뢰를 보여주어야 한다. 우측 깜빡이를 넣었다면 우로 가야한다.

5. 대화를 할 때는 사실주의자 입장에서 본 것만 말하고,  아직 존재하지 않는 신비주의자의 상상과 견해를 자제하라.


# 2014년은 싸움을 피하고 서로 소통해야 살 수 있는 해다.  부모와 자식간의 소통, 부부간의 소통, 친구.동료와의 소통 지수를 점검하여 에너지 낭비를 줄이고, 서로 행복한 길을 찾고, 남북한이 서로 소통하여 불안감을 줄이는 것도 정치적 기술이라고 본다.  살아 있는 모든 생명체가 서로 소통하는 신묘년 한 해가 되었으면
   한다.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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