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의림지, 그 연못 옆, 오리 농장에 집오리가 살았지.
그냥 오리가 아니라 지능과 꿈이 있는 오리였지. 오리를 인간 언어로 소개하면 이랬더랬다. 주인공 오리는 잡식성으로 먹지 못하는 먹이가 없었고(주인의 말에 의하면 자갈도 소화시킬 정도의 왕성한 식욕) 물에서 헤엄을 칠 때는 백조보다 우아하게 수영을 했고, 지상에서 이동할 때는 엉덩이를 뒤뚱거렸지만 갑옷을 입고 전장을 지휘하는 장수처럼 자신만만했고, 꽤 - 꽥 거리는 소리는 톤의 높낮이가 있고 리듬을 타서 오리들 사이에서 음악을 아는 오리로 평이 나있었고, 부리의 힘이 강하여 먹이를 물었다면 놓치지 않는 우량한 오리였지.

다만, 다만, 다만 ~~~~
날개는 있는데 날지 못한다는 사실적인 한계가 있었어. 그래도 집오리는 단점보다 장점이 많았기에 먹고 사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지. 연못에서는 헤엄을 치고, 지상에서는 억센 부리로 먹이를 먹었고, 풀숲을 헤치고 뛰는 개구리를 잡아먹으면서 언젠가는 날겠다는 꿈을 키웠지.

어느 날,

주인공 오리는 새끼 오리의 질문을 받았다.

“엄마, 오리는 왜 날개가 있는데 날지 못하죠?”

어미 오리는 오래 동안 고민하다가 정리된 답변을 했어.

“오리는 태초에 천상의 천사로 불릴 정도로 우아한 비행을 하는 새였단다. 그랬던 오리가 날지 못하게 된 것은 아주 오래전의 일이란다. 천상에 살던 토끼가 미움을 받고 떠밀려 지상의 호수로 추락하자, 오리 조상 중 가장 용감한 오리가 호수로 날아들었단다. 그 때 뛰어든 오리가 직계 조상 오리였단다.”

(어미 오리는 대사를 까먹은 배우처럼 한참을 침묵하다가 말을 잇는다.)

“그 때 조상 오리는 실신한 토끼를 구하느라 너무 오래 물속에서 헤엄치느라 날개가 젖어 천상으로 복귀하지 못하고 지상에서 살게 되었단다. 호수에서 물고기를 주식으로 하면서 날개보다 부리가 발달하여 날지 못하는 오리가 된 거지.”

(어미 오리는 잠시 침묵하더니 말을 이었다.)

“오리가 날지 못해 주인이 주는 먹이에 의존하면, 오리는 자기 의지와 무관하게 농장 주인에 의해 죽는다. 살려면 반드시 날아야 한다. 오리에게 날고 싶은 꿈, 날 수 있다는 희망이 있는 한 언젠가는 날 수 있을 거야.”

어미 오리는 순발력 있게 꾸며댄 이야기에 자기도 놀랐고, 솔직하지는 못했지만 어린 오리에게 꿈을 준 것, 스스로 절박하게 날아야 한다는 자기 각성을 한 것에 대해서 만족스러워 했다.

어미 오리는 날고 싶은 꿈을 위해, 새벽 시간을 이용하여 아무도 모르게 나는 연습을 했다. 삼각 오리발을 오므려 빠른 속도로 뜨면서 날개를 펴는 연습부터 했다. 1만 번의 시도, 오리발이 뭉툭하게 뭉그러지던 날, 드디어 어미 오리는 3초간 떠서 3미터를 전진하는 결과를 만들었지. 그 뒤로 또 1만 번의 연습이 있었지만 새로운 진전이 없었어. 주인집 지붕 위에 올라가 떨어지면서 날개를 펴면 10미터는 날 수 있었지만 그것은 자력 비행이 아니었어. 이륙을 했다가 기체 결함으로 곤두박질치는 점보기를 연상시켰지. 어미 오리는 현재 상태의 몸 구조로 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결론짓고 좌절하고 상심에 빠졌어. (집오리는 날 수 없다.)

그럭저럭 오리다운 생활이 이어지던 어느 날,

연못에 청둥오리가 떼거리로 찾아와 겨울을 보내게 되었지. 어미 오리는 청둥오리가 날렵하게 비행하는 것을 보고, 같은 오리라는 동질감과 열등의식을 동시에 느끼면서 청둥오리를 찾아가 질문했지.

“청둥오리님, 어떻게 하면 집오리도 날 수 있나요?”

이에 청둥오리가 답했다.

“집오리는 날 수 없단다. 집오리는 그동안 날개를 접고 물갈퀴로 헤엄을 치느라 날개가 자연 퇴화가 되었지. 물갈퀴가 쌍날개로 진화하지 않는 한 난다는 것은 불가능이야. - 사실 집오리는 사명(使命)이 변했기에 날 필요가 없잖아?”

청둥오리의 답변에 집오리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

“사명이 변했으니 날 필요 없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요?”

이에 청둥오리는 천천히 대답했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고, 받은 대로 주고 가는 것이 사명이지. 청둥오리는 자연에서 먹이를 해결하니 마지막엔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 사명이지만, 집오리는 인간들이 주는 먹이로 생존하니 마지막엔 인간들의 먹이가 되는 것이 사명이지. 그러니 집오리는 굳이 날 필요가 없지.”

(청둥오리는 한참을 침묵하더니 말을 잇는다.)

“그래도 날고 싶다면 청둥오리 알을 하나 주고 가마. 알을 부화시켜 키워보렴, 날고 싶은 너에게 대리만족을 줄 거야!”

이렇게 하여 집오리는 청둥오리로부터 계란보다는 큰 알을 하나 얻었다. 주인공 오리는 알을 받아들고는 처음에는 자기의 꿈을 이룬 듯 마냥 흥분했다. 주인공 집오리는 청둥오리 알을 둥지로 옮겨놓고 곰곰이 생각했지. ‘꿈속에서도 날고 싶지만... 청둥오리 알을 부화시킨다고 날고 싶은 꿈을 이룰 수 있을까? 대리만족에 불가할거야? 내가 나는 것은 아니기에 더 큰 실망이 될 수도 있겠지. 청둥오리는 언젠가는 자기 형제를 찾아 날아간다면 이별이라는 고통까지 맛볼 수도 있겠고, 날고 싶은 꿈이 지상에서 살아야 하는 현재를 방해한다면 꿈이 아니라 고통이 될 것이다. 청둥오리 알이 진정한 꿈이 될 수 없다면 굳이 부화시킬 필요가 없겠어. 차라리 지상에서 가장 빨리 뛰고 빨리 헤엄치고 최고로 강한 오리가 되어 집오리들의 우상이 되자.)

집오리는 오래 고민했다. 청둥오리 알을 통해서 꿈을 이루는 것은 허상이라는 결론을 맺고, 현실적으로 가능한 우상 오리가 되기 위해 청둥오리 알을 부리로 깨트려 먹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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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꿈을 찾고 세우고 이루려고 노력한다.
인간에게 꿈은 생활의 활기를 주는 에너지이며, 행복을 느끼게 하는 요소이며, 강력한 인생 수요(需要)와 소비의 대상이다. 꿈의 유사 언어로는 희망과 열망, 야망과 소원성취가 있고, 정통성을 지닌 꿈은 마음속의 바램. 살아서 움직이게 하는 이유, 꼭 하고 싶은 일, 열정과 희망을 주는 미래 설계도면, 불가능에도 도전하게 하는 마법이다. 어떤 꿈이든 꿈은 미래를 보면서 현재를 살아있게 한다. 그래서 당대에 이룰 수 없는 꿈이라도 꿈을 꾸고 노력을 해야 한다.

인간 세상에는 저마다 많은 꿈들이 있다.
오늘보다 내일이 더 좋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꿈, 준비와 노력으로 성공하려는 야심의 꿈, 세상을 바꾸어보려는 선구자적인 꿈, 꿈대로 되지 않지만 고난을 이겨가게 하는 상징적 꿈, 꿈속에 사는 크고 아름다운 꿈, 꿈이 꿈으로 끝나는 개꿈도 있다. 진정한 꿈은 마음이 원하고, 목숨만큼 소중하고, 자기 여건에서 실현 가능한 꿈이어야 한다. 꿈은 삶을 밝고 즐겁게 하는 인생의 수요다. 그 수요를 채우려면 먼저 자기 선포로 꿈을 유통시켜야 한다. 항상 ‘난, 꿈이 있어요. 꿈이 있어 행동한다.’라고 외쳐야 한다. 꿈이 노래이면서 운동이 되어야 한다. 꿈의 결승점은 행동이다. 꿈이 요구하는 것을 행동으로 제조, 생산, 완성을 해야 한다.

꿈도 순서와 단계가 있다.
아무리 급해도 바늘허리에 실을 꿸 수 없고, 기초학문을 익히고 응용 학문을 배워야 하듯, 원대한 꿈을 그리더라도 낮은 단계의 꿈부터 실현시켜 가야 한다. 건강, 배움, 자기계발을 거쳐서 원대한 행복의 꿈을 쟁취해야 한다. 육체가 음식으로 에너지를 만들고 유지하듯, 꿈도 정신적 에너지 - 밝은 마음, 사랑과 자애, 희망과 열정, 보호의식과 사명감 - 를 주식으로 섭취해야 한다. 꿈이 개꿈이 되지 않으려면 꿈의 크기만큼의 계획을 세우고 종합 에너지를 섭취해야 한다. 꿈을 갖고 가다보면 실수와 잘못으로 주춤할 수 있지만 꿈은 지속적으로 밀고 가는 에너지를 공급한다.


꿈으로 행복을 얻는 법 (우화 법률 101조 9항)

1. 누구나 다 자기 인생을 경영하고 책임져야할 1인 CEO다.
    자기만의 사명과 장점을 빛낼 수 있는 꿈을 선택하고 키워라. 
2. 꿈을 이루어 승자가 되기 전에는 남의 박수를 기대하지 마라.
    꿈은 이상의 단어가 아니라 현실의 용어다. 꿈이 현실이 될 때까지 노력하자. 
3. 길들여진 상태에서 안정을 취하는 것은 꿈이 아니다. 
    꿈은 진보의 동력을 제공하는 에너지가 되어야 한다.
4. 꿈 때문에 가진 것을 잃거나 혼란스러워 지는 것은  꿈이 아니라 고통이다.
5. 산에 오르기 전에는 산에 오른 환희의 꿈을, 산에 올라서는 산이 되어야 한다.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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