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에서 소의 배설물을 먹으며 사는 시골 파리가 있었지. 
그는 동물 배설물 섭취 때문인지, 날개의 힘은 쇠파리보다 강했고, 기억력이 좋아져 종합 분석을 했고, 시력이 좋아져서 멀리서도 위험물을 감지하게 되었지. 다만 소의 노란 배설물이 날개로 배여서인지 노란 파리로 변해갔어. (파리 세계에는 인간이 모르는 그런 파리가 있다고 치자.)

노란 파리는 우수한 날개로 자유롭게 비행하고 싶었고, 넓은 세계로 나가서 인간에 대한 호기심을 풀고 싶었지만,  어미 파리로부터 날개 아프도록 들은 파리의 생존수칙 때문에 농장을 벗어나지 못했고, 먹이를 보더라도 극도의 경계상태에서 조급하게 굴어야 했어. 노란 파리가 어려서부터 세뇌 받은 파리의 생존수칙은 아래와 같았지.

1. 자신의 모습이 반사되면 그 곳은 물이니 사지(死地)다. 가지마라.
2. 연기가 피어오르면 그 곳은 불이니 사지(死地)다. 무조건 피하라. 
3. 두발로 걸으면 파리의 적인 인간(人間)이니 고도로 경계하라. 




파리의 생존수칙은 비행을 위축시켰고, 착지 공간과 먹이를 구분하게 했어. 노란 파리는 멀리 날지 못하고 작은 공간에 사는 것이 불만이었지. 그래서 더 늙기 전에 인간 세상을 보려면 비행을 제약하는 파리의 생존수칙을 무시해야 한다고 생각했어. (한편으로는 생존수칙을 깬다는 것이 두렵기도 했지만...)  노란 파리는 세상 호기심을 풀어줄 공간을 찾아서 날다가  참새의 공격을 받아 날개가 찢기고, 고공비행을 하다가 호흡이 멈추기도 했고, 6개의 다리 중에 하나를 잃으면서 우여곡절 끝에 도시로 나왔지. 도나파(도시로 나간 파리)는 도심지를 배회하다가 커피숍으로 침투하여 커피를 마시는 인간을 보았다.




(아 - 니,)




도나파는 파리의 생존 수칙에 나와 있는 3대 사지(死地), 물, 불, 인간이  동시에 결합된 장면을 본 거야. - 커피 잔의 검은 물은 노란 파리의 모습을 비쳐주었고, 수증기가 모락모락 오르며 뜨거운 불기운을 내뿜었고, 두 다리를 굽히고 앉아서 커피를 마시고 인간을 본 거야. -  노란 파리, 아니 도나파는 3대 사지를 보고 날개는 긴장했고,  겁을 먹은 앞발을 비비면서 돌아갈까 하다가 돌연 오기가 발동했어. <아니다. 내가 오늘 3대 사지(死地)를 다 체험해보고, 반드시 살아남아서, 파리들의 생존수칙이 틀렸다고 전도해야겠다.>




노란 파리는 자기 위주로 생각하고, 조심스럽게 커피 잔 속으로 접근했지. 겁먹은 자신의 모습이 보였고, 수증기는 피어올라 날개를 축축하게 했지만, 이왕이면  맛까지 보고 싶어 무리하게 깊게 내려갔지. 

아-뿔 - 싸,

커피 잔이 흔들리는 바람에, 아니다. 잔을 흔들면서 마시는 인간의 습관 때문에  노란 파리는 뜨거운 잔에 휘말려 빠져버렸지 뭐야,  순간, 빨대는 쓴막과 단맛을 느꼈고, 몸은 뜨겁고 화끈거리는 고통을 느꼈어.  커피 잔에 빠져 죽어가면서 노란 파리는 노래로 유언을 남겼지. 

“그동안 날고, 먹고, 비비며, 한 세월 잘 보냈네. 생존수칙을 무시하다가 빨리 죽는 것은 아쉽다. 파리로 태어나  쓴맛, 단맛, 뜨거운 맛을 다 맛보았으니 후회는 없네. 파리 후손들이여! 파리의 진보를 위해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게! 사는 것은 어차피 위기의 연속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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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기심 때문에 목숨을 잃는 파리의 이야기는 인간 무대에도 적용된다. 
인간들은 행복을 위해 나름대로 꿈을 세우고, 도전하고 열정을 바치지만, 수시로 고난과 위기가 발생하여 자기 기대를 배신하고 행복을 방해한다. 위기는 고통의 덫이면서 진보와 발전의 동력이다. 위기의 종류는 죽음처럼 어쩔 수 없이 봉착하는 운명적 위기, 분쟁과 갈등처럼 나의 기대와 반대로 가는 역주행 위기, 자기위주의 생각과 나태가 만드는 확실한 위기, 불평과 불만, 경솔한 혀가 만드는 인위적 위기, 노력과 역량 부족으로 제도권에서 밀려나는 위기 등 위기의 형태는 다양하다. 운명적 위기와 피할 수 없는 위기는 기도하는 마음으로 대처해야 하지만,  자기 스스로 만든 인위적 위기들(혀가 만든 불신의 위기, 무모한 행동과 경솔이 만든 안전사고)은 신중한 행동으로 극복해야 한다. 위기관리를 못하면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격’으로 에너지를 낭비하고, 인간 품격이 싸구려가 된다.  위기를 삶의 에너지로 전환할 때 자기 창조가 이루어진다.   




위기관리는 행복의 안전장치.
살면서 자기 의지와 무관하게 불쑥 찾아오는 안전사고와 병마, 분쟁과 갈등, 불행과 고난 등의 운명적이고 피할 수 없는 위기를 줄이려면, 순리를 삶의 약으로 삼고, 조상들이 아픔을 체험하고 세운 원칙과 지혜는 존중해야 한다.  선대가 남긴 지혜와 고전을 시대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가볍게 보는 경향이 있고, 진보(進步)라는 이유로 형식을 깨고, 기존의 업적을 무시하지만, 선조들이 만든 수칙과 지혜는 위기를 이기는 진리가 담겨있다. 지혜로운 원칙들은 유효기간이 없다. (조상의 말을 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고 했다.)




위기를 줄이려면 마음의 중심을 지키고 행동의 중심에 서라.
지나치면 미움을 받는다. 소크라테스가 사약을 받은 이유는 자기 진리로 다수의 미움을 받았기 때문이다. 불행한 부자가 생기는 것은 마음의 중심 없이 물질만 챙겼기 때문이다.  극단은 극단을 키운다. 시계추가 오른쪽으로 이동하면 왼쪽으로 가는 반동(反動)을 키운다. 화는 후회를 키우고, 지배하려고 하면 지배를 당한다. 자연스런 행복을 느끼려면 자기중심을 정하고 자기중심에서 벗어나면 바로 멈출 수 있어야 한다. 상대에게 이익을 주고 기쁘게 하는 마음 세포를 키워야 한다. 마음의 세포가 성장해야 산만하고, 중심을 흩트리는 욕망을 제어하게 된다.




위기관리를 통한 행복관리 법 <우화 법률 102조 6항>
1. 건강과 돈을 잃는 것은 분명 위기다. 건강과 돈을 잃는 것보다 더 큰
    위기는 사람을 잃거나 사람을 잃는 과정 속으로 빠져가는 상태다. 

2. 원칙과 의리를 지키는 것은 인생 위기를 줄이고 행복을 지키는 최고
    무기다. 

3. 위기가 오면 마음의 중심을 잡고 초연(超然)하게 행동하라.
    그래도 해소되지 않는 위기라면 개인 책임이 아니다.  

4. 가혹한 위기가 오더라도 굴복하거나 후하게 대접하지마라.
    위기란 놈은 약한 자를 더 짓밟는 악마성이 있다.

5. 우연히, 불시에, 무작위로 와서 대가를 요구하는 위기도
    웃음 앞에서는 여비를 달라고 보채지 않는다.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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