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하구,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갈대숲에,
알에서 막 깨어난 어린 독수리가 있었지. 그는 어미가 주는 먹이를 먹고 자라나, 어미와 함께 연습 비행을 했어. 어린 독수리는 몸의 균형 잡기, 바람 이용법, 지상 관찰법을 배우면서 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지. 어린 독수리는 비행에 대한 자신감과 잠시 본 세상에 대한 궁금증이 결합하여 어미 독수리가 먹이를 구하러 간 사이에 둥지를 빠져나와 홀로 날았지.

어린 독수리의 홀로 비행을 거친 바다바람이 방해했고, 눈부신 햇살이 눈을 따갑게 하고 어지럽게 했지만, 세상은 온통 신비했고 즐거운지라 어린 독수리는 하루 종일 날았다. 어린 독수리는 자기 비행에 도취되어 너무 멀리 떠나왔다고 인식했을 때에는 이미 해는 저물고 있었지.

어린 독수리는 배가 고파 무작정 숲속에 내렸어. 착지한 곳은 운이 좋게도 미꾸라지들이 우글거리는 작은 웅덩이였어. 어린 독수리에겐 잘 차려진 밥상이었던 셈이지. 어린 독수리는 ‘이왕 늦은 것 충분히 먹고 돌아가야지.’ 하고는 정신없이 먹다보니 날은 어두워졌고 한번 물러선 의지는 자꾸 무너졌지. ‘남아있는 미꾸라지를 다 먹고 날이 밝으면 돌아가자.’

날이 밝았지만 어린 독수리는 남아 있는 먹이의 유혹을 이기지 못해 마법에 걸린 어린 왕자처럼 식사 자리에 묶였다. 걱정할 어미 독수리에 대한 양심도, 털고 일어설 절제력이 없었지. 먹고 싸고, 싸고 먹고, 싸는 게 지치면 잠시 잠이 들고, 이렇게 먹고, 싸고, 잠자기를 3일 동안이나 되풀이하였지. 4일 째 되던 날도 웅덩이에는 많은 먹을거리가 남아 있었지만, 걱정하고 있을 어미 독수리가 생각이 났다. 이제는 가야지하고 날개에 힘을 주었지.

아니, 그런데, 이게 웬일!

날개를 제대로 펼칠 수가 없었어. 이것은 분석할 일도 아닌 사실 단순 문제였지. 몸이 비대해져 약한 날개로 몸을 띄울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어. 어린 독수리가 날지 못하고 땅바닥에서 애처롭게 날개만 파닥거리는 것을 본 들 고양이가 ‘아니, 꿈자리가 좋더니, 이게 웬 횡재냐?’하면서 살짝 다가와 어린 독수리를 덮쳐 잡아먹어 버렸다. 어린 독수리의 몸은 자기 의지와 무관하게 분해되어 자유의 공간에서 어둡고 폐쇄된 공간으로 위치 이동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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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독수리가 무절제로 죽듯, 인간들도 무절제로 화를 입는다.

인간은 이성과 판단의 힘을 지닌 고등 생명체지만, ‘이성은 욕망을 이기지 못한다.’ 고 인간 한계를 합리화하면 무절제한 짓들을 하게 된다. 무절제는 끊고 맺지 못해 방탕한 상태다. 본능과 욕망, 자기중심의 감각과 즉흥적인 경솔함 때문에 범하는 무절제, 삶의 보배인 경험부족으로 만드는 무절제도 있고, 아닌 줄 알면서도 자기 습관이 만든 빈틈과 허점 때문에 고통의 골짜기를 찾는 무절제도 있다. 절제력이 강한 사람도, 투명한 이성으로 본질을 보는 사람도 잠시라도 마음의 끈을 놓고 자기 본성을 살피지 못하면 이성을 탈출한 욕망과 타협하고, 오만한 긍지와 자만을 짝사랑하고, 상대가 공짜로 던진 사탕발림에 속아서 무절제 상태로 진입한다.

인간이 무절제 상태로 진입하는 과정은 허허실실 공식을 따른다.

인간이 처음부터 무절제한 것은 아니다. 어느 순간 자기의지가 약해지고, 자유분방을 꿈꾸는 욕망에 이성이 끌려가면 마음은 흐물흐물 풀어지고, 이것은 아니데 하면서 자기를 합리화하면 욕망의 늪에 한발을 담그게 되고, 공짜라는 유혹의 미끼에 빠지면 빠른 속도로 절제력이 마비되고, 무절제와 안일(편리)이 결합되면 욕망에 포로가 되어 기본 품위를 잃고, 한번 절제가 무너지면 방탕과 이판사판식의 추한 친구가 찾아와 질펀해지고, 불행과 화라는 악마가 달라붙으면 절제라는 고향을 잃는다. 절제를 지키려면 너무 좋은 일과 너무 좋은 조건도 인간 실험을 위해서 신이 던진 먹이일 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가져야 한다.

절제는 자기 의지로 끊고 맺을 수 있는 행동이다.

절제는 자신을 담금질한 정신적 산물로 무모하게 넘치는 것을 방지하고, 모순과 실수를 줄이게 하며, 절제력은 웬만한 화(禍)는 피하게 하며, 상상속의 대박을 차단하고 우연히 다가온 행운을 조심하게 한다. 절제는 마지막 유언을 남기는 자의 아쉬움처럼 마디고, 긴박하고, 짜임새가 있다. 고품격 절제는 욕구를 이성적으로 제어하는 품성이며, 나쁘다는 것을 인지하는 순간에 멈출 수 있는 결단력이며,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하는 용기, 평화로 돌아가게 하는 용단이다.

절제는 개인과 모든 조직에 필요한 덕목이다.

절제는 개인과 조직에게 안정과 평화를 주는 필수 덕목이다. 회사가 잘 나갈 때 절제를 못하고 방만하게 일을 벌이면 조직의 핵심 에너지가 사라지고, 절제로 오기와 자만을 제어하지 못하면 회복할 수 없는 실수를 하게 한다. 리더는 절약과 절제 차원에서 일의 우선순위를 고려하여 투자할 것은 투자하고, 분배할 것은 분배해야 한다. 오너가 독선과 오만에 빠져 욕심을 부리면 조직은 이미 비효율과 분열이라는 바이러스에 의해 서서히 무너진다. 절약할 것은 절약하고 절제할 것은 절제해야 안정된 성장을 한다. 감정과 정신 에너지는 전이가 되기에, 절제력이 무너지면 남까지 화(禍)를 입힌다.
절제력으로 행복을 지키는 법 <우화 법률 101조 5항>

1. 기분이 좋을 때 한 발 더 나가면 벼랑 끝이라는 생각을 하자.
2. 여건이 좋을수록 더 긴장하고 절제하자. 불행은 기분 좋을 때 찾아오는 
    불청객이다.
3. 음식은 몸을 키우고, 절제력은 사람을 만든다. 절제하는 사람에게는
   숙명적인 적(敵)이 없다.
4. 아닌 것은 아니어야 하고, 멈출 것은 멈추어야 하고, 할 일은 바로 행동 해야
   주어진 행복을 놓치지 않고 잡는다.
5. 지금 나의 행동에 경보음이 울리면 나를 돌아보고 멈출 수 있는 용기를 갖자.
박필규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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