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하는 이야기는 그냥 이야기로만 받아들여야 한다.
이야기를 어떤 특정 상황과 연결하여 삐딱한 의심을 품거나,  상상을 한반도에 적용한다면 다수가 자존심 상할 수 있다. 그냥 우화로만 이해하시길 바라며 이야기무대를 연다.

같은 어미에게 태어난 형제 진돗개가 있었다.(한 배에서 태어난 두 마리의 진돗개) 어느 날 어미 개가 죽자, 먼저 태어난 형이 되는 진돗개는 부잣집으로 옮겨가 목장을 지키는 지킴이 개가 되었고, 동생이 되는 진돗개는 집을 뛰쳐나가 벌판에서 노숙하다가, 이리 떼들과 어울리면서 들개가 되었다.




5년 세월이 흘렀다.(사람으로 치면 50년 세월이 지난 뒤,) 

굶주림에 지친 들개는 농장으로 침투했다가, 형이 되는 진돗개를 만났다. 이마의 검은 점과 특유한 향기로 서로 형제임을 알 수 있었다. 형 되는 개가 먼저 말했다.

“많이 야위었구나! 우리는 형제다. 지금부터 여기서 같이 살자.”




이에 동생이 되는 들개가 단호하게 말했다.

“한 때 형제였지만, 이제는 너무도 다르다.  형은 양을 보고도 평온하지만,  난, 양을 보면 살기를 느끼는 들개로 변했어, 형은 식은 밥도 먹지만, 들개인 나는 피 묻은 고기를 먹어야 하고, 어디에 묶여 살 수도 없어. 나를 들개를 이해했다면 조용히 고기나 줘.”




형 진돗개는 동생 들개를 위해서 주인 몰래 어린 양을 희생시켜 들개에게 먹이로 주었다. 주인이 눈치를 챘는지 감시의 눈길이 예사롭지 않았고, 양들의 귀마다 고유 코드가 있어 몰래 사냥이 어려웠다. 고기 제공의 한계를 느낀 지킴이 개는 먹이를 줄이다가, 어쩔 수 없이 공급을 끊었다. 고기를 줄이면 들개가 농장으로 돌아올 줄 알았지만, 형 진돗개에게 돌아온 것은 들개의 협박이었다.

“아니, 고기 공급을 중단해! 이제 같이 죽자는 이야기지! 그럼, 초원을 불바다로 만들어 불에 탄 양고기나 먹지 뭐!”

이에 형 진돗개가 차분하게 말했다.

 “아우야, 흥분하지 마. 피는 물보다 진하다. 태양 때문에 그림자가 생긴다고 태양을 부정할 수 있어도, 형제의 정은 부정할 수 없다. 길들여진 야성을 쉽게 버리진 못하겠지만, 형제의 정을 찾자. 돌아와 함께 살자.”




형 진돗개는 들개의 불바다 발언을 반신반의하면서 주인 모르게 양들을 물어 죽여 들개의 야성을 채워주었다. 그러나 들개의 야성적 본성은 변하지 않았다. 형제의 정과 생존 문제를 놓고 고민하던 형 진돗개는 배고픈 들개가 목장 울타리를 넘는 것을 보고, '커 - 엉 -컹' 깊은 울음이 섞인 소리로 크게 짖었다. 이에 목장 주인(우주의 통치자인 신)이 달려와서 들개를 조준 사격으로 죽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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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조할 수 없는 악마와의 싸움은 정당하다.

싸움이 무서워 악마의 소행을 말로만 분노하고 몰래 달랜다면 결국 같이 죽는다는 화두를 던진다. 자기 생명을 자기가 지키지 못하면 상대의 야욕(의지)에 생명이 놀아나다. 생명의 자유를 고수하려면 긴장과 대응력을 갖추어야 한다. 자유와 평화만 찾고 자유를 위한 안보를 소홀히 하면 결국 생명을 잃는다. 현상과 사물을 해석하는 눈들은 저마다 다르지만, 이성적 개조가 어렵고 순화가 안 될 대상, 가면을 쓰고 자기 속셈을 위해 다수에게 피해를 주는 세력, 생존을 위협하고 사회 정서를 해치는 무리들, 싸우지 않고 해결할 수 없는 대상이라면 처음부터 죽을 각오로 싸워서 이겨야 한다. 싸우지 않으면 승리도 없다.

불확실과의 싸움에서 이기자. 

현대인은 서로 어울리고 수용하면서 실리를 취하는 실용도 중요하지만 싸울 대상(불확실과 불투명, 부정적 생각, 불량식품과 불량제품, 부정과 부도덕, 부당함과 부실)은 싸워야 한다. 분명한 잘못과 모순을 망각이 치유하도록 방치하지 말고, 용기 있게 싸워서 개선해야 한다. 악마를 그냥두면 악마의 소행은 갈수록 난폭해진다.  악마는 연결된 힘으로 제거를 해야 한다.  5분 뒤도 모르는 불완전한 인간이 불확실과 싸우는 것은 많은 한계가 있지만 싸울 일은 싸워야 한다. 이성에서 이탈하려는 욕구와의 자기 싸움,  다양한 형태의 위기와의 싸움, 정상적 판단과 활동을 방해하는 불확실과의 싸움, 심신의 건강을 해치는 요소와의 대응, 욕구와 허상이 부르는 낭비, 재무적 손실을 부르는 환상적 기대감과 공짜 의식과는 싸워야 한다. 




단호함으로 얻는 정서적 행복. 

가장 큰 행복감은 단호함으로 욕망을 이겼을 때와 용서할 수 없는 것을 용서했을 때의 뿌듯함이다. 단호하지 못하면 산만과 몽롱이 붙고, 흐트러짐과 유혹으로 추해진다. 정서적 행복을 누리려면 아닌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는 맑은 기운,  자기 중심과 기준을 정하고, 힘의 농간과 불의,  모순끼리의 교배를 차단할 수 있는 정의감이 필요하다. 정서적 안정과 내면의 정의는 행복의 에너지로 작용한다.




단호함으로 행복을 유지하는 법 <우화 법률 105조 7항>

1. 아닌 것은 단호하게 아니라고 규정짓고, 큰 것을 위해 작은 것을
   희생할 수 있어야 한다. 희생을 각오하지 않는 외침은 비굴한 가면이다.

2. 나의 적은 나다. 나를 관대하게 대우하면 나 자신을 나의 적으로

   만들고, 못난 자신을 호되게 나무라면 친구가 된다.

3. 현재의 모순과 다수의 정서를 해지는 짓을 방치하면 미래 희망도 없다.

   욕망으로 정서를 파괴하는 행위는 생존 차원에서 제거해야 한다.

4. 밤이 오기 전에 빛의 가치를 모르듯, 곤궁에 처하기 전에는 많은
    친구가  있다. 시련은 적과 친구를 구분해준다.

5. 생산적 진보에는 고통이 따른다. 고통을 피하면 발전도 없다.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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