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내커

행복우화(2) - 화(火)를 내는 말(馬) - 온유와 평화


대관령 말 목장에 화(火)를 잘 내는 노란 말이 있었지.
어느 정도로 화를 심하게 내는가 하면, 한번 화를 내면 불화살에 맞는 것처럼 화끈거렸고, 청양 고추를 깨문 듯 칼칼했고, 칼날에 베이는 것처럼 상대 기분을 욱신거리게 했지.

노란 말은 처음부터 화를 내는 동물은 아니었어. 온순한 혈통의 말이었기에 선천적으로 조용하고 온화했지. 누가 잡아끌면 끌려가고, 모서리가 깨져 옆구리를 찌르는 말안장을 올려놓아도 싫은 표정을 짓거나 반항할 줄 모르고, 먹을거리가 없어도 입 꼬리를 히죽거리며 웃던 착한 말이었지.

그랬던 말이 어느 날, 성질 더러운 말의 먹이통은 누구도 넘보지 않지만, 온순한 말의 먹이통은 이웃 말들이 빼앗아 가는 것을 보았지. 노란 말은 자기 천성에 맞지 않지만 적절하게 화를 내는 것이 생존에 유리하다는 것을 학습했어. 노란 말은 화를 내는 것이 생존에 도움 된다는 것을 깨우친 뒤로 갑자기 돌변하여 일부러 과격한 모습을 보여주었지. 자기 먹이통에 고개를 처박는 말을 보는 순간, 고개를 쳐들고, 함지박만한 입을 드러내고, 히 – 이 = 잉 톤을 높이며 화를 내고 위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지. 화로써 자신을 방어하는 버릇은 습관이 되었고, 두려움과 피해의식을 느끼면 쉽게 화를 내면서 앙칼지게 발전해갔어. 온화하고 시원스런 말상(象)이 찌그러져 화를 내는 말상으로 변했지.

노란 말의 화내는 모습이 반복되자, 지도자 말이 충고했지.

“온순했던 네가 화내는 모습은 흉하다. 너의 온순한 모습은 말들도 진화한다는 좋은 증거였는데, 화를 내는 것은 무엇이 두렵다는 표시다. 화는 자신의 내장을 상하게 하고, 친구와 대화를 쫓아내는 채찍이며, 고독에 빠지게 하는 악성 수면제다. 함께, 평화롭게, 오래 살려면 화를 내지 말고 웃어야 한다.”

노란 말은 지도자 말의 충고를 듣고 반성을 했다. 원래 온순했던 모습으로 되돌아가 웃고 싶었지만 한 번 몸에 밴 화는 좀처럼 물러가지 않았다.

하루는 노란 말이 진하게 화를 내고 깊은 잠에 들었는데, 늑대가 떼거리로 침투하여 목장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늑대 두 마리가 잠자는 노란 말을 협공하여 목의 급소를 물었지만, 늑대의 이빨이 부실했는지 노란 말은 용하게 살아났다. 위기에서 살아난 노란 말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지도자 말에게 항의했다.

“지도자님, 적이 침투하면 잠자는 저에게도 경고했어야죠? 그냥 두고 자기들만 도망친 것은 작게는 배신성질의 직무유기고, 크게는 간접 살생이에요! 할 말이 있으면 해봐요!”

지도자 말이 무겁게 말했다.

“다들 잠자는 너를 깨우려고 다가갔다가 깨우지 못하고 물러서더군! 왜 그런 줄 알아? 깨우면 성질낼 너의 모습을 보는 것이 두렵고 지겨웠기 때문에 그냥 두고 도망을 쳤어. 화도 자주내면 아무도 접근을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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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우화는 인기 좋은 드라마처럼 끝을 질질 끈다는 인상을 준다. (간결한 재미를 주는 우화의 속성상) 화를 내는 노란 말을 자업자득(自業自得)으로 늑대의 기습에 죽게 하는 것이 타당한 결론이지만, 거기서 노란 말을 죽일 수는 없었어. 노란 말이 죽는 이유도 모르고 죽게 하는 것이 가련하기도 했고, 화를 내면 어떤 손해가 생기는지를 깨우쳐 주려고 이야기의 말미를 조절할 수밖에 없었다.

화로 인한 대인관계 부작용은 인간 무대에서는 매일 일어난다.

화는 몹시 언짢거나 못마땅할 때 생기는 고약한 성질(性質)이다. 센스 있는 화는 스트레스를 해소시키고, 자기를 방어하려는 절제된 화는 카리스마가 되지만 일시적 효과다. 화는 일단 발화되면 진화(鎭火)하기 어려운 불기운이다. 인간들은 불안과 두려움이 생기면 습관적으로 화를 낸다. 인간의 화는 오래전부터 유전되는 요소지만 수련으로 극복을 할 수 있다.

화(火)도 자주내면 습관이 되고 불행한 화(禍)로 연결된다.

물길이 모이는 대로 계곡이 생기듯, 습관성 화를 내면 두뇌에도 앙칼진 주름이 잡혀 화의 빈도와 강도가 발전한다. 지나친 화는 자신의 심장을 태우고, 마음을 찌그러뜨리며, 가까운 사람도 쫓고, 혈육의 정마저 끊어지게 한다. 화를 자주 내면 당하는 상대는 귀찮고, 주변까지 불편해지는 것이 두려워 그냥 피하게 된다. 화내지 마라. 화는 자신을 외톨이로 만들고, 화는 자신과 남을 파괴하고 죽이는 독약이다.

현자(賢者)는 화가 나면 억지로라도 웃는다. 자기 마음의 평정이 깨지고, 친구가 도망가는 것이 두려워서 말이다. 특히 조직의 리더나 힘을 지닌 사람일수록 화내지 마라. 힘을 지닌 자의 화는 조직의 기둥을 태우는 불기운으로 작용하고, 당신의 화에 힘과 희망을 잃는 사람들도 있으니 말이다.

화를 다스려 마음의 행복을 찾는 법 <우화 법률 101조 2항>

1. 화는 소리와 표정을 통한 자기 생존법이 아니다. 화는 자기와 남의 영혼을
   쓰러뜨리는 악마다. 화는 순간적으로 우주의 자기장까지 교란한다.

2. 화가 나면 일단 앉거나 그 자리를 이탈하라. 화를 조기에 다스리지 못하면
    평화와 행복을 깨고, 서로 화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화가 남긴 상처는
    평생 치유되지 않는다.

3. 화는 불타는 기름에 물붓기다. 홧김에 술을 마시면 (화와 술이 만나 연소하면)   
    분노의 수소폭탄으로 변한다.

4. 한 톨의 화는 한 섬의 웃음으로도 갚지 못한다. 화를 아예 죽이는 특효약은
   웃음이다. 웃음을 습관화 하라.

5. 화는 인생의 독약, 온화함은 생존의 보약이다.

1984년 육군사관학교를 졸업. 1988년 '국방일보' 호국문예 수필 분야 당선, 2004년 중령으로 예편, 월간『시 사랑』을 통해서 등단, 2004년부터 작가로 활동 중이며, 인문학과 군사학을 접목한 새로운 집필 영역 개척, 2014년 '군인을 위한 행복 이야기', 2013년 '버리면 행복한 것들' , 2012년 '군인을 위한 경제 이야기', 2009년 '경제형 인간' , 2008년 '행동언어' , 2004년 '마주보기 사랑' 출판. 현재 파주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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