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외발 갈매기 이야기 - 행복은 현재에 있다.


낚시 줄에 걸려서 다리 한쪽을 잃은 외발 갈매기가 있었어. 바닷가 백사장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지. 외발 갈매기가 살기 위해 한쪽 다리로 폴짝 – 폴짝 뛰는 모습은 스프링이 부실한 스카이-콩 콩을 연상시켰고, 해변을 찾은 인간들에게는 환경보호의 각성과 동물에 대한 동정심을 주었지.

원래 이 갈매기는 다리를 잃기 전에는 밝고 명랑한 기운이 넘쳐 갈매기 속에서 ‘인기 짱’으로 통했고, 수면 가까이서 까부는 물고기를 낚아채던 실력은 독수리도 흉내를 내지 못할 정도로 우수한 갈매기였지. 그러나 다리를 잃은 뒤로는 ‘경솔한 갈매기, 칠칠맞은 갈매기’로 찍혀서 조롱거리가 되었고, 모래사장에 앉는 것도 두렵고 고통스러웠다.

균형을 잃고 뒤뚱거리는 비행술은 바람을 이기지 못했고, 외발로 낚아채는 사냥 기술은 무한 정성을 바쳐도 실패가 잦았어. 사냥의 실패는 배고픔을 의미했고 생존까지 위태롭게 했어. 외발 갈매기는 그래도 힘차게 살고 싶었지만 현실은 외롭고, 어둡고, 피곤하고, 배가 고프다보니 짜증이 늘었다. 물고기 사냥 실패로 불만이 쌓였고, 불평의 노래만 깊어갔어.

“날 불행하게 만든 악마의 낚시 줄아, 용암 물에 녹아버려라. 비행을 방해하는 심술 바람아, 바람에 좀이나 쑹 – 쑹 생겨라. 잔고기도 남기지 않고 쓸어가는 어부들아, 넘어져 코나 다쳐라. 이제 이 꼴 저 꼴 보기 싫어 벼랑 끝에서 추락할 준비를 하네. 바다여! 낚시 줄이여! 불행이여! 이 몸이 부서지면 고통마저 사라져다오.”

유치하고 분노어린 노래를 듣고 금빛 갈매가 찾아왔지. 금빛 갈매기는 뒤에서 날아와 외발 갈매기를 날개로 감싸며 말했지.

“친구여! 벼랑 끝에 서서 추락해야 할 것은 몸이 아니라 나약한 마음이란다. 고통을 느낀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증거야. 아파도 슬퍼도 살아야 해. 네가 불평하는 낚시 줄, 심술바람, 짠돌이 어부는 네가 불평을 해도 그들에게 들리지도 않고, 네가 어떻게 움직일 수 없는 먼 대상들이야! 불평할수록 너의 에너지만 사라진다.”

갑자기 외발 갈매기가 소리쳤다.

“금빛 갈매기여! 웃기지 마소. 남의 고통도 모르면서 이해를 하는 척 하고, 고통을 함께 하지 못하면서 가르치는 것은 내 다리를 자른 낚시 줄보다 더 나쁜 악마의 짓이야. 정신까지 욱신거리게 하는 짓이지.”

외발 갈매기의 반발에 금빛 갈매기는 말없이 공중으로 부상했지. (외발 갈매기는 자기와의 대화가 어려워지자 그냥 떠나는 줄 알았지.) 금빛 갈매기는 공중을 돌면서 균형을 잡더니, 외발 갈매기 앞으로 다시 내려섰다. 그런데 이게 웬일이야! 금빛 찬란한 금빛 갈매기는 몸체로 어렵게 동체(胴體) 착지를 했던 것이다.

“친구야, 나의 발을 보렴, 난 오징어 배에 내렸다가 두 다리를 모두 잃었단다. 순간 관찰 부족으로 외롭고 고통스런 날들을 보냈지. 그래도 난, 포기하지 않고 다시 날 수 있었어. 왜냐하면 날겠다는 의지와 사명감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야. 너보다 2배로 고통스럽게 살아온 난, 너에게 충고할 자격이 있어.” 금빛 갈매기는 잠시 침묵하더니 말을 이었다.

“우리가 에너지를 집중할 곳은 현재란다. 나를 기쁘게 하고 우리를 아름답게 하는 공간과 현재 시간에 몰입해야 한다.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는 대상에 대한 불평은 낭비다. 현재의 너는 벼랑 끝으로 가서 추락할 수도 있고, 바다로 다시 가서 외발 사냥을 할 수도 있다. 선택해라. 네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대상을 보고 불평만 할 것인지? 네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선택하고, 에너지를 쏟는 갈매기가 될 것인지?”

금빛 갈매기는 잠시 숨을 고르더니 말을 이었다.

“갈매기는 현재라는 시공간에 사는 위대한 생명체다. 그러나 살아 있는 현재를 벗어난 갈매기는 500그람의 단백질에 불가하다. 네가 할 수 있는 기쁘고 아름다운 일들을 생각하고 다시 힘을 내라. 배부른 물고기들이 파닥거리며 널 부르는 소리가 들리지 않니?”

금빛 나비의 촉촉한 음성을 듣고 현재라는 삶의 중심을 다시 찾은 외발 갈매기는 눈물 찔끔 뿌리며 힘차게 바다로 나가면서 외쳤다.

“살아 있는 현재를 깨우쳐준 금빛 갈매기님! 감사합니다. 살아 있는 한 현재를 욕되게 하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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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발 갈매기가 불행을 불평하듯, 인간들도 무수한 불평을 한다. 인간의 많은 고통과 불행은 관찰 부족에서 온다. 세상 관찰자가 되어 나를 관찰하고, 상대 의도를 관찰하고, 세상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지를 관찰하면, 사소한 일에도 싸우려고 덤벼들고, 현재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을 방치하고 엉뚱한 일을 하는 작은 모습이 보일 것이다. 관찰자가 되면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는 대상과 문제를 향해서 핏대를 세울 일도, 불평하며 따질 대상도 사라진다. 험담하고, 비판하고, 조롱하고. 불평하는 것이 부질없다는 것을 깨우치게 된다. 제도권 밖으로 밀리지 않고 객관적 존재로 살려면 시간의 일회성을 알고 살아 움직여야 한다.

인간은 제한된 공간에서 시간에 끌려가는 모모들이다.

시간은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주어진 흐름을 따라간다. 인간의 상상력은 무한대로 공간을 압축하고, 과거와 미래를 자유롭게 넘나들지만 가는 시간 잡을 수도 없고, 남는 시간 저축할 수도 없다. 시간 속에 존재하면서도 나의 의지대로 시간을 움직일 수 없고, 시간이 돈이라고 하지만 인간은 시간을 지배하지 못한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진 기회지만 현재라는 시간을 놓치면 미래도 없다. 현재라는 시간에 마음의 눈과 행동의 손과 발을 달아야 한다.

현재 할 수 있는 일에 에너지를 쏟아야 행복하다.

인간은 불완전 존재이기에 불평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내가 할 수 있고, 내가 해야만 하는 일부터 챙겨야 한다. 엉뚱한 일에 삿대질할 시간이 있으면 지금 방치하고 있는 일은 없는지? 시간이 가면 할 수 없는 일과 얻을 수 없는 것들이 뭔지? 살펴보고 투자해야 한다. 효도와 자기계발, 인간을 위한 큰 사랑은 시간이 가면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다. 현재를 사랑하는 눈으로 아픔을 보고, 그 아픔 속에서 새로운 기쁨을 찾고, 현재에 의미를 부여하는 눈으로 가치를 찾고 기존 질서를 재해석하고 가치를 상승시키고, 현재를 행동하는 눈으로 가장 생산적인 공간과 시간을 선택해야 한다.

현재 활동으로 행복을 찾는 법 <우화 법률 101조 8항>

1. 내 의지로 움직일 수 없는 높은 대상, 내가 할 수 없는 일을 놓고 
   불평하지 마라. 절벽을 보고 비키라고 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

2. 우선적으로 내가 해야 할 일을 찾고, 현재에 집중해라. 내가 해야
    할 일을 방치하면 현재는 블랙홀처럼 사라진다.

3. 과거와 미래는 저축할 수 없다. 현재만이 노동과 저축의 대상이다.
   행복을 원하면 심장이 뛰는 한 살아 있는 현재를 활동하라.

4. 현재가 고배의 잔을 요구하다라도 받아들여라. 추한 현재라도 화려한
   과거보다 더 가치가 있다. 수정하고 보완할 기회가 있기 때문이다.

5. 행복하려면 내가 할 수 있는데, 아직도 하지 못한 일을 찾아라.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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