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도 쉬어서 넘는다는 문경 새재에, 까지가 있었지.

까치가 날 때 노출시킨 정보는 몸길이 50cm, 날개 길이 20cm, 나무에 앉을 때 드러나는 몸매는 마늘쪽을 옆으로 세운 것처럼 아담한 곡선을 갖고 있었고, 배 부분의 흰색과 머리와 가슴 부위의 검은 색은 산뜻한 조화를 이루었고, 3cm의 은색의 부리는 끝을 뾰족하게 마무리한 무쇠창날 같았고, 곡선의 몸체를 지탱하는 긴 다리와 긴 다리를 안정시키는 삼발이 형태의 발가락은 인기 있는 모델의 워킹 동작을 연상시겼지. 까치의 형상은 완벽한 디자인 작품 같았고, 거기에다가 호기심과 지혜를 갖춘 까지였지.

까치는 밤새 접수한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해 아침부터 행복배달 비행을 나갔어. 참나무 숲은 변함없이 뛰고 달리는 짐승들, 기고 튀는 곤충들, 날며 사랑하는 새들로 역동적이었지. 생명체들은 한 치의 착오 없이 자신들의 생명을 가동하고 있었어. 그런데 원숭이 한 마리가 뭔가를 잡고 씨름하고 있었다. 궁금한 것이 있으면 참지 못하는 까지는 먼 길 날아서 원숭이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말한다.

“우리들의 개그맨 아저씨, 그 화사한 얼굴 어디로 보내시고 오늘은 왜 고행자의 일그러진 표정으로 나무와 싸우나요?”

“까치야, 잘 왔어. 이 답답한 나의 사연을 들어봐. 어제 조롱박 속에서 쌀 냄새가 풍기기에 주먹을 넣었더니, 보드라운 쌀이 잡히는 지라, 한 움큼 잡고 손을 빼려고 하는데, 이렇게 하루가 지나도 손이 빠지질 않아! 이유가 뭔가?"

“그렇게 간단한 문제로 하루를 고생했군요? 조롱박 속의 쌀을 잡으니 주먹이 부풀려져서 손이 빠지지 않는 간단한 현상이네요. 원숭이 아저씨, 쌀을 쥔 손을 펴서, 쌀을 버리고, 손을 빼고 도망치세요. 저 멀리 사람이 오고 있어요.”

“아니, 어렵게 얻은 쌀을 버리라니! 이 쌀을 얻으려고 <하늘에서 쌀이 비처럼 쏟아지고, 맛있게 쌀을 먹고, 구름을 타고 떠나는> 꿈까지 꾸었는데. 내 손 안의 쌀을 포기하는 것은 나의 생존 의지를 버리는 거야. 도저히 버리지 못해!”

“원숭이 아저씨, 쌀을 먹고 구름을 타고 떠나는 꿈을 해몽하면, 허황되게 미련 떨다가 세상과 이별한다는 꿈이에요! 빨리 쌀을 버리고, 손을 빼고 도망치세요. 당신 바로 앞에 사람이 와 있잖아요!”

까치의 외침이 끝나기 전에 둔탁한 망치 소리가 들렸고, 원숭이는 그대로 쓰러졌다. 쌀을 잡은 원숭이 손은 그때서야 스르르 풀리고 손이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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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가 작은 소유에 잡착하다가 목숨을 잃는다는 우화다.
누구나 소유와 성공을 행복으로 인지하기 때문에 소유와 성공에 집착한다. 그러나 소유와 성공은 행복의 일부이지만, 오래 머물지 못한다. 진정한 행복을 위해서라면 이미 나의 것이라 하더라도 나를 떠나 있는 대상, 나를 흔쾌히 따라오지 않는 물질 소유, 노력을 해도 나의 것이 될 수 없는 허상, 나의 것이지만 고통과 불편을 수반하는 대인관계, 없어도 사는데 불편하지 않는 물질은 미련 갖지 말고 비우고 버려야 한다. 그것은 처음부터 나의 것이 아니었다. 잠시 거쳐 간 것으로 받아들여야 편하다. 집착은 자기 에고(ego)의 늪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다가 행복을 잃는다. 궁궐 지기에게 궁궐은 소유의 대상이 아니라 그냥 돌볼 대상인 것처럼 말이다.

비우고 버려서 얻는 행복.
집착은 작은 성공을 허용하면서 큰 행복을 앗아가고, 비움은 작은 것을 거두어가면서 큰 행복을 선물한다. 세상에는 비울 수 없는 것이 있다. 생존과 생활, 자기 가치관과 영혼은 비우는 대상이 아니라 부단히 채우고 관리할 대상이다. 행복을 위해서 가장 먼저 비울 대상은 물질과 사람에 대한 집착이다. 인간은 물질 손해를 보거나, 상대가 나의 뜻을 따르지 않거나, 일이 뜻대로 안 풀리면 집착한다. 집착은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자기 뜻대로 하려는 아집이다. 집착하는 가슴에는 미련과 무모함이라는 퇴적물이 쌓여 큰 세상을 보는 마음의 눈을 가린다. 집착은 행동의 유연성을 깨며, 창조에 쏟을 에너지를 앗아간다. 성공에 대한 집착은 여유를 앗아가고, 편해지려는 집착은 사람을 잃고, 부유해지려는 집착은 두려움을 만들고, 자존심의 집착은 싸움을 만든다. 한 곳에 집착하면 사람과 시간, 기회와 능력 등의 기회비용을 잃는다.




물질과 영혼은 서로 조화를 이룰 때 빛나는 동반자다.
인간은 몸과 영혼의 결합체다. 몸은 혼을 담는 물질 그릇이며, 영혼은 몸을 운전하는 나침반이다. 몸과 영혼은 한 몸으로 작동하며 서로 교감한다. 영혼이 없는 몸은 단백질 덩어리에 불가하며, 약한 몸에 깃든 영혼은 엔진이 꺼져가는 고장 난 자동차처럼 위태롭다. 영혼은 어느 정도 몸의 고통과 아픔을 이기지만, 영혼을 담는 몸이 아프거나 물질이 쪼들리면 영혼마저 불안해져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 물질이 궁핍하고 몸과 영혼이 함께 병들면 행복을 느낄 수가 없다. 노력과 노동으로 육체가 필요로 하는 최소의 에너지는 스스로 확보할 수 있어야 행복하다.

버리고 비워서 얻는 행복 법 (우화 법률 102조 3항)
1, 마음 크게 먹으면 우주가 이미 나의 것인데, 무엇을 더 소유하려고 속을 끓이는가? 내가 소유하려고 덤비지 않아도 경계선 없는 우주는 이미 다 나의 것이다.

2. 서리 맞은 국화가 줄기를 버려야 다시 새싹이 돋고, 잔을 비워야 다시 채워지며, 샘물은 흘러 넘쳐야 새로운 샘물이 솟는다. 버리는 것은 다시 얻기 위한 절차다.

3. 신은 나의 것이 아닌 것을 잠시 나에게 맡겨두기도 한다. 나의 것이 아닌 것으로 판명나면 미련 없이 버려라. 생각을 하지 말고 버려라. 생각을 하면 절대로 버리지 못한다.

4. 나의 사명과 책임도 때로는 나의 것이 아닌 것이 있다. 내려놓고 생각해야 나의 것이 아닌 것이 보인다.

5. 세상은 소유에서 사용의 시대로 변한다. 현재를 희생시키지 말고, 꼭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버리고 나누는 길에 행복이 있다.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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