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이 예민한 갈색 원숭이가 있었지.
어느 정도로 예민한가 하면, 깊은 잠을 자다가도 들쥐가 싸우는 소리를 듣는 것은 예사고, 햇살의 각도를 보면서 태양의 기울기까지 감지하는 수준이었어. 더 놀라운 것은 미래를 예측하는 초능력을 지니고 있었어. 예민하고 초능력 덕분에 행동도 기민했고, 미리 대처하고 조치하는 능력이 뛰어나 원숭이 무리들의 리더가 되었지.

갈색 원숭이가 리더로 등극하자, 알아서 기는 원숭이, 찾아와서 미래를 물어보는 새들도 있었고, 원숭이 털을 핥아 주는 야생마도 있었지. 갈색 원숭이는 숲속의 신이 되어갔어. 그런데 갈색 원숭이에게 굽히지 않는 존재가 있었지. 바람이었어.

갈색 원숭이는 바람을 제압하려고 별짓을 다했지. 바람이 세게 부는 밤에 야지로 나가서 맞서보기도 하고, 동굴에서 바람이 나오는 것을 보고 동굴이 바람을 만드는 근원이라고 믿고 동굴에 불을 지피기도 했지. 그러나 바람은 형체와 방향성 없이 대형을 갖추고 수시로 여러 갈래로 파생되면서 원숭이를 향해서 불었어. 갈색 원숭이는 바람 때문에 체면에 깊은 손상이 갔어. 그 뒤로도 원숭이와 바람과의 신경전은 계속 되었지. 바람을 잡는 동물에게 숲속의 통치권을 준다는 포상도 걸었지만 모두 허사였어.

갈색 원숭이는 바람은 힘으로 제압이 불가능한 요상한 존재라는 것을 깨우칠 때까지는 많은 시간이 흘렀지. 갈색 원숭이는 바람을 달래서 다스리기로 마음을 먹고, 영적 힘으로 바람을 초대했더니 바람이 응감했던 거야.(믿기지 않지만 말이야...) 원숭이가 자세를 낮추고 진지하게 바람에게 질문을 했지.
“바람의 성자여 당신의 진정한 모습은 무엇인가요?”

갈색 원숭이의 질문에 바람은 사설을 늘어놓았어.
“바람, 바람은 있으면서 없고 없으면서도 활동하는 존재지. 바람은 우주를 놀이터 삼아 하늘과 땅 사이에서 그냥 놀아. 놀면서 생산을 하지. 생명체에게 공기를 전달하고, 노는 쇠를 녹슬게 하고, 바다의 수증기와 협동하여 태풍을 일으키는 존재지. 우주의 주인은 바람인데 인간들이 공간을 등기하고 구역을 나누어갖지. 바람은 우주의 일에 깊게 관여하지만 때로는 모르는 척 한단다. 위대한 바람이니까.”

갈색 원숭이는 바람의 넋두리가 틈을 보이는 순간에 질문을 했어.
“바람의 신이시여! 당신의 힘은 무엇인가요?”

바람은 신명이 나서 자기 이야기를 계속 했지.
“바람의 힘은 자유지. 물은 아래로 흐르고, 불은 위로 타지만, 바람은 목표와 방향이 없기에 온 사방으로 마음대로 갈 수 있는 자유의 여신이다. 바람은 추구함이 없으니 두려움이 없고, 형체가 없으니 걸림이 없지. 바람은 여백에서 생겼나 살고, 살다가 죽고, 죽었다가 움직이니 삶과 죽음이 없고, 정해진 시간도 공간도 없으니 절박함이 없지. 공간 위치를 바꾸면서 항상 새롭게 살지. 그리고 ..”

갈색 원숭이는 바람의 넋두리가 길어지자 질문을 했어.
“바람의 신이시여! 바람의 미덕은 무엇인가요?”

바람은 잠시 주춤하더니 아주 신중한 어투로 말했지.
“바람의 미덕은 무소유와 돌봄이지. 바람은 코로 숨을 쉬는 생명체들의 호흡을 돕고, 뜨거운 용광로의 형틀을 식혀주고, 웃자란 농작물을 쓰러트리고, 힘들어 하는 과일을 낙과시켜 물가를 조절해주고, 인간들의 신바람과 여론을 넓게 전도하지. 바람은 형체도 소유도 없이 생명체를 움직이는 성자(聖子)지, 하하 ~~~”

갈색 원숭이는 바람의 자랑을 줄곧 경청하다가 자기 말을 시작했어.
“바람이 위대한 존재라는 것을 알겠어요. 바람은 우주를 놀이터 삼아, 걸림 없이 활동하고, 세상을 돌보지만, 창조의 주체는 아니에요. 바람은 먼지 한 톨도 만들지 못하면서 자기 자랑이 너무 길군요. 바람은 창조를 돕는 보조물, 세상에 변화를 주는 무형물에 불가해요. 당신에 비해서 우리 원숭이는 매일 창조를 해요.”

갈색 원숭이의 말에 바람이 발끈해서 바람소리를 냈어.
“뭐야, 원숭이가 매일 창조를 한다고?”

갈색 원숭이는 한 박자를 쉬고 말을 이어갔다.
“그래요. 들어보세요. 창조가 뭔가요? 새로운 것을 만드는 행동이지요. 원숭이는 똑 같은 공간에서 똑 같은 일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으니 행동 자체가 창조이며, 나무를 타더라도 목표를 정하고 행위를 하는 창조적 예술가이며, 먹이를 찾고, 먹고, 배설하며 풀들의 생명을 도우니 이 또한 2차적 창조이며, 대물림으로 생명 창조의 프로그램에 동참하고, 죽어서 땅으로 돌아가 나무를 도우니 삶 자체가 창조인 셈이죠! 하하 ~~~”

원숭이의 이야기에 바람은 슬며시 공간 속으로 사라지면서 독백을 던졌다. ‘세상은 본질보다 자기 해석이 주인공이지. 궤변으로 일시적 창조는 있을 수 있지. 바보야! 진정한 창조는 걸림 없이 자유롭게 유익함을 만드는 놀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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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창조의 힘으로 진보해왔다.
개인과 조직은 현상 유지만으로 버티지 못한다. 상황이 바뀌고 욕구가 팽창하기 때문에 창조의 힘으로 진보해야 한다. 창조는 현상 유지요소, 주체 요소, 발전 요소가 화학적 변화를 통해 생긴다. 창조는 아예 없던 것을 만드는 창조, 이미 있는 것을 개조하는 창조, 이것과 저것을 결합하는 비빔밥 형 창조가 있다. 창조가 없는 조직은 생존하지 못한다. 창조는 자유로운 생각과 집중하는 행동이 결합되어 무한 가능성으로 발전한다.

개인은 자기 창조로 발전한다.
자기 창조는 신의 입장에서 보면 발칙한 용어가 될 수 있다. 창조된 인간이 창조를 한다. 어둠이 빛을 만드는 꼴이다. 보다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인간에게 자기창조는 감추어둔 보석이다. 자아, 정체성, 자기 신비감, 자아의 신화는 자기 창조라는 과정에서 생긴다. 자기답게 살기 위해서는 자기를 창조해야 한다. 매일 새로운 생각, 실험정신, 인류를 위해 기여한다는 생각으로 아직 인류가 누리지 못하는 새로운 창조, 현재 있지만 불편한 것을 개선하는 창조, 보이지 않지만 믿음으로 존재하는 상상의 창조를 해야 한다. 인간은 창조 속에서 새로 태어난다.

창조의 에너지는 욕망이다.
욕망은 이유가 없는 프로그램이다. 그 욕망이 순기능을 발휘할 때 새로운 아이디어, 기존 개념을 전보시키는 상상, 변화를 위한 기술이 생긴다. 경제에서 창조는 무에서 유를 만드는 행동(신기술 개발, 신제품 발명, 새로운 제조공법), 어떤 일을 정확하고 능률적으로 해내는 솜씨(숙련된 기술, 통역, 달인의 경지), 남과 차별화된 재주(줄기세포를 키우는 손재주, 미세한 칩을 만드는 기술), 새로운 가치를 발굴하는 역량이다. 기업의 창의력은 자기 업종에서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 위한 노력과 투자이며, 고객을 감동시키는 서비스와 디자인, 미래를 보고 앞서나는 활동, 사향 사업이라면 빨리 버리는 용기다. 물질세계의 창조는 생각과 기술의 힘으로 변종, 발전한다.

자기 행복을 창조하는 법 <우화 법률 102조 1항>
1. 상상하라. 근거 없는 상상도 무방하다. 상상 속에서 이야기를 만들고
   형상을 구체화 하라. 정신이 생기면 물질도 짝으로 생긴다.

2. 즐거운 놀이, 영역을 초월한 생각으로 자기를 창조하라. 자기 창조 속에서
    내가 추구하는 행복, 불행을 이기는 행동 목록이 도출된다.

3. 창조의 뿌리는 심신의 불편함이며, 창조의 줄기는 고통을 이기는
   지구력 이며, 창조의 잎은 파괴이며, 창조의 열매는 행복이어야 한다.

4. 작은 창조는 더하고 빼기이며, 보통의 창조는 곱하고 나누기이며,
   위대한 창조는 산술적 경지를 뛰어넘는다.

5. 진정한 창조는 유익, 유용, 유리(有利)함을 주는 형체다.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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